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방위백서 “북한, 일본 겨냥 핵 타격 능력 보유…불확실성 증대”

지난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일본 도쿄에서 핵실험에 관한 호외 신문을 읽는 독자들.

일본 정부가 올해 방위백서에서 북한이 핵탄두로 일본을 공격할 능력을 이미 보유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 내부적으로 핵심 간부들의 숙청이 빈번히 이뤄지는 등 사실상 참모들의 제언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14일 공개한 방위백서에서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와 탄두화를 이미 실현했으며,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일본을 공격할 능력을 이미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처음으로 명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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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020 방위백서, 북한의 일본 핵 공격역량 첫 명시

“일본 사정거리에 둔 핵탄두 소형화, 재진입기술 이미 확보”

특히 핵무기의 탄도미사일 탑재에 필요한 소형화는 상당히 어려운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미국과 옛 소련, 영국, 프랑스, 중국이 모두 1960년대에 기술력을 획득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6차례 핵실험을 통해 기술력이 성숙했다고 가정할 때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와 탄두화는 이미 실현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미 실전배치된 것으로 보이는 노동, 스커드ER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북극성, 북극성-2는 일본을 사정권에 둔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필요한 운반수단의 기술획득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공개한 사진.

북한의 전반적인 탄도미사일 개발방향에 대해서는 사거리 연장시도, 포화공격 등을 위해 필요한 정확성과 연속사격능력, 운용능력 향상, 그리고 발사징후 파악을 어렵게 만드는 은닉성과 즉시성을 높여 기습능력 향상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3종류…모두 고체기반”

“타국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돌파 목적 반영”

특히 지난해 북한이 처음 선보인 KN-23(사거리 600km)과 KN-24와 KN-25(사거리 400km) 등 3가지 무기를 모두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고체연료 기반이고, 일부는 저고도에서 변칙적인 궤도비행이 가능해 다른나라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돌파하기 위한 목적이 반영됐다고 기술했습니다.

또 이동형차량(TEL)의 경우 중국과 러시아에서 수입한 차량의 개조 가능성 외에 자체생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7월 호반반도 일대에서 KN-23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생화학무기 역량에 대해서는 사린, VX, 탄저균, 페스트 등 다량의 생물무기를 보유했고 일정의 자체생산 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미사일에 탑재할 역량을 보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빈번한 처형으로 간부 위축효과…이견 제기 어려워”

“외교적 감안 안하면서 군사적 도발 취할 가능성 높아”

한편, 북한의 내부동향과 관련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권력기반 강화가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빈번한 처형과 강등, 해임 등에 따른 위축효과 때문에 간부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판단에 다른 의견을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이 군사적 도발행동에 뛰어들 가능성을 포함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방위백서는 주장했습니다.

지난 2013년 4월 북한의 군사 도발 위협에 대응해 일본 도쿄 인근에 배치된 자위대 소속 패트리어트 지대공 요격 미사일. (자료사진)

또 빈부격차 확대와 외부로부터의 정보유입으로 사회통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며, 신종 코로나 확산방지책으로 시행한 국경통제로 인해 경제적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북 관계에 대해서는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미-한 연합훈련 실시를 이유로 핵과 탄도미사일 중단공약을 지킬 근거가 사라졌다고 발언하는 등 현 시점에서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폐기 등의 구체적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브루스 베넷 “일본 방위백서, 북한 위협 현실적으로 반영”

“핵 대량생산 통해 한반도 외 역내국가 영향력 행사 목적”

한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4일 VOA에 일본의 올해 방위백서에 “북한의 실제적 위협이 현실적으로 반영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 Japanese are being very realistic about the threat. They've chosen to wait until the threat really became pretty clear. One of the interesting things to do is to take the number of nuclear weapons you think North Korea might have and divide them into how many of you think would be targeted on Korea…And when that number is small, it's like five or 10 probably almost all of them would be targeted on South Korea. But as that number increases, they are going to field the capability to fire at other locations.”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계속 핵과 탄도미사일 대량생산과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명시한 부분은 한반도 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역내국가에 대한 위협이 목표임을 암시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