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오 장관 한국 등 순방은 중국 견제 목적…북한 문제 진전 어려울 것”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다음주로 예정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일본과 몽골, 한국 순방에 대해 중국 견제가 주요 목적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 대통령 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현 시점에 북한 문제에서 큰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회의적이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은 북한 보다는 중국에 쏠려 있다며, 폼페오 장관의 일본과 몽골, 한국 방문도 중국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 정책국장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폼페오 장관이 최근 중국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점을 이 같은 관측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think that the dominant theme publicly stated in Secretary Pompeo’s recent comments toward Asia…”

폼페오 장관의 최근 공개 발언은 중국이 압도적인 주제이며, 이런 점으로 볼 때 미국과 호주, 일본, 인도 등 핵심 4개국을 축으로 하는 집단안보체제, 즉 ‘쿼드’에서 대중국 정책이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그러나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 등 관련국들과 협의할 사안이 많다며, 북한 문제가 논의에서 제외될 것으로는 예측하지 않았습니다.

또 최근 몇 주 동안 미국과 북한 사이의 교신이 완전히 ‘비활성’ 상태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여전히 추가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스나이더 국장은 두 나라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폼페오 장관의 방한 중 어떤 추가적인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폼페오 장관의 이번 아시아 방문은 중국에 더 많은 시사점이 있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 think Pompeo is on a mission to enlist allies and partners in his crusade against China…”

매닝 연구원은 폼페오 장관의 임무는 중국에 대응하는 데 있어 동맹들과 협력국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며, 비록 ‘쿼드’의 목적과 의제가 아직 모호하지만 추진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핵화 회담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방한을 계기로 북한 문제에 중대한 돌파구가 만들어지긴 어렵다고, 매닝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대선이 한 달 정도 남은 점을 감안할 때 미-북 사이에 중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Although I do think that we can safely assume a month before a presidential election…”

폼페오 장관이 방한 중 북한과의 거래를 마무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대한 외교적 돌파구를 만들어준다는 가정을 해볼

수 있지만, 최근까지 두 나라가 많은 갈등을 드러낸 점 등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매우 낮다는 설명입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현재 북한은 모든 걸 ‘멈춘 상태’라며, 대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미-북 사이에 새로운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Even the North Koreans, I don't think the North Koreans really know what the plan …”

북한에겐 전략적으로 여러 선택지가 있을 수 있지만,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지 알기 전까진 어느 것도 시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 스스로도 다음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알지 못하는 현 상태에선 폼페오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도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고스 국장은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폼페오 장관의 아시아 순방이 ‘중국 견제’라는 목적을 완전히 달성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고스 국장은 미 대선 결과를 기다리는 나라가 북한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t doesn't just mean the adversaries but the allies are also in frozen mode right now…”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군지 알기 전까지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는 건 적국뿐 아니라 동맹들도 마찬가지이며, 따라서 어느 나라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뜻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폼페오 장관이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이 중국이 아닌 미국을 선택하도록 압박할 수 있겠지만, 한국이 반드시 그래야 하는 상황을 만들진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중국과 아시아 여러 나라들과의 특수관계를 지적하면서, 미국이 아시아에서 ‘지리와 경제’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 나라들은 지리적으로는 물론, 중국과 무역을 활발히 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가깝다는 겁니다.

매닝 연구원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문제로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피해를 입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매력을 느끼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