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주민 절반 영양부족...아태지역 최악"

북한 룡천의 한 고아원에서 세계식량계획(WFP)이 제공한 옥수수-콩 혼합 간식을 먹는 어린이들.

북한의 영양부족 비율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영유아의 절반 정도가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지 못했고, 도시와 지방 간 격차도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는 20일 공동 발표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식량안보와 영양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의 약 47%가 영양부족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7년과 2019년 사이를 기준으로 한 이 같은 수치는 아태지역 34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입니다.

동티모르가 32%, 아프가니스탄과 몽골이 각각 25%와 21%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보고서는 또 ‘최소한의 식품 다양성’(Minimum Dietary Diversity)을 충족하는 북한 내 생후 6개월에서 23개월 사이의 영유아 비율도 46.7%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한끼 식단을 통해 골고루 영향을 섭취하는 영유가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도시와 지방 간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시 영유아 53%가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한 반면 지방은 37%만 최소한의 식품 다양성을 충족시켰습니다.

아울러 북한 영유아들이 식사를 자주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영양소는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영유아들의 하루 ‘최소한의 식사 빈도’(Minimum meal frequency)비율은 75%로, 92.8%의 말레이시아와 91.1%의 베트남, 84.7%의 태국 다음으로 높았지만, ‘최소한의 식단 기준’(Minimum acceptable diet)에 맞는 식사를 한 경우는 28.6%에 불과했습니다.

북한의 5세 미만 어린이들의 발육부진 비율은 19%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유병률 기준 10~20% 사이의 ‘중간 단계’에 포함됐습니다.

발육부진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2%의 한국, 5%의 싱가포르와 사모아 순입니다.

또 북한 영유아 2.5%가 키에 비해 몸무게가 적은 ‘저체중 ’(wasting) 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생후 6개월 미만의 모유 수유 비율은 71.4%, 12개월까지 하는 비율은 68.8%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완전 모유수유가 출생아에게 필수적인 것이라며 유엔은 2025년까지 생후 6개월 영아에 대한 전 세계 완전 모유수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태지역에서는 북한 등 8개 국가만이 실제로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내 산모 빈혈율은 2016년 기준 28%로 2000년의 33% 수준보다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북한 성인 과체중 비율은 32.4%로 WHO 기준 ‘중간’에, 어린이 과체중 비율은 2.3%로 ‘매우 낮음’ 에 포함됐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식품 안보와 영양에 큰 타격을 미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피해 상황이 아직 정확히 조사되지 않았지만, 아태지역들은 재난과 전염병에 잘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태지역 내 5세 미만 어린이 발육부진 비율이 14.3%, 즉 67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