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 바이든 행정부에 현실적 접근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4일 델라웨어 윌밍턴의 대통령직 인수위 본부에서 국가안보팀을 소개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미국의 차기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에서 현실적인 접근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때처럼 한번에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식은 바이든 행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8일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미국에 새로 들어설 조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을 하게 될 경우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 김 연구원은 이날 미국의 국익연구소가 주최한 인터넷 화상 간담회에서 북한이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수 김 연구원] “They have to be realistic about what they want, and to really grab at this big prize in leaps and bounds from a strategic perspective I just don't think it's going to be a really wise for Kim Jong Un…”

전략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너무 성급하게 큰 것을 얻고자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수 김 연구원은 또 바이든 행정부에 대북 전문가들이 있겠지만,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처음 북한을 대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수 김 연구원] “The Biden administration, where, of course, there are going to be Korean experts, but I mean, we're dealing with North Korea for the first time, as an administration so that's that seems very bold, it seems ambitious.”

따라서 2019년 2월 협상 결렬로 마무리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때처럼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와 같은 큰 것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 대담하고 야심적이라는 겁니다.

수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곧바로 그렇게 요구하고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수 김 연구원] “It doesn't seem like it's going to be something that Kim could demand right away. Maybe he could sort of work towards it, just kind of putting out feelers and seeing how the United States responds to certain overtures, but to do this and one big gulp, I think, is that doesn't seem to be the North Korea that we, I don't want to say that we know, but North Korea that we assume that we know to be.”

아마 그런 방향으로 미국을 떠보려는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현재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북한은 큰 제안을 바로 내밀지는 않을 것 같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국익연구소의 존 그로버 한국학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초기 정책에 있어서 지나치게 모험적인 접근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 정상회담 때 요구했던 만큼의 제재 완화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제재 완화를 받게 되는 것에 만족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존 그로버 연구원] “And I think that as long as Kim can get some sanctions relief, maybe not as much as Hanoi, that'd be enough for him to keep the pressure a bit down at home and Kim won’t feel as desperate or pressured to seek a bigger deal.”

북한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 제재 완화를 어느 정도 받게 되면 국내적으로 받는 압박을 줄일 수 있어, 김정은 위원장이 큰 ‘딜’을 얻어내기 위해 절박해 하거나 압박을 느낄 필요가 없을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 CNA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어떻게 협상 과정에 끌어들일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비대칭적으로 약한 나라이기에 처음부터 큰 양보를 하고 나올 것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겁니다.

[녹취: 고스 분석국장] “My view is that how do we get into the process of negotiation. North Korea is going to expect us to make first concession, major concession as the asymmetrically weaker power. They are not going to make the first upfront concessions so how do we get in that when we have the Biden administration saying we expect tangible steps toward North Korea.”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에 있어서 구체적인 단계를 밟아나가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북한이 먼저 양보를 하겠다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겁니다.

고스 국장은 미국이 남북 대화가 이뤄지도록 허용하면서 거기서 대북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방식으로 작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분석국장] “Maybe if we start out small, especially let the inter-Korean dialogue go forward, make some sanctions relief there, then we can get to a point where down the line. Once the US gets its administration strategy in place that we could actually seriously engage North Korea and build on it.”

고스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전략을 제대로 다 갖추고 난 뒤에 북한과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