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적십자사 '코로나 대북지원', 유엔 제재 면제 승인

싱가포르 적십자사가 인도주의 지원 구호 활동을 벌이는 모습. 이 단체는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유전자 증폭 장비 등의 대북 반입을 유엔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유엔 안보리가 싱가포르 적십자사의 코로나 대응 관련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 요청을 승인했습니다. 이번 승인으로 코로나 대응 대북 지원 활동에 대한 제재 면제는 모두 8건이 됐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싱가포르 적십자사가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신청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고 밝힌 서한을 공개했습니다.

서한에 따르면 싱가포르 적십자사는 지난 4월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관련 장비의 대북 반입에 대해 안보리가 제재를 면제해 줄 것을 요청했고, 안보리는 18일이 지난 이달 7일 승인했습니다.

싱가포르 적십자사가 코로나 대응을 위해 대북 반입을 신청한 물품은 PRC 유전자 증폭 장비와 바이러스 검사 키트, 코로나 예방 관련 병원 필요 물품 등 총 18 가지입니다.

해당 물품에 대한 대북 반입 기한은 내년 2월까지 총 9개월로, 지난해 11월 개정된 제재 면제 이행 안내서에 따라 6개월에서 9개월로 면제 기한이 연장된 내용이 반영된 겁니다.

다만 이번에 제재 면제를 승인받은 물품이 어디에서 발송된 뒤 북한의 어느 지역을 통해 반입될 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싱가포르 적십자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면제 승인은 지난 1월 한국 지원단체의 식수 공급 프로젝트에 대한 제재 면제 승인 이후 올해 두 번째입니다.

앞서 한국 지원단체는 단체의 신원과 제재 면제를 받은 물품에 대한 세부 내용 등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번 싱가포르 적십자사에 대한 제재 면제 승인으로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해 제재가 면제된 지원 사업 건수는 모두 8건이 됐습니다.

7건은 모두 지난해 이뤄졌고 올해는 이번 싱가포르 적십자사에 대한 면제 승인이 처음입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적외선 체온계와 유전자 증폭 검사장비, 검사기에 들어가는 시약 세트에 대해, 또 국제적십자연맹은 방역용 보호복과 시험기구, 시약, 체온계 등 코로나 관련 의료장비에 대해 제재 면제를 승인 받았습니다.

또 세계보건기구 WHO는 유전자 증폭 검사 장비와 산소자동발생기,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와 진단∙치료 장비에 대해, 그리고 스위스 외교부 산하 개발협력청 인도주의지원국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품에 대해 대북 반입을 허가 받았습니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에는 남북경제협력연구소와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 국경없는의사회 등이 열화상 카메라, 관련 의료장비 등의 대북 반입에 대해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았습니다.

앞서 제제를 면제받은 코로나 관련 7건의 인도주의 지원 사업 중 현재 기한이 남은 건 유니세프와 국경없는의사회 2건입니다.

하지만 제재를 면제받은 지원 사업이 실제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미국 측 전문가 패널인 애런 아놀드 위원은 지난달 한 웨비나에 참석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북한 내 여행 제한과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대북 인도주의 지원 활동이 멈췄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아놀드 위원(지난달)] "Humanitarian aid in the country has stopped, right? Due to travel restrictions, due to the lack of personnel in country now."

유엔 안보리 홈페이지에 따르면 13일 현재 제재 면제 기한이 남아 진행 중인 사업은 올해 2건을 제외하고 총 20건으로, 이 가운데 3건을 제외한 17건의 지원 단체들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국경 봉쇄 등으로 물품 조달에 어려움이 있다며 제재 면제 기한 연장을 요청해 승인받았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