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세출위원회가 2022회계연도에도 북한 정부에 대한 지원을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긴 새 예산안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관련 예산은 대북 방송과 북한 내 인권 증진 활동을 위해서만 지출하도록 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하원 세출위원회가 29일, 오는 10월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에 적용될 7천59억3천900만 달러 규모의 새 국방 예산안과 622억4천만 달러 규모의 국무 예산안을 공개했습니다.
이 예산안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감안해 마련된 것으로, 전체 규모는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요청한 수준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세출위는 새 회계연도에도 북한 관련 예산은 대북 방송과 북한 내 인권 증진 활동에만 지출하도록 했습니다.
국방 예산안은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관련 활동 이외에 북한 정부에 대한 지원이나 비용 지급에는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특히 이번 국방 예산안에는 예년과 달리 북한과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에 예산 지출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국무 예산안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북한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 지원이나 배상금 지급에 예산을 지출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국무 예산 중 ‘경제적 지원 기금’과 ‘민주주의 기금’ 중 일부를 북한 내 인권 증진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또한 ‘국제방송운용’ 조항에 따라 배정된 예산은 대북 방송 시간을 전 회계연도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데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북한 정부의 사이버 공격 역량에 물질적으로 기여하는 ‘상당한 거래’에 관여한 나라의 중앙 정부에 대한 원조에 예산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도 국무 예산안에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캄보디아의 경우 역내 안보 강화 등을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때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됐으며, 특히 대북 제재 이행 조치가 거론됐습니다.
그 밖에 세출위는 30일 공개한 국무 예산안 보고서에서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사무실이 이산가족 행방 파악과 상봉을 제안하는 ‘제3자 브로커’와 관련된 위험을 조사할 것도 촉구했습니다.
한편 상원 세출위는 아직 새 예산안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하원과 상원은 각각 세출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새 예산안을 승인한 뒤 절충을 통해 단일안을 마련합니다.
이 단일안은 다시 하원과 상원 본회의를 거친 뒤 백악관으로 보내지고 대통령의 서명 후 법적 효력을 갖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