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3개월치 대북 정제유 공급양을 유엔 안보리에 보고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약 1년 만에 1만 배럴이 넘는 정제유를 공급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올해 북한에 유입된 정제유는 연간 허용치의 5%에도 못 미쳤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중국이 보고한 4월과 5월, 6월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공개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4월 정제유 91배럴(11t)을 북한에 공급한 데 이어 5월과 6월에 각각 8천50배럴(966t)과 1만725배럴(1천287t)을 북한으로 보냈습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대북제재위원회에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보고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5월 3월치 정제유 공급량 4천893배럴(587t)을 보고한 데 이어 이번에 4월부터 3개월 동안 공급된 정제유 보고가 이뤄지면서 중국이 4개월 연속 북한에 유류를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6월 공급량이 지난해 7월(1만2천479배럴) 이후 처음으로 1만 배럴을 넘기면서 중국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할지 여부도 주목됩니다.
6월의 공급량 1만725배럴은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두 번째로 많은 양입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인 2019년 중국의 월 평균 대북 정제유 공급량 약 1만5천 배럴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월 평균 3천500배럴보다는 약 3배 많은 수준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나라들에게 매월 대북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중국이 3월부터 대북 정제유 공급을 재개했지만, 올해 북한에 공급된 정제유 양은 연간 상한선에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4개월 간 중국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은 2만3천759배럴로, 연간 허용치 50만 배럴의 4.75%에 불과합니다.
중국과 함께 정기적으로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해 온 러시아가 지난 5월까지 매월 대북 공급량을 ‘0’으로 보고한 사실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러시아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은 중국을 크게 상회했지만, 올해는 러시아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황이 뒤바뀔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유엔 안보리는 정제유의 종류를 휘발유와 등유, 경유, 잔유, 액화석유가스(LPG) 등 5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정제유 공급량을 보고할 때 ‘톤(t)’ 단위로 보고해 왔지만, 유엔 안보리가 올해 초 ‘t’을 ‘배럴’로 환산할 수 있는 공식을 공개하면서 현재는 두 단위 모두 표기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