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 내 탈북민 지원단체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설립한 부시센터가 수여하는 ‘2020 부시연구소 표창’을 받았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2007년 미 서부 유타주에 난민 자격으로 도착해 현재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탈북 남성 대니 리 씨.
[녹취: 대니 리] “미국 정부에서 당신들을 난민으로 받을 것을 허용합니다, 그러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까 믿기지 않더라고요, 내가 미국에 가? 내가 진짜 미국에 가? (웃음) 잠을 설치고 잠이 안 오고..상상만 하던 그 나라를 내가 직접 오다니, 꿈 같았고 놓치기 싫었어요. 절대로..”
대니 씨는 지난해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심양을 거쳐 미국에 입국할 당시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어머니를 찾아 나섰던 대니 씨는 미국의 탈북민 지원단체 `링크’를 통해 미국에 입국한 첫 탈북민입니다.
[녹취: 대니 리] “(링크)미국 가기를 원하는 거야? 나는 자유를 찾아 미국에 갈 것이고 꿈과 소망을 이루면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
링크는 당시 대니 씨를 포함해 4명의 탈북민이 미국에 입국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중국에서 꽃제비로 숨어 살던 조셉 김 씨도 4명 가운데 한 명으로 링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녹취: 조셉 김] “링크가 해 준 큰 역할이 연변 지방에서 심양까지 무사히 데려다가 사고없이 영사관까지 데려가 주신 게 큰 역할이죠..”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 링크는 200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1천 명이 넘는 탈북민을 중국과 제 3국을 통해 구출했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 등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정착 지원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10년을 넘는 기간에 걸친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최근에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설립한 부시센터로부터 ‘2020 부시연구소 표창’을 받았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의회 주도로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서명해 탈북민들이 미국에서 난민 자격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길을 텄습니다.
퇴임 후에는 부시센터를 설립해 정책연구와 전 세계 지도자 개발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요, 영향력있는 단체를 선정하고 상을 수여하는 일도 그 일환입니다.
지난달 24일 텍사스주 댈러스 소재 부시센터에서 열린 3회 ‘리더십 포럼(The Forum of Leadership)’.
부시센터의 연례 리더십 포럼은 미국과 전 세계에 봉사하는 지도자들의 지도력을 개발하고 축하하는 모임입니다.
이날 연단에 나선 부시센터의 북한 인권 담당 린지 로이드 국장.
로이드 국장은 연설을 통해 “자유는 보편적인 인권이라고 믿고 있으며 이는 지속적인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열쇠”라며, 이런 자유가 “북한 보다 더 필요한 곳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린지 로이드] “Nowhere is this truer or more needed than in North Korea. When we hear about North Korea on the news, most of the time it's about the security threat they pose to their neighbors…”
로이드 국장은 북한에 대한 관심은 안보 위협에 집중돼 있다며, 북한 인권 문제도 동등한 관심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이드 국장은 성공적인 미국의 대북정책은 안보와 인권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이날 수상자인 링크를 ‘놀라운 조직이자 협력자’로 소개했습니다.
‘2020 부시연구소 표창’을 수여하는 로이드 국장이 상에 적힌 내용을 읽습니다.
[녹취: 린지 로이드]” ‘Liberty in North Korea’ with unwavering dedication aims to bring safety and freedom to those who have escaped the brutally repressive North Korean regime. Its work shines light..”
“북한에 자유, 링크는 변함없는 헌신으로 잔인한 억압적 정권을 탈출한 사람들에게 안전과 자유를 가져다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일은 빛이나 어둠을 비추고 모든 사람을 위한 인간의 자유의 고유한 권리를 위한 것입니다.”
부시 전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가 참석한 이 행사에 온라인으로 참가한 링크의 한나 송 대표는 부시 전 대통령과 로라 부시 여사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 난민들을 위한 문을 열었고 이를 통해 탈북 난민들이 자유를 얻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는 겁니다.
송 대표는 또 최근 미국 시민이 된 탈북민의 이름을 언급하며 수 많은 탈북민들의 용기가 있었기에 그들과 그들 자녀의 삶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각지로부터의 도움의 손길에 대한 감사도 표했습니다.
[녹취: 한나 송] “Our link chapters around the world from California to Massachusetts, South Korea to Brazil, at high schools and colleges where students raise money by selling everything from Boba to fried Oreos..”
미 서부에서 동부, 한국에서 브라질까지, 고등학생과 대학교 학생들까지 음료수와 과자 등 모든 것을 팔아 마련한 기금으로 구출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자유가 찾아 오는 날 부시 대통령 부부 내외와 2천 500만 북한 주민들과 함께 축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한국에도 지부가 있는 링크는 지난 2009년 100명의 탈북민을 구출한다는 목적의 ‘The Hundred-백 명’ 이라는 첫 기금 마련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북한인권법 제정 전 미국 내 한인 1세와 1.5세 청년들을 통해 연방 상하원 의원들에게 편지 보내기 운동을 벌이는 등 지구촌 청년들을 상대로 북한인권운동에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로이드 국장은VOA에 부시센터는 이 단체의 활동이 북한 인권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세 가지 역할을 설명합니다.
첫째, 탈북민들이 제공하는 북한 내부 정보는 놀랄만큼 통찰력이 있는 것으로 북한의 고립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또 미국은 이민자와 난민들을 통해 풍요로워지는 나라로, 탈북민들이 미국사회에 목소리를 보태고 그들의 일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로이드 국장은 링크가 특히 탈북민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지구상 최악의 국가인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007년 링크의 첫 구출 여정에 합류했던 부시센터의 조셉 김 북한인권 담당 연구원은 그 의미를 가장 잘 아는 탈북민입니다.
꽃제비였던 소년이 링크의 도움으로 미국에 정착했고, 미국에서 청소년 시기를 거치며 대학을 마친 후 현재 링크에 상을 수여한 부시센터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셉 씨는 VOA에 자신의 미국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링크의 수상에 대해 남다른 심경을 밝혔습니다.
[녹취: 조셉 김] “링크를 통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거기에다가 링크가 생긴 이후로 제일 처음으로 구조받은 게 저에요. 대단한 단체라고 생각해요. 일단, 1천명이 넘는 생명을 구한거잖아요. 그게 쉬운 일이 아니고 당연히 상을 받아야 할 일이고요.”
조셉 씨는 무엇보다 열정과 전략이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꾸준히 쉬지 않고 일하는 이 단체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의 코로나 사태와 김정은 정권 아래 탈북의 기회마저 닫힌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조셉 김] “아시다시피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탈출이 꾸준히 어려워졌는데, 특히 코비드로 상황이 더 안 좋아졌죠. 듣기로는 거의 불가능하대요, 탈출이라는 게. 그 보다 나은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면 안 했겠죠. 마지막 희망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것마저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니까 참 안타까운 일이죠..”
조셉 김 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 주민들과 인권단체들이 희망을 놓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녹취: 조셉 김] “제가 예전에 CSIS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저에게 수퍼바이저가 해준 충고가 있었는데요, “사람이 항상 뛰어다닐 수는 없지만, 걷는 것을 포기하면 안된다”고 하셨어요. 이 어려운 상황에서 힘내라고 하기에는 잔인한 거 같고요. 제게 위로가 됐던 이야기를 그 분들에게도 해주고 싶네요, 항상 뛰어다닐 수는 없지만 걷는 것을 포기하면 안 된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