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보인 것과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다음 달 미 대선을 고려한 북한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친 대미 도발을 자제하고 억제력 과시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하며, 다만 여전히 북 핵 위협은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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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보인 것과 관련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이후 처음이라는데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다음 달 열리는 미국 대선을 감안해 미국에
대한 지나친 도발은 자제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과 핵 기술을 계속해 개발해 왔다는 것을 이번 열병식을 통해 보여줬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신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미 대선을 몇 주 앞두고 신중한 정치적 계산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새로운 ICBM을 전시한 것은 11월 대선 승리자에게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는 겁니다.
다만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공개만 함으로써 대선을 앞둔 미국을 크게 자극하려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 북한정보 담당관을 인용해, 북한이 선거를 앞두고 지나친 도발을 자제하면서 자신들의 (무기) 개발 상태를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신문은 북한이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은 대미 협상
여지를 남기면서 그 반대인 도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열병식은 도발적이 아니라 과시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핵 무력을 자기방어로 규정했지만, 명백한 것은 미국의 주장과 달리 북한의 핵 위협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의 분석을 통해, 이번 열병식은 북한에서 본 것 가운데 가장 대규모였으며, 이 자리에서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식 액체연료 미사일을 공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기술적으로 미국 본토가 북한의 ICBM 사정거리에 들어왔다는 확신을 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CNN 방송’은 북한의 새 ICBM이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표적이 된 적에게 더 큰 위협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북한의 ICBM 공개는 김 위원장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되든 향후 미국에 대한 지렛대를 강화하려고 결정하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한 ‘AP 통신’은 북한이 세계 최대 규모 탄도미사일 중 하나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공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적인 대미 비난을 피하고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제재에 직면한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메시지에 집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