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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영국 국방회담 취소...아프간 카불 여성 공무원 출근 금지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플로랑스 파를리(가운데) 국방장관이 군대를 사열하고 있다. (자료사진)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플로랑스 파를리(가운데) 국방장관이 군대를 사열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가 최근 미국과 호주, 영국이 만든 새로운 안보 협의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영국과의 국방장관 회담을 취소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곧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가 수도 카불시에서 일하는 여성 공무원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통보했습니다. 중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신청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주에 미국과 영국, 호주가 새로운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발족시켜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에 프랑스가 계속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커스 출범에 반발한 프랑스는 이번 주로 예정된 영국과의 국방장관 회담을 취소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 여러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이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19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새로 출범한 오커스가 어떤 성격의 협의체인가요?

기자) 네. 핵심은 세 나라가 국방 능력(기술)을 공유한다는 건데요.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사이버, 그리고 수중 전력 등 부문에서 정보와 기술을 교환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오커스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협의체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호주는 특정한 나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도 기자들에게 오커스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억지력과 개입을 유지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협의체 출범에 프랑스가 반발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중요한 안보 협의체를 출범시키면서 이해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자신들을 소외시켰다는 이유입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 프랑스가 반발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습니다.

진행자) 호주가 프랑스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호주가 프랑스 기술로 디젤 잠수함 12척을 만들기로 지난 2016년에 계약한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오커스가 출범하면서 이 계약이 사실상 모두 파기됐습니다.

진행자) 디젤 잠수함 12척 건조면 상당히 규모가 큰 계약이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약 370억 달러 규모였는데요. 호주 역사상 가장 큰 무기 계약 건이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로서는 370억 달러짜리 대규모 계약이 무산된 셈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이를 등에 칼을 꽂은 격이라면서 동맹과 협력국들 사이에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가 17일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프랑스가 미국과 호주 주재 대사를 소환한 건 오커스 출범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나타낸 것입니다.

진행자) 잠수함 계약 파기에 관해서 호주 정부 쪽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가 갑자기 배신당했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호주는 프랑스에 거짓말로 이를 숨긴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호주가 계약을 깨려고 준비하는 것을 프랑스 측이 지난 몇 달 동안 알고 있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호주가 아무 말도 없다가 갑자기 계약을 깬 것이 아니란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모리슨 총리는 전략적으로 봤을 때 호주 납세자들에게 큰 비용을 요구하는 디젤 잠수함이 필요할 때 제 몫을 해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디젤 잠수함보다는 핵 추진 잠수함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핵 추진 잠수함이 있으면 해양 작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핵 추진 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보다 훨씬 오래 잠항할 수 있고, 또 어디에 있는지 탐지하기가 힘들어서 ‘게임 체인저’, 즉 판을 바꿀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됩니다. 이제 중국 해군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영국 해군뿐만 아니라 호주 해군의 핵 추진 잠수함까지 상대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핵 추진 잠수함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모두 여섯 나라,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그리고 인도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제 호주까지 들어가면 모두 일곱 나라가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는데요. 호주는 앞으로 핵 추진 잠수함 8척을 건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프랑스와의 국방장관 회담이 취소된 것을 두고 영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공식 논평은 없었습니다. 다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과 프랑스 관계는 변할 수 없다”라면서 “프랑스는 오커스에 관해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오커스는 누군가를 소외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통화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곧 통화하고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19일 밝혔습니다.

지난 1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여성들이 탈레반 정책에 항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1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여성들이 탈레반 정책에 항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탈레반 정부가 여성 인권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국제사회가 주시하고 있는데요. 국제사회가 실망할 조처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탈레반 정부는 수도 카불에서 일하는 여성 공무원들의 출근을 금지했습니다. 탈레반 정부 내무부는 카불시 정부에서 남성이 대체할 수 없는 자리에 있는 여성 공무원만 출근할 수 있다고 19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정부가 이미 여성들의 교육권을 제한하는 조처를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 정부는 최근 중고등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이번 주에 남학생들이 수업을 재개하는 동안 당분간 학교에 오지 말라고 명령했습니다. 앞서 탈레반 정부는 대학에서 남학생과 여학생들을 분리해서 가르치도록 한 바 있습니다. 이전에 미국이 지원하던 아프간 정부 치하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대학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탈레반 정부가 기존 여성부를 폐지했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네. 탈레반 정부는 지난 17일 전임 정부가 만들었던 여성부를 없애고 이슬람 율법 시행을 감독하는 부서로 이를 대체했습니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에도 종교경찰을 통해서 이슬람 율법을 사회에 강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정부가 약속과는 달리 여성 인권을 다시 제한하려고 하는데요.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종종 벌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19일에도 카불에서 여성 수십 명이 모여서 시위를 했습니다. 이들은 여성들의 공공 생활 참여를 보장하라는 문구를 들고 시위했는데요. 시위는 겨우 10분 정도 진행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인들이 추가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왔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지난 17일 미국 시민 28명과 미국 영주권자 7명이 카타르항공 비행기를 타고 카불을 떠났다고 미국 국무부가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대피 작전은 공식적으로는 지난 8월로 모두 마무리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서, 가능할 때마다 이들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출국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와 관련해서 앞으로도 미국 시민이나 미국 정부와 일했던 아프간인들의 출국을 계속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정부가 이들의 출국을 막지는 않았나요?

기자) 막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도 자격이 되는 사람들의 출국에 탈레반이 협조하고 있다고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탈레반 관리는 AP 통신에 지지난 주에 미국 영주권자들을 포함해 외국인 300명 이상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 양산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컨테이너들. (자료사진)
중국 상하이 양산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컨테이너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이 ‘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겠다고 신청했군요?

기자) 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서한으로 뉴질랜드의 데미언 오코너 무역장관에게 CPTPP 가입을 신청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뉴질랜드는 CPTPP에서 행정센터 역할을 합니다.

진행자) CPTPP가 어떤 협정입니까?

기자) 네. CPTPP는 11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경제 공동체인데요, 캐나다와 일본, 칠레, 호주,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이 회원국입니다.

진행자) 원래 이 협정에는 미국도 참여하고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창해서 결성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가 모태입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PP 탈퇴를 선언했고요. 그러면서 나머지 11개 나라가 이듬해 CPTPP를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CPTPP의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11개국 회원국의 무역 규모가 전 세계 교역의 약 13%, 10조 달러로, 5억 명 규모 시장이 만들어지는 건데요. 만일 미국이 다시 들어가면 교역 규모가 전 세계 경제의 40%에 달하게 됩니다.

진행자) CPTPP의 모태인 TPP는 원래 중국을 겨냥한 협정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TPP는 중국이 주도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응하기 위해서 만든 협정이었습니다. RCEP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여한 자유무역 협정입니다.

진행자) 중국이 RCEP를 겨냥한 CPTPP에 가입을 신청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역내 또 다른 자유무역협정에 가입함으로써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CPTPP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자 CPTPP 가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영국, 호주와 새로운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킨다고 최근 발표했는데요. 중국의 CPTPP 가입 신청이 오커스 출범을 염두에 둔 것인가요?

기자) 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CPTPP 가입 신청은 오커스와는 완전히 관련이 없다”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오커스 참여국들은 전쟁과 파괴를 부추기지만, 중국은 지역 통합을 추구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가입 신청이 어떻게 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이 엇갈립니다. 먼저 긍정적인 전망은 중국이 CPTPP에 가입하면 가입국들에 중국이라는 큰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것에 근거합니다. 반면, 부정적인 전망은 CPTPP가 요구하는 규정을 중국이 충족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듭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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