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전 사령관 "대북 교착 상태 탈피 위한 억제력 태세 변화 필요"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허드슨연구소는 24일 ‘북한의 위협 인식과 미-한 동맹’을 주제로 화상대담을 진행했다, 왼쪽 위에서부터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안보 석좌,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전인범 전 한국 특수전 사령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북한이 도발해도 미-한 동맹이 직접적인 군사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것으로 가정하는 셈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과의 교착 상태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억제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은 24일 “북한은 그동안 미-한 동맹이 정전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취한 다양한 대응을 통해 동맹이 발휘하는 의지의 한계점을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There has been a pattern of predictability that the alliance has created in many ways by preserving the armistice and that North Korea found what the limits of the will were for the Alliance and whether or not the alliance would commit to a military action directly against North Korea and the pattern over time is 'it will not'….”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허드슨 연구소가 ‘북한의 위협 인식과 미-한 동맹’을 주제로 연 화상대담에서 동맹의 의지는 직접적인 대북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는지 여부를 의미한다며, 북한은 동맹이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때 내렸었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대북 대응수칙 2017년에 대폭수정…억제전략 변화 필요”

그러나 북한이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시점에서 재래식 도발에 초점을 맞췄던 미-한 동맹의 대응수칙은 급격한 전환기를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공중에 떠 있을 때 미-한 동맹의 탄도미사일도 하늘에 있었고, 폭탄을 떨구지는 않았지만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역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식으로 대응했다는 설명입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한 동맹은 향후 북한의 특정 행동이 어떤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지 셈법에 넣도록 했다며, 북한은 이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어 북한이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억제력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억제력이란 어떤 일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교착 상태의 특정 수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한 동맹이 교착 상태에서 탈피하길 원한다면 억제력 전략의 변화도 불가피하며,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접근법을 취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브룩스 전 사령관은 밝혔습니다.

[녹취: 브룩스 전 사령관] “Deterrence is about preventing something from happening but it also is about preserving some degree of status quo. And if we're not satisfied with status quo, then the approach to deterrence must change also. And that may mean a very different approach to to causing these things to happen if we want to change away from the status quo of North Korea being unapproachable”

“미국과 대화 문 닫지 않아…북한의 본의 파악 매우 중요”

브룩스 전 사령관은 최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김여정 당 부부장의 거친 발언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대화의 창을 닫지 않았다고 본다며, 한반도의 교착 상태가 변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은 중국이 자신들의 경제와 군사 안보를 보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 한국과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추구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또 중국이 지난 몇 년 간 충분히 북한을 지원할 수 있었음에도 그런 정책을 취하지 않은 것은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생각하는 체제 안전보장이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과 전혀 다를 수 있으며, 북한이 발신하는 대외신호의 실제 의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브룩스 전 사령관은 강조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North Korea is probably seeking something very different in terms of security guarantees than what we've been thinking about. So I would tell you that we must not miss the signals...”

김 위원장은 북한사회를 바꿀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며, 바이든 행정부의 궁극적 도전과제는 압박과 관여의 적절한 조합을 찾아 내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비핵화 문 급격히 닫혀…군축으로 화제 전환”

반면 이날 대담에 함께 참석한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핵무기 고도화를 천명했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가는 문은 급격히 닫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수석 부차관보] “The door to North Korea's denuclearization rapidly closing before our eyes. Kim Jong Un believes he can shut it now and open a new one. That is going to lead the country to become a permanently and even an acknowledged nuclear state...”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군축에 초점을 두는 대북정책으로 전환한다면 동북아 역내 많은 동맹들에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인범 전 사령관 “한-일 핵무장,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

전인범 전 한국 특수전사령관은 이날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과 핵무장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전인범 전 사령관] “The US government should be thinking about discussing nuclear weapons for South Korea and Japan. I would say that that is a great option. Why can't we talk about this. If South Korea were to become a nuclear threshold state like Japan or even further, would scare the Chinese and maybe put them to do some action...”

전인범 전 사령관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은 북한 핵에 대한 억제력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중국에도 대북 관여에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