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도 여러 불법 활동과 비공식 무역을 통해 10억 달러 안팎의 외화를 계속 벌어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유엔의 고강도 제재 속에 북한은 조업권 거래와 석탄 수출 재개 등 불법활동을 통한 외화벌이를 더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국제어업감시기구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 8개 기관이 지난 7월 북한 수역 내 불법 어선 활동을 분석한 보고서의 홍보 영상입니다.
보고서는 첨단 인공위성 기술을 활용해 북한의 배타적경제수역 안에서 은밀하게 조업하는 중국의 불법 어선들을 입체적으로 밝혀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제어업감시기구(GFW) 보고서 홍보 영상
“레이저와 광학영상 선박용 GPS 스랜스폰더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2017~2018년 사이 900척 이상이 불법 조업으로 약 5억 달러에 가까운 오징어를 잡았습니다.”
이런 중국 어선들의 대대적인 불법 조업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를 어기고 조업권을 팔았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북한 수역 내 조업권으로 어선 한 척당 40만 위안, 미화 5만 7천 달러에 거래되는데, 한국 해양수산부 산하 동해어업관리단에 따르면 북한 수역으로 간 중국 어선은 지난 3년간 매년 2천여 척으로 북한은 그동안 조업권을 팔아 3억 4천만 달러 이상을 번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의 비공식 외화벌이 수단으로 최근에는 사이버 공격과 불법 환적을 통한 석탄 수출이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벤자민 실버스타인/ 미국 외교정책연구소 연구원
“가장 우려하는 부문은 해외 중앙은행들에서 엄청난 돈을 훔치는 사이버 절도로 불법 거래보다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흥미로운 분야는 석탄과 철강 거래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은 올해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1월~8월까지 최소한 370만 톤 미화로 3억 7천만 달러 규모의 석탄과 최소 100만 톤, 2천 200만 달러 상당의 모래를 중국 등에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파견 노동자들 역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작년 말까지 모두 북한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에는 적어도 수만 명이 외화벌이를 계속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러시아 내 북한 관계자 (음성변조)
“(코로나 상황에도) 건설은 하게 합니다. 러시아에 20여 개 건설 회사가 있는데, 관광 유학비자 받고 나온 사람들 다 합치면 1만 명 정도. 더 될 수도 있고. 그 정도는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2년 전 보고서에서 전 세계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가 10만여 명, 북한 당국이 이를 통해 5억 달러 정도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했는데, 유엔 대북 결의의 노동자 복귀 시한이 지났는데도 규모가 크게 줄지 않은 겁니다.
이종규 / 한국개발연구원 KDI 연구위원(조지워싱턴대 방문연구원)
“해외 노동자 부문은 그렇게 타격을 받았나… 거의 받지 않았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불편함은 좀 늘었겠지만 여기서 벌어들이는 수입 자체가 그렇게 줄어들었을까? 조업권도 있고요.”
전문가들은 선박 간 환적과 조업권 판매 등 비공식 불법 활동은 대부분 감시가 쉽지 않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더 많은 비용과 노력으로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