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 정보당국자들 “대북 정보유입 강화해야…다른 미래 제시하는 수단”

지난 1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주민들.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정보 유입을 강화해야 한다고, 미 정보기관에서 대북 정보를 담당했던 전직 관리들이 강조했습니다. 정보 유입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다른 미래를 제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 선임연구원은 28일 정부 대북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북한에 대한 정보 유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고 기술 회사와 사회 운동가들과 협력해,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정보 침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녹취: 정박 연구원] “I think we need to ramp up information penetration, give the people what they want, use technologies, and work with technology companies and activists to try to give more information into North Korea.”

정 박 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최근 출간한 책 'Becoming Kim Jong Un(김정은 되기)'.

정 박 선임연구원은 이날 ‘김정은 되기: 북한의 수수께끼 같은 젊은 독재자에 대한 한 전직 CIA 요원의 통찰’ 책 출간 행사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한 정보 침투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에서 대북 정보를 다뤘던 정 박 연구원은 미 정부에게 인권 사안이 중요도 면에서 낮은 우선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중앙정보국과 국가안보위원회(NIC) 등에서 근무했던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북한으로 정보를 침투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했습니다.

테리 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이 정보 봉쇄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대북 정보 유입이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테리 연구원] “I completely agree with you on this information penetration. For me, it is like there is such a key to get information into North Korea to help the people basically break free from this information blockade.”

전직 미 정보 당국자들은 정보 침투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대안, 즉 다른 미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테리 선임 연구원은 한국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를 예로 들며, 이것이 북한 엘리트 계층과 잠재적 탈북자들에게 한국에서의 삶 등 대안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박 선임 연구원도 저명한 탈북자의 국회의원 당선은 북한 주민의 미래에 대한 선택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 측면이 있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따라서 대북 정보 침투를 늘리고 이를 통해 다양한 구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정박 연구원] “But I think we do a pretty bad job of showing North Korea what could be possible. And I think we really do have to ramp up the information penetration and focusing on how to get different ideas into North Korea.”

또한 북한의 엄격한 대내외 정보 흐름 차단이 북한 실제 상황을 파악하기 정말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박 연구원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생사나 건강에 관해 파편적인 정보들만 나오는 것도 바로 이같은 정보 차단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외부 세계의 정보 유입에도 북한 내에서 정권에 반대하는 봉기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 박 연구원은 주민들이 너무 고립되어 있고 서로 연결되지 않아 ‘집단 행동’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아랍의 봄으로 불린 민주화, 반정부 시위가 기술을 기반으로 정부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처럼 보였지만, 북한에는 적용이 안된다는 분석입니다.

정 박 연구원은 북한에도 기술이 있지만, 기술 사용이 심하게 감시되고 있는데다 저항이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주민들 간의 수평적 연결 (horizontal connections)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북한에서 나오는 정보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 아래서 많은 불만과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정 박 연구원은 이같은 정권에 대한 비판이 개별 사안들로만 존재할 뿐 정권에 반대하는 봉기가 일어나는 조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