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부시센터가 ‘2021년 북한자유장학금’ 수혜자 5명을 발표했습니다. 2017년 이후 미국 내 탈북민 학생 26명에게 모두 48차례에 걸쳐 16만 9천 500달러의 장학금이 지급됐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부시센터 산하 정책연구소가 13일, 미국 내 탈북민 대학생 5명에게 장학금 5만 달러를 수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선발된 장학생들은 모두 대학생으로 능력과 필요에 따라 각각 5천 달러에서 1만 5천 달러에 달하는 장학금을 받는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습니다.
미 중서부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있는 앰허스트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있는 데비 김 씨도 그 가운데 한 명입니다.
북한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김 씨는 2014년 아버지와 함께 북한을 탈출한 뒤 태국을 거쳐 미국에 정착했습니다.
어린이들을 좋아해 장차 소아과 의사가 꿈이라는 김 씨는 14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시센터의 후원이 그 어느 때보다 고맙게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비 김] “장학금은 언제나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저희 가정에 아버지 혼자 일하시고 엄마도 환자시고 그래서 학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장학금이 아니면 어려운데, 부시센터의 장학금이 아무래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에 장학금을 받아 아버지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에 있는 북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는 그레이스 노 씨와 미 서부 남가주 대학교에 재학 중인 신현미 씨도 이번에 장학생으로 선발됐습니다.
이밖에 남가주 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학생과 펜실베이니아 주에 있는 채텀대학교에서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
등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학생 2명도 장학생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연구소 측은 일부 탈북민들은 북한에 아직도 살고 있는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배경을 밝히기를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시센터는 지난 2017년부터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금까지 탈북민 학생 26명에게 모두 48차례에 걸쳐 16만 9천 500달러의 장학금이 지급됐습니다.
처음 3년 동안은 연간 장학금 액수가 3만 달러를 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가중된 탈북 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장학금을 4만 9천 달러로 올렸고 올해는 5만 달러로 늘렸습니다.
특히 올해는 신청자 전원이 장학생으로 뽑혔습니다.
북한자유장학생 출신으로 부시센터에서 북한 인권 관련 전문가로 활동하다 올해부터 직접 장학금 운영을 맡게 된 조셉 김 씨는 신종 코로나에 따른 어려움과 신청자 각각의 독특한 사정을 고려해 모두를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셉 김]”한 분 한 분이 모두 자랑스러운 분들이신데요. 어떤 한 분은 나이가 꽤 드셔서 오셨는데 3년도 안 된 상황에서 영어를 거의 마스터하셨어요. 그래서 명문대에 편입하셨는데, 그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이거든요.”
김 씨는 부시센터 장학생으로서 이 일을 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장학생들이 펼쳐나갈 미래를 기대하며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많은 탈북민 학생들이 후원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신청 과정 등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부시센터는 미국 내 탈북민들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얻고 전문인력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장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나 합법적 이민 절차를 거쳐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으로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난민 지위 보유자 모두 신청이 가능합니다.
또한 기존의 장학금 수혜자도 다시 지원할 수 있습니다.
‘2022년 북한자유장학금’ 신청은 내년 1월에 시작됩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