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전 사령관 "전작권 전환 뒤 대미소통 약화 대비해야"

지난 2015년 3월 한국 포천의 미군 로드리게즈 사격장에서 미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해 대미 소통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한 양국이 전작권을 둘러싼 오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6일 한국군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이뤄질 경우, 미국 수뇌부와의 소통이 약화될 위험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웨덴 안보정책개발연구소(ISDP)와 주한미군전우회(KDVA)가 6일 한국군의 전작권 전환을 주제로 화상 회의를 개최했다. 왼쪽 위부터 우르스  게르브  전 중립국감시위원회 스위스 대표(예비역 소장), 맷츠 엥맨 전  중립국감시위원회 스웨덴 대표 (예비역 소장) ,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예비역 대령) ,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전우회장(예비역 대장), 전인범 전 한국 특전사 사령관 (예비역 중장).

브룩스 전 사령관 “미래연합사 대미소통 약화 우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스웨덴 안보정책개발연구소(ISDP)와 주한미군전우회(KDVA)가 전시작전권 전환을 주제로 연 화상회의에 참가해 “미군이 연합사령관을 맡고 있는 현재의 체계에서도 미국과 한국 수뇌부 간 소통의 횟수에는 큰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입장에서 한반도는 전 세계 많은 군사적 도전들 중 한 곳일 뿐이라며, 자신의 사령관 재직시절에도 미국 보다는 한국 측과의 소통 빈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But to be clear, my contact was far more frequent to the totality of the South Korean side than it was with the totality of the American side. Why is that? Korea is one of the many military challenges faced by the United States. One of many multiple commanders out there. The geographic combatant commanders and functional combatant commanders…I wasn't talking to President Trump all the time or President Obama before him since I served both. Only had one experience with each one of them face to face.”

재직시절 오바마와 트럼프 대통령을 각각 1번 밖에 직접 면담할 기회가 없었고, 이는 한국 대통령과 약 8~9회 정도 만난 것과 뚜렷한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물론 미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과는 빈번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한국의 합참의장과는 거의 매일 협의를 진행했고, 사안에 따라서는 한국의 국방장관, 국가안보회의 실장과도 정기적인 소통이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미소통 원활히 유지 못할 경우, 미한동맹 파괴”

그러면서 향후 전시작전권 전환이 이뤄져 한국군 사령관이 미래연합사를 지휘할 경우, 대통령과 국방장관 등 미 수뇌부와의 정기적 소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Will that be replicated when the lead changes? And we reasonably expect the South Korean General to be in frequent contact with the US Secretary of Defense, with the US president? The answer is NO. Cannot reasonably expect that. So that part of it will not be replicated. It will not flip. That means that the South Korean leadership will have considerably more contact with the South Korean General leading the Combined Forces Command.”

지난 2014년10월 미 국방부에서 열린 안보협의회에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이 전작권 전환 연기 각서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래연합사 사령관이 오히려 한국의 수뇌부와의 소통에 더 많이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측과의 소통유지에 실패할 경우, 동맹 파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정부는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In that regard, maybe there is this sense of sovereignty coming through. But it must be recognized by the South Korean government : Failure to maintain contact with the US side will break the Alliance…. These nuances have to be attended to every single day. And the mindset of the commander is what causes that to occur. It tempers then the political mindsets that can be blown by winds of nationalism as we are seeing in both countries right now drifting away from a sense of oneness, to a sense of Twoness”

“전시작전권 전환, 주권문제-퍼싱원칙과 관계없는 사안”

브룩스 전 사령관은 현재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미-한 양 국민이 오해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며, 한국의 경우 주권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전작권이 전환돼도 양국 정부에 보고하는 한미연합사령부의 소통방식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며,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 체계에서도 미군이 한국군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양국이 공평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의 경우, 미군이 타국에게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이른바 ‘퍼싱 원칙’에 따른 오해도 매우 부정확한 견해라며, 현재의 연합사나 전작권 전환 뒤 구성될 미래연합사 모두 한국군이 미군 명령체계의 하부기관으로서 운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핵보복 관련 의사조율, 동맹과 폭넓은 논의 이뤄져야”

한편 전작권 전환이 이뤄진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핵 보복을 결정해야 하는 촉박한 순간에 직면하게 될 경우, 한국 측의 의견이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보는지 묻는 VOA의 질의에 브룩스 전 사령관은 “향후 관련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화상회의 중 실시간 서면 질의답] “ The commander may request the use of nuclear weapons. But the decision to do so would be decided well above the commander. I would expect that to be a broad discussion between allies and partners, notwithstanding the unilateral right of self-defense and response to nuclear threats.”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미연합사 사령관도 북한에 대한 핵 사용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결정은 훨씬 더 높은 명령체계에서 이뤄진다고 말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 육군대학원 "북한, 핵무기 선제 공격교리 여전히 계승 중"

그러면서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단독 자위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한 보다 넓은 논의가 동맹과 우방들 간에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