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법원이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백악관 문서 공개를 막아달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최소한 1년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미 의회가 음주 운전자의 운전을 금지하는 기술 개발을 의무화했다는 소식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소송이 법원에서 가로막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법원은 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한 백악관 문서 공개를 막아달라며 제기한 예비적 금지명령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백악관의 문건을 공개해도 된다고 허용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의 타냐 추트칸 판사는 의회가 요청한 문건에 대한 대통령의 기밀 유지 특권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적용된다고 밝혔는데요. 추트칸 판사는 “이는 사실상 전·현직 대통령 간의 분쟁”이라며 “대법원은 이런 조건에서 재임자의 의견이 우위에 있다는 점을 이미 분명히 한 바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왔으니까, 재임 기간 문서를 기밀로 유지할 권리가 없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추트칸 판사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바이든 대통령의 판단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은 왕이 아니고, 원고는 대통령도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법원의 결정이 나오게 된 배경을 좀 살펴보죠. 트럼프 대통령이 왜 법원에 금지 명령을 신청한 겁니까?
기자)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 중인 하원 특별조사위원회가 사건과 관련한 백악관의 문건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국립기록관리청(NARA)은 해당 문건을 넘기겠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원 특별위원회와 국립기록관리청을 상대로 당시의 백악관 관련 문서 공개 금지를 요구하는 소장을 연방 법원에 제출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근거로 삼은 것이 바로 기밀 유지 특권이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문서가 공개될 경우 대통령 기밀 유지 특권을 침해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특별위원회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직들을 괴롭히기 위해 “불법적이고, 근거도 없고, 과도하게 넓은 범위의 백악관 자료를 요청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국립기록관리청이 보관 중인 백악관 문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의회 난입 사태 당시 백악관 방문자 기록은 물론, 백악관의 통화 기록과 녹화 기록 그리고 마크 메도스 전 비서실장이 작성했던 메모와 케일리 매커내니 전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 요점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문건들에 대한 기밀 유지 특권을 상당 부분 해제했는데요. 국립기록관리청은 오는 12일 관련 문서들을 하원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법원이 문서 공개 결정을 내리게 된 데 대통령의 행정특권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추트칸 판사는 이번 결정에는 공공의 이익도 깔려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시작된 난입 사태를 의회와 행정부가 함께 살펴볼 수 있고, 또 이런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입법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 이익적인 측면이 크다는 겁니다.
진행자) 문건이 전달되는 시점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의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추트칸 판사의 결정이 나오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은 D.C. 연방 항소 법원에 항소를 신청했는데요. 이번 사안은 결국 연방 대법원에까지 올라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원 특별조사위원회 측에서도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하원 특위의 베니 톰슨 위원장은 9일 ‘CNN’ 방송에 출연해 추트칸 판사의 판결은 ‘대단한 일(big deal)’이라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버릇없는 아이 같은 행동을 멈추라”고 촉구했습니다. 톰슨 위원장은 이어 법원의 결정으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특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소환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위가 지난 8일,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재선 캠프 관계자를 비롯한 6명에 대해 소환을 통보한 데 이어, 9일에도 트럼프 전 행정부의 고위급 인사 10명에 대해 추가로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진행자) 추가로 소환장을 받은 사람들은 누굽니까?
기자)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케일리 매커내니 전 백악관 대변인, 크리스토퍼 리델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키스 켈로그 씨 등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소환 통보를 받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톰슨 위원장은 9일 성명에서 이들의 소환을 통해 “1월 6일과, 이날 사태를 앞두고 백악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세부 내용을 알기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톰슨 위원장은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선거인단 투표 집계를 막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백악관 외부의 누구와 접촉했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추가 소환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아직 반응을 보이진 않고 있는데요. 앞서 지난 9월,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최측근 4명에게 소환장이 발부됐을 당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환 불응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하원 조사 특위는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35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이 연기된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미국이 오는 2024년, 우주비행사 2명을 달에 보내려던 계획을 최소한 1년 연기하게 됐습니다. 나사의 빌 넬슨 국장은 9일, 달 유인 탐사선과 관련한 기존 목표를 수정해, 2025년 이후를 새로운 목표 시점으로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사의 유일 달 탐사 계획, 따로 이름이 있는 것 같던데요?
기자) 네.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인데요. 아르테미스 계획이 성공하면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0여 년 만에 인류의 달 탐사가 실현되는 겁니다. 나사는 빠르면 2024년까지 달 착륙선을 통해 달 표면에 남, 녀 2명의 우주인을 보낸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원래는 유인 달 탐사 계획 목표 시점이 2024년보다 훨씬 더 뒤였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당초 나사는 아르테미스 추진하면서 유인 탐사 시점을 2028년으로 잡았었는데요. 하지만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를 2024년으로 앞당겨 추진해왔습니다.
진행자) 유인 달 탐사 계획이 최소한 1년 다시 연기된 이유는 뭐라고 하나요?
기자) 넬슨 국장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로 했던 2024년 인간 달 착륙은 기술적 가능성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기술적인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결정이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일정이 연기된 이유가 기술적인 이유 하나만 있는 것 아닐 텐데요?
기자) 네. 넬슨 국장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끄는 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과의 소송을 또 다른 이유로 꼽았습니다. 나사가 지난 4월, 우주인들을 달에 보낼 착륙선을 개발할 민간 사업자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를 선정했는데요. 그러자 블루오리진이 이에 불복해 소송을 낸 겁니다. 스페이스X가 따낸 계약의 규모는 29억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나사의 유인 달 탐사계획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까지 벌어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넬슨 국장은 블루오리진이 제기한 소송으로 달 탐사 계획이 7개월 가까이 지연됐다고 밝혔습니다. 넬슨 국장은또 기존에 추정했던 것보다 비용이 증가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역시 유일 달 탐사 계획의 지연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우주 사업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현재 상황을 보니 복합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넬슨 국장은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의회의 추가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넬슨 국장은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은 매우 공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나사 역시 달 착륙에 있어 경쟁자들을 이기기 위해 안전하고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법을 통해, 최대한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앞으로 자동차 제조 회사들은 술 마신 사람들의 운전을 금지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최근 미 의회가 약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예산 법안을 통과시켰죠? 여기엔 도로와 교량, 인터넷 통신망 등 낙후된 물적 인프라 등을 개선하기 위한 많은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요. 바로 이 법안에 포함된 170억 달러의 도로 교통안전과 관련 법안을 통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음주 운전 예방 기술을 개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진행자) 법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나요?
기자) 법안에서 구체적인 기술 자체를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운전자가 운전하기에 온전한 정신인지 여부를 정확하기 식별하기 위해 운전자의 상태를 수동적으로 관찰할 것을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음주 운전자들의 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기술이 사용될 수 있을까요?
기자) 현재 일부에선 이미 사용되고 있는데요. 바로 ‘시동잠금장치(ignition interlock)’입니다. 이는 자동차에 설치된 음주 측정 튜브에 입김을 불어 넣고,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게 나올 경우 시동이 아예 안 걸리게 하는 기술입니다.
진행자) 또 다른 기술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면 음주 운전을 막기 위해 현재 가장 가능성이 있는 기술은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진행자) 적외선 카메라는 어떤 것을 감지하죠?
기자) 운전자가 도로를 올바르게 보고 있는지, 혹은 졸음운전 등을 하고 있진 않은지 등을 감지하게 됩니다. 만약 이런 징후가 보일 경우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고요. 그런데도 계속해서 이런 운전이 계속될 경우,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고 길가에 자동차를 주차하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일부 자동차는 벌써 이런 기술을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와 독일의 ‘BMW’, 그리고 일본의 ‘닛산’의 경우 운전자가 부분적인 자동 운전 지원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주의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에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음주 운전을 하다가 적발되고 있죠?
기자)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 따르면 1년 동안 음주 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힌 사람은 100만 명에 달합니다.
기자) 이로 인한 인명 피해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자료에 따르면 매년 약 1만 명이 음주 운전과 관련한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는데요. 전체 교통사고 사망 건수 가운데 거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엄청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0년 연구 자료에 따르면 음주 운전 사망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440억 달러에 달합니다. IIHS는 음주 운전 방지 시스템을 통해 연간 9천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부터 시행되는 건가요?
기자) 음주 운전을 방지하는 기술은 교통부가 차량에 설치될 가장 좋은 형태의 기술을 평가하고 또 각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를 이행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한 뒤 시작될 텐데요. 이르면 2026년부터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