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남포에 새 유류 하역시설을 완공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남포에서는 유류 저장과 관련해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이런 움직임과 달리 최근 몇 개월 동안 북한 유조선들의 활동은 급감한 상태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북한 남포에 건설된 새 유조선 정박 시설입니다.
육지에서 약 120m의 연결부위 끝으로 양옆에 각각 40m가량 되는 선박 접안용 구조물이 설치된 형태입니다.
이 시설의 육지 쪽에는 최근 완공된 약 10m 높이의 유류 탱크 3개가 들어섰습니다.
앞서 북한은 2019년 말부터 기존 유류 저장시설이 밀집한 지역에서 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곳에 새로운 저장시설로 유류 탱크 3개를 짓기 시작했으며, 올해 초부터는 이 탱크 바로 앞바다에 유류 하역 접안시설 공사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유류 탱크와 접안시설까지 완공하면서 북한은 기존 유류 저장시설이 아닌 새로운 지역에서도 유류를 하역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은 이번 신규 유류탱크 3개와는 별도로 새로운 유류 저장시설들도 확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지름 약 32m의 원형 부지 4개와 25m 지름의 부지 1개가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달 촬영된 위성사진을 통해 이들 부지에 자재가 놓이고 주변에 덤프트럭이 발견되는 등 공사가 한창이라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반면에 유류 저장시설 확충 움직임과 대조적으로 최근 이곳을 드나드는 유조선의 수는 급감한 상태입니다.
VOA가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의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난 3월부터 약 3개월 동안 남포 유류 하역시설 일대를 드나든 유조선은 2척에 불과했습니다.
예년에는 최소 3일에 한 번 꼴로 대형 유조선이 정박했다 사라졌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이 봉쇄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 20여 척에 비해서도 급감한 수치입니다.
북한이 외화 부족 상황을 겪으면서 유류 반입이 사실상 중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북한은 아무것도 수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마 많은 현금이 있진 않을 겁니다. 북한이 수입하는 모든 유류 즉 휘발유와 등유는 중국 업자에게 돈을 주고 사야 하는 품목이지만 어느 누구도 무상으로 주지는 않습니다.”
북한 엘리트 출신으로 중국 등에서 석탄무역업에 종사했던 탈북민 이현승 씨도 같은 분석을 내놨습니다.
이현승 / 탈북민, 전 북한 석탄무역업 종사
“지금 북한의 상황을 보게 되면 코비드-19 때문에 국경도 다 닫고 제재 때문에 경제 활동이 많이 위축된 것을 우리가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 쪽으로 그리고 수출이 적어지게 되니까 북한 내에 돈이 모자라게 되고 돈으로 정유로 사올 수 있는 능력이 안 되는 거죠.”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은 농업 장비와 군사 훈련 등을 위해 유류가 많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경제 활동은 물론 전반적인 상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