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 미-중 관계 따라 달라져"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다리 위로 화물차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의 전문가들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보고서에서 드러난 중국의 대북 제재 위반 정도는 미-중 관계에 따라 영향을 받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미-중 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의 제재 이행이 느슨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중국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 정도는 대체로 미-중 관계에 따라 좌지우지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연구원] “This laxity wanes and waxes depending on China's relations with North Korea and its relations with the United States. And also, in relation to how much pressure, the United States is putting on China to adhere to the sanctions.”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20일 VOA에, 느슨한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은 북-중 관계, 그리고 미-중 관계에 따라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중국에 제재 이행에 관한 압박을 얼마나 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중국의 대북 제재 위반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미국과 무역 분쟁 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해 더 관대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주 공개된 전문가패널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불법적인 석탄과 모래 수출을 돕고 있는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적어도 37개 중국 바지선이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북한의 석탄 수출에 개입했습니다.

안보리 대북 결의는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대북 제재 위반은 북한의 체제 안정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 think because they want North Korea to remain stable. They don't want it to have growing instability, which could result in the threat to the regime, which the Chinese don't want, and then also with the trade friction with the United States and rela-tions with the United States I think that they are more will-ing to help.”

북한의 불안정은 정권에 위협이 되며, 이는 중국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또 미국과의 무역 갈등 등으로 중국은 북한을 더 도울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기 바라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국장은 전문가패널의 이번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대북 제재 위반 패턴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China is saying it is enforcing its obligations according to the law but what we're dealing with here is a lot of evidence that things are going on that we think should be under China's control.”

중국은 법에 따라 제재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가 통제해야 할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또 중국이 지난해 러시아와 함께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과 불법 해상 환적은 중국이 대북 제재 이행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대화가 완전히 파탄 난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The prob-lem is the U.S.-China dialogue has completely broken down. And I think at this point, the Chinese don't really feel they have to try to build the relationship anymore than President Trump is trying to build a relationship. I think the conse-quence is that the Chinese are less vigilant on a number of things including North Korea.”

중국은 현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구축하려 노력하는 것 이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을 포함한 많은 문제들에서 신경을 덜 쓰고 있다고, 힐 전 차관보는 설명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는 또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대북 제재의 강력한 이행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해 안보리에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을 제출한 사실을 지적하며, 미국은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에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대북 ‘최대 압박’을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제재를 위반하는 중국 금융기관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 3자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