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북한 채널 '폐쇄' 지속…"구글 서비스 약관 위반"

미국 뉴욕 맨해튼의 구글 사옥.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가 북한 계정을 폐쇄하고 북한 사용자가 다시 이를 개설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측은 폐쇄 이유로 서비스 약관 위반을 들고 있지만 정확히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평양에 사는 여성 은아가 출연하는 북한 유튜브 채널 '에코 오브 투르스'(Echo of Truth).

은아라는 여성은 이 채널을 통해 '정상 국가'로서의 북한의 모습을 알리고 싶다며 평양 내부의 일상 생활을 촬영해 영상물을 게시해 왔습니다.

북한 여성 은아가 출연하는 계정 'Echo of Truth'가 구글에 의해 운영이 폐지됐다.

7일 현재, 해당 채널에 들어가면 모든 영상들이 삭제된 채 "구글의 서비스 약관을 위반하여 계정이 해지됐다"는 설명이 나와있습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기업 구글이 이 채널의 운영을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해당 채널의 운영자는 우회 계정인 '에코 오브 트루스 러턴즈'를 통해 자신의 기존 계정이 구글 정책으로 인해 운영이 중지됐다고 알리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후 지워졌던 약 80개의 영상을 약 2주 동안 집중적으로 다시 올렸는데, 올해 초 유튜브 측에 의해 또다시 계정이 폐쇄된 겁니다.

마치 술래잡기 같은 유튜브와 북한 채널 간 폐쇄와 재개설 양상은 이 채널 만의 경우가 아닙니다.

'붉은별 TV' 역시 유튜브에 의한 폐쇄와 재개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주로 조선중앙TV의 보도 영상을 공유하는 이 채널은 매년 2차례 씩 유튜브에 의해 채널이 차단됐습니다.

가장 최근의 차단은 7일로, 채널이 막히기 전까지 '붉은별 TV'는 해당 채널 소개란에 '구글이여, 우리가 돌아왔다"고 써 놨습니다.

두 계정의 폐쇄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유일한 북한 계정은 'NEW DPRK'로, 이 채널은 어린 소녀의 가정생활을 비롯해 교과서를 만드는 과정, 북한인들의 패션 등 약 50개 영상을 통해 다양한 북한의 일상을 전하고 있습니다.

[녹취: NEW DRPK 영상 중 (지난 2일)] "NEW DPRK를 찾아주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이제 2020년을 보내고 새해 2021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저는 한 해 동안 끝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신 NEW DPRK 독자 여러분들께 가장 따뜻한 새해 인사를 보내 드립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지난해 유튜브에 등장한 다수의 북한 계정과 관련해, 북한 관련 컨텐츠, 특히 북한 내부에서 촬영한 영상을 담은 내용을 올리는 것으로 볼 때 유튜브 활동이 북한의 새로운 선전 활동의 일환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t will make it more digestible to the foreign audience, which has preconceptions about the North Korean regime and their hardline practices.”

고스 국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이런 영상을 통해 정권과 그들의 강경한 관행에 대한 외부 세계의 인식을 완화시키는 것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계정이 지속적으로 폐쇄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구글 측에 문의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또 다른 북한 계정인 '조선의 오늘'의 폐쇄와 관련해 구글 측은 “유튜브는 적용 가능한 모든 제재와 무역 관련 법 규정을 따른다”며 "법적으로 규제된 기관들이 제작하거나 게시한 콘텐츠에 관한 조치는 제재와 무역 관련 법 규정에 담겨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구글의 유튜브 운영 정책을 살펴보면 스팸 및 현혹 행위, 민감한 콘텐츠,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콘텐츠 등과 관련한 영상을 올릴 경우 제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