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도적 지원 접근 어려운 나라...코로나 지원품도 10일간 검역"

지난달 13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어머니날' 기념 공연장 입구에서 관계자가 입장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북한이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근이 어려운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혔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동과 인도주의 활동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봉쇄 조치로 접근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비정부기구인 ACAPS(The Assessment Capacities Project)가 14일, 북한이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근이 어려운 나라들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인도적 접근 개요(Humanitarian Access Overview)’ 보고서를 발표하고,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근에 대한 제한이 ‘극도로 높은’ 나라와 ‘매우 높은’ 나라, ‘높은’ 나라 등 세 등급으로 나눴고, 북한은 이 가운데 ‘높은’ 나라로 분류됐습니다.

인도적 지원 접근성 제한이 ‘극도로 높은’ 나라에는 에리트레아, 리비아, 시리아, 예멘 등 4개국이, ‘매우 높은’ 나라에는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카메룬, 콩고민주공화국 등 13개 나라가 포함됐습니다.

‘높은’ 나라로 분류된 국가는 북한을 비롯해 아제르바이잔, 부르키나파소,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콜롬비아 등 17개 국입니다.

0에서 3으로 점수가 매겨진 세부 항목에서 북한은 인도적 필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부분, ‘서비스와 지원에 대한 접근 제한’, 지형ㆍ기후ㆍ기반시설 등 환경의 ‘물리적 제약’ 등에서 가장 나쁜 점수인 3점을 받았습니다.

‘국가 내 이동 제한’, ‘인도주의 활동 방해’ 등에서는 2점이 나왔습니다. ‘입국 제한’은 1점으로 평가됐습니다.

북한은 지난 7월 발표된 같은 보고서에서도 이번과 같이 인도적 접근에 대한 제한이 ‘높은’ 나라로 평가됐었습니다.

ACAPS는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근이 계속해서 제한되고 있으며, 북한 당국이 여행과 인도주의 활동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취한 조치가 접근을 더욱 제한하고 있다며, 북한의 모든 국경이 1월 이래 봉쇄됐고 국내적으로도 이동에 엄격한 제한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8월과 9월 사이 북한에 태풍이 세 번 상륙하면서 주요 도로와 철로, 다리가 파괴돼 대도시간 이동이 더욱 어려워지고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더 제한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한 유엔과 미국의 제재로 인도주의 물품의 북한 반입이 제한되고, 인도주의 활동을 위한 자금 조달도 복잡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단체는 자체 홈페이지에서 북한의 인도적 위기 수준을 10점 만점에 5.2점인 ‘높은 위험’ 단계로 분류했습니다.

“코로나 지원품도 10일간 검역”... “코로나 확진자 여전히 0명”

한편, 유엔아동기금(UNICEF)는 11일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코로나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으로 반입되는 코로나 19 관련 지원품도 다른 물품들과 동일한 전염병 예방 절차를 밟는다”며 10일간 의무적으로 격리된 장소에 보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니세프는 북한 도시관리성과 협력해 최근 북한 내 8곳의 식수 지원 사업 현장에 시멘트, 철근 등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평안북도 정주시, 함경남도 락원군, 황해북도 토산군에 5개 중력수압장치의 설치를 완료해 8천 843가구, 3만2천 209명의 주민들과 12개 학교, 7개 보건 시설에 깨끗한 식수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12월 3일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례가 여전히 한 건도 없다고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WHO는 지난 4일 ‘동남아시아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주간 보고서 48호’를 통해, 북한이 열흘간 9천373명에 대해 유전자 증폭 방식 (RT-PCR) 검사를 진행했지만 확진자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중 4천275명은 격리기간 중 발열 증세를 보인 인플루엔자 유사 증세 환자들이었으며, 나머지는 코로나 검사와 격리 시설 등에서 일하는 보건 요원들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12월 들어 겨울철에 대비해 방역 단계를 가장 높은 수준인 ‘초특급’으로 올리고, 지상과 해상, 공중 모든 공간을 봉쇄하고 모임과 학업을 중지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