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포 석탄항서 선박 사라져…하얀 바닥 드러내기도

북한 남포 항을 촬영한 8일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선박이 한 척도 보이지 않는다. 자료=Planet Labs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됐던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에서 지난 두 달간 선박들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산 석탄이 금수품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선박들의 입출항이 계속돼 온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남포 석탄 항구를 촬영한 지난 8일자 위성사진에는 선박이 단 한 척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동안 석탄이 취급되지 않은 듯 곳곳에 하얀 바닥까지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VOA가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자료를 살펴본 결과, 이곳에서 선박이 사라지는 등 움직임이 크게 둔화되기 시작한 건 지난 8월 중순부터입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일 항구 중심부에서 동쪽 부근에 떨어져 있는 별도의 부두에 대형 선박 한 척이 정박하긴 했지만, 이 선박은 지난달 13일부터 해당 지점에 머물기 시작해 보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상 석탄 항구에 머무는 대형 선박들이3~5일간 석탄을 실은 뒤 떠난 점을 감안할 때, 이 선박은 석탄 선적을 목적으로 해당 항구에 정박하진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위성사진이 촬영되지 않은 시점에 선박들이 드나들었을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1~2일 간격으로 촬영된 위성사진 자료는 지난 8월부터 약 두 달간 이 항구에 머문 선박이 단 1척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포 석탄 항구는 지난해에만 최소 71척이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되는 등 선박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된 곳입니다.

다만 올해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 봉쇄 조치를 취한 직후인 올해 1월 말부터 약 2개월 넘게 선박들이 사라지긴 했지만, 3월 말부터는 다시 움직임이 재개된 정황이 확인된 이후 선박들의 입출항이 꾸준히 이뤄졌습니다.

지난 7월5일 남포 석탄 항구 일대를 촬영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대형 선박 2척이 보인다. 자료=Planet Labs

실제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한 ‘중간 보고서’에서 3월 말부터 5월 7일까지 적어도 32척의 선박이 남포 등에서 석탄을 싣고 출항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활발했던 남포 석탄 항구가 약 두 달간 텅 비어있는 모습이 관측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주변의 다른 석탄 항구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또 다른 석탄 항구인 대안항 역시 9월28일 선박 한 척이 정박한 것을 제외하면, 8월부터 이달 9일까지 선박의 입출항이 전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또 인근의 송림항의 경우 이 기간 3척의 선박이 정박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역시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준입니다.

북한산 석탄은 유엔 안보리의 대표적인 대북 금수 품목입니다.

북한은 석탄 수출이 전면 금지되기 이전인 2017년 전까지 매년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으며, 규모가 축소되긴 했지만 제재 이후에도 석탄 수출을 통해 꾸준히 외화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