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일본 총리 공식 선출...중국 군용기, 타이완 방공식별구역 대거 진입

기시다 후미오(가운데) 신임 일본 총리가 4일 중의원에서 선출 직후 일어나 인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자민당 총재가 4일 일본 총리로 공식 선출됐습니다. 중국 군용기들이 지난 주말 대거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는데요. 미국 정부가 이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중국 정부가 겨울철 전력난에 대비해 연료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의 기시다 후미오 총재가 공식적으로 일본 총리로 선출됐군요?

기자) 네. 4일 진행된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 투표에서 기시다 총재가 과반 표를 얻어 100대 일본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 선출은 이미 예정된 결과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 격인 중의원에서 자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고요. 또 상원인 참의원에서도 자민당이 공명당과 연합해 다수 정당이어서 기시다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뽑힐 것이 확실시됐습니다.

진행자) 신임 기시다 총리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앞서 기자들에게 “진정한 의미에서 새로운 출발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강인한 의지로 미래 도전에 대처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신임 총리,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1957년생으로 온건적 성향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오랜 정치 가문 출신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중의원을 지냈습니다. 그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외무상을 지냈는데요. 전후 최장기로 재임한 외무장관이었습니다. 특히 기시다 총리는 외무상 재임 기간 한국 정부와 이른바 ‘한일위안부합의’를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신임 총리 선출과 함께 새 내각도 출범했을 텐데, 새 내각에는 어떤 인물들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일단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유임됐습니다. 이는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처로 보입니다.

진행자) 유임된 기시 방위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 친동생이죠?

기자) 맞습니다. 다음 일본 정부 대변인 역할을 관방장관에는 마쓰노 히로카즈 전 문부과학상이 임명됐습니다. 또 재무상으로 스즈키 순이치 전 환경상이, 그리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와 경합했던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은 저출산·지방육성·여성활약 대책을 관장하는 각료로 입각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내각의 특징이라면 어떤 점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가 새로운 출발을 강조한 만큼 내각 구성원 20명 가운데 13명이 각료 경험이 없는 신인들로 채워졌습니다. 한편 전임 스가 요시히데 총리 시절 각료들은 2명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됐습니다. 그밖에 자민당 내 주요 파벌에 속한 인물들이 속속 내각에 포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기시다 총리가 조기 총선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NHK 방송 등 몇몇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가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오는 31일 총선을 치른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 선거에서 자민당이 이겨야 기시다 총리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만일 자민당이 현재처럼 과반 의석을 유지하면, 기시다 총리는 오는 2024년 9월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가 대내외적으로 어떤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많은 언론과 전문가는 기시다 정부가 큰 틀에서 아베 신조, 그리고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로 이어지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특히 대외 관계에서 미국이나 중국과의 관계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국들과 협력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데, 일본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인 일본은 현재 인도, 호주와 함께 ‘쿼드’ 안보 협력체를 결성해 대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는데요. 기시다 정부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한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종군위안부와 강제징용자 배상 문제로 한국과 일본이 장기간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기시다 총리 정부 아래서도 결정적인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일본 내부에서는 기시다 내각에 어떤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습니까?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타격을 받은 경제 회복 문제가 있습니다. 또 도쿄올림픽 개최 이후 집권 자민당 지지율이 하락했는데, 지지율을 다시 회복하는 것도 기시다 내각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타이완 국방부가 공개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J-16 전투기 비행 장면.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에 중군 군용기들이 대거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국방부와 언론들은 1일 38대, 2일 39대, 그리고 3일 16대의 중국 군용기들이 자국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2일에는 39대나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 나타났군요?

기자) 네. 2020년 9월부터 타이완 국방부가 관련 통계를 공개한 이후 일일로는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진행자) 방공식별구역이라는 것은 ‘영공’은 아니죠?

기자) 네. 영공은 아닙니다. 이건 안보상 필요에 따라 영공에 접근하는 비행체를 식별해 군사상 위협을 평가, 대응, 경고하기 위해 설정한 임의의 선입니다. 그래서 개별국가의 고유한 상공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더라도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는 아닌 거로군요?

기자) 네. 영공을 침범하지 않는 한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도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는 경우엔 대부분 해당 국가에 이를 사전 통보하는 것이 관행입니다.

진행자) 중국 군용기 진입에 타이완은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네. 전투기를 긴급발진하고 방공미사일 체제를 가동하는 것으로 대응했습니다. 쑤전창 타이완 행정원장은 2일 아침 기자들에게 “중국이 제멋대로 군사적 도발을 해왔다”라며 “이는 지역 평화를 해친다”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 군용기가 자주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타이완과 미국이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에 대응해 중국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중국은 타이완 해협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하거나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 자주 군용기를 진입시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 상황에 관해서 중국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아직 별다른 말이 나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미 국무부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이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군사, 외교, 경제적 압박과 강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에 대한 도발을 중단하라는 요구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타이완 근처에서의 군사 활동은 오판의 위험을 높이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타이완 정부가 충분한 방위력을 유지하는 것을 계속 도울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은 타이완에 첨단 무기를 팔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의회는 미국제 대함미사일과 자주포, 레이더 등 타이완군이 중국군 침공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무기의 수출을 승인한 바 있습니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있는 석탄 화력발전소.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겨울철 연료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한정 부총리가 최근 긴급회의를 소집해서 정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국가 운영에 충분한 연료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확보할 것을 국영 에너지기업들에 지시했다고 블룸버그 등 몇몇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한 부총리는 중국 정부에서 에너지 분야와 산업생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 부총리가 연료 확보를 지시했다는데, 최근 중국 내 전력 사정과 관련이 있나요?

기자) 맞습니다. 전력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아서 정전이 발생하거나 제한 송전 등이 시행되는 지역이 있습니다. 최근 이 여파로 많은 공장이 가동을 전면 중단하거나 부분 가동하는 상태입니다.

진행자)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경제 재개에 따른 중국산 물품에 대한 해외 수요 증가, 기록적으로 오른 석탄 가격, 전력 요금 통제, 그리고 탄소 배출 규제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이런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전력 공급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산 물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국 내 전력 수요가 늘어났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해외 주문이 들어와 공장을 돌려서 물건을 만들어내야 하니까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확산으로 중국 내 많은 공장이 문을 닫았는데요. 이후 상황이 개선되고 이렇게 해외 수요도 늘면서 많은 공장이 가동을 재개했습니다.

진행자) 석탄 가격이 오른 것도 전력난을 부추긴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여전히 발전에 석탄을 많이 쓰는데요. 그런데 석탄값이 너무 올라버리니까 전력 생산에 차질이 온 것입니다. 참고로 중국 경제의 약 60%가 석탄 발전소에 의존합니다.

진행자) 석탄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몇몇 원인이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중국과 호주 사이 무역 분쟁 탓입니다. 중국이 호주산 석탄을 많이 수입하는데요. 무역 분쟁으로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석탄값이 많이 올라버렸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중국 정부가 전력 요금을 통제한 것이 왜 전력 생산에 영향을 미쳤나요?

기자) 네. 정부가 가격을 제한하니까 에너지 회사들이 발전기를 돌려도 수익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에너지 회사들이 충분하게 전력을 생산하는 데 소극적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 밖에 탄소 중립 정책도 전력난을 가져온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감축을 약속하고 이를 실행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예전과 같이 석탄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석탄 발전을 하면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가 많이 나옵니다.

진행자) 이런 전력난에 중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전력 생산 독려, 충분한 석탄 공급, 그리고 전력 제한 송전 등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