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랜드연구소 “북한 재래식 포격만으로 최대 20만명 사상자 발생”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포격을 받은 한국 연평도.

북한의 핵과 생화학무기가 아닌 재래식 포격만으로도 한 시간 내 최대 20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군사전문 연구기관의 이 보고서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녹취: 박영수 1994년 북측 실무대표]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불바다가 되고 말아요.”

1994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앞두고 열린 남북 실무대표 회담에서 당시 북측 대표였던 박영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 거론한 이른바 ‘서울 불바다’ 위협입니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서울을 사정권에 둔 북한의 재래식 전력은 위협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랜드연구소 “북한 재래식 타격만으로도 대량 인명피해”

“핵과 생화학 무기 투사 포함할 경우 피해는 더 늘어”

미국의 군사전문 랜드연구소는 6일 ‘북한의 재래식 포: 보복, 강압, 억제, 또는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수단’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비무장지대(DMZ)에 전진배치된 북한 재래식 포대의 기습공격으로도 1시간 만에 서울에서 13만 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 보고서 바로 가기

이는 북한의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투사를 제외한 수치로, 실전 상황의 경우 더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미국이 북한에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고, 북한이 괌을 향해 2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위협 발사하는 과정에서 1발이 우발적으로 맞아 5명의 미군 전사자가 발생한 것을 전제로 했습니다.

이후 전개 과정에서 북한군의 파주에 위치한 LG P10 올레드 공장 타격, 비무장지대에서 1분 간 짧은 포격을 가할 경우와 1시간 동안 일제사격을 퍼붓는 경우, 마지막으로 서울을 겨냥한 짧은 시간의 포격과 1시간 동안의 집중사격 등 5가지 상황을 놓고 피해를 예측했습니다.

지난 6월 한국에서 파주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 남측 초소와 멀리 보이는 북측 초소.

우선 LG P10 올레드 공장 타격의 경우, 북한군이 유효사거리 24km의 152mm 곡사포, 유효사거리 20km의 122mm 다연장 로켓포 등 총 12문을 동원해 5분 간 210발의 포탄이 떨어지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이 경우, 사망자 920명에 부상자 8천550명의 피해와 함께 한국과 세계 경제뿐 아니라 한국 국민의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 상황은 북한군이 사거리 17.4km의 152mm 자주포, 24km의 122m 자주포, 24km의 곡사포, 20km의 122mm 다연장 로켓포 등 총 864문의 중거리 포를 동원해 비무장지대에 1분 간 짧은 포격을 가할 경우입니다.

랜드연구소는 인구가 밀집하지 않은 지역임에도 사망자 400명을 포함해 4천5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DMZ 1시간 타격 시, 20만여 명 사상자”

“서울 1시간 타격 시, 13만여명 사상자”

또 북한이 유효사거리 60~65km의 장거리 방사포까지 동원해 총 5천700문의 중장거리포를 비무장지대 일대에 발사할 경우 1시간 동안 사망자 1만 7천명, 사상자 20만 5천600명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 대한 공격의 경우, 우선 짧은 위협사격은 유효사거리 60~65km의 240mm 방사포 54문을 서울 시내를 향해 1분 간 1천188발을 발사하면 1천570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만 8천350명의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서울에 대한 집중 포격은 유효사거리 60km의 170mm 자주포, 60~65km의 240mm 방사포 등 총 324문의 장거리포를 동원해 1시간 동안 1만 4천 발을 발사하는 것을 전제로 했습니다.

이 경우, 사망자 1만 680명을 포함해 총 13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보고서 주 저자 “북 재래식 전술, 고정밀도 타격 필요없어”

“북한 재래식 전력, 준비태세 하락 겪더라도 타격 피해 막대”

북한 군이 지난 2015년 8월 서부전선에서 한국 군을 향해 포격을 가해 한국 군이 대응 포격을 했다. 사진은 북한 군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고사포.

이번 보고서의 주 저자인 션 바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7일 VOA에, “연구에 적용된 북한의 재래식 무기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흔히 존재하는 무기 역량을 대규모로 전진배치시킨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넷 선임연구원] “Unfortunately it does not require a very sophisticated capability to bring it into being or into maintain it. These are artillery pieces that are available around the world. They're not particularly capable for example as a US artillery piece might be, they are firing into large areas inhabited areas”

바넷 연구원은 최근 미 육군대학원 보고서가 북한의 재래식 위협이 앞으로 10년 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데 대해서는 “어떤 전제를 갖고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 전략연구원 “한반도 초점 둔 기존 배치, 수정 불가피...주한미군 대규모 지상전 역량 불필요”

그러나 확실한 것은 설사 제재 등으로 북한 재래식 병력의 준비태세가 어느 정도 약화되더라도 범위가 좁은 표적물을 대상으로 하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바넷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녹취: 바넷 선임연구원] “I think it is true that the effectiveness of their artillery system will also decline…. But these other targets, these urban areas, suburban areas, or towns are very large targets, they cover very large areas. So it doesn't require, unfortunately, does not require great precision to be able to hit them.”

바넷 연구원은 미군과 한국군의 미사일 방어체계라는 변수가 적용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패트리엇 체계뿐 아니라 아이언 돔 요격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해도 40만에 달하는 북한의 대규모 재래식 포탄을 막는 것은 매우 어려우면서 아마도 비현실적”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녹취: 바넷 선임연구원] “There are almost 400,000 rockets and shells being fired. And that's a very large number. It would be very, very demanding and maybe unrealistic to intercept those that number of rounds with an anti-missile system or even something like Iron Dome…”

바넷 연구원은 또 미군과 한국군이 선제타격을 받은 뒤 보복공격에 나서도 여전히 제거되지 않은 많은 수의 재래식 포병들의 공격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