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장관 “미-한 워킹그룹은 필요한 정책 협의 기제”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의 대북정책 조율기구인 미-한 워킹그룹이 유용하고 필요한 정책 협의 기제라고 밝혔습니다. 미-한 워킹그룹이 남북교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한국 여권 내 일각의 인식에 오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미-한 워킹그룹은 없으면 새로 만들어야 할 정도로 유용한 양국의 정책 협의 기제라고 평가했습니다.

강 장관은 2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남북관계가 국민이 바라는 만큼 진전이 안 되는 상황에서 미-한 워킹그룹에 대한 불만과 비판의 소리가 있다는 점을 한국 정부는 물론 미국 측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강 장관은 ‘미-한 워킹그룹이 운영 방식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의 지적에 “운영의 묘를 더 살리며 협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미국 측과 잘 조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강 장관은 그러나 “미-한 워킹그룹이 정책 협의의 장이지 제재 면제 기구는 분명히 아니”라며 워킹그룹을 통해서 사안마다 미국의 승락을 받는다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 장관은 “물론 미-한 간 한반도 문제와 남북 그리고 미-북 대화를 조율해 나가면서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제재 문제도 협의가 되고 있다”며 특히 “미-한 워킹그룹에서 사전 논의를 함으로써 유엔 안보리로부터 대북 제재 면제 처리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었다”고 긍정적인 기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강경화 장관] “제재 문제를 가지고 미측과 얘기했던 12건에 대해서 미국이 반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초반에 협의가 좀 결론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타이밍을 놓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운영의 묘를 좀 살려서 좀 더 효율적으로 해야겠다는 게 그런 생각은 외교부도 분명히 갖고 있고 미측도 문제의식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 장관은 ‘미-한 워킹그룹에서 타미플루 등 인도주의적 의약품 지원도 문제화됐다’는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의 지적에 “타미플루 자체가 아닌 운송수단 이용이 대북 제재와 관련해 문제가 됐는데 해석을 좀 더 완화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시간이 다소 걸려 북측에 제의했을 때는 받지 않겠다 해서 전달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달 17일 담화를 통해 미-한 워킹그룹을 ‘친미사대주의적 굴종’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선 자신들이 바라고 있는 문제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과 불만의 표현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정부질문에 나와 “연내에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될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총리는 “미국의 대선도 있고 지난 싱가포르와 하노이 정상회담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강 장관은 미-한 비핵화 협상 전망과 관련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최근 방한에서 유연한 협상 태도를 확인한 바 있다며, 다만 미국은 실질적 진전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과도 화상 등을 통해 북 핵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중국은 남북 협력을 위한 한국 측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진핑 주석 방한과 관련해선 중국과 올해 내 방문 원칙에 공감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보면서 적절한 시기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아직 구체적 날짜를 갖고 있진 않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