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표현의 자유가 전 세계 최악이라고 국제 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북한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위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북한의 표현의 자유가 조사 대상 160개국 가운데 160위로 최하위를 차지했다고,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아티클 19’(Article 19)가 밝혔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증진하는 활동을 하는 이 단체는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 ‘국제 표현 보고서 2021: 전 세계 표현의 자유 상태’에서 북한의 표현의 자유가 100점 만점에 0점으로 세계 최악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은 조사 대상국 가운데 0점을 받은 유일한 국가였습니다.
시리아와 투르크메니스탄, 에리트레아가 1점, 중국이 2점, 쿠바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3점으로 표현의 자유 환경이 매우 열악한 나라들로 지목됐습니다.
이 기구는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면 ‘개방’(Open), 60점에서 79점 사이면 ‘덜 제한적’(Less Restricted), 40점에서 59점은 ‘제한적’(Restricted), 20점에서 39점은 매우 제한적’(Highly Restricted), 그리고 19점 이하는 ‘위기’(In Crisis)등 5단계로 분류했습니다.
북한과 같이 ‘위기’ 수준인 나라는 러시아와 태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콩고 등 34개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위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상황에 전해 변화가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반면 표현의 자유가 가장 좋은 나라는 100점 만점의 95점을 받은 덴마크와 스위스로 조사됐으며, 노르웨이와 스웨덴, 핀란드가 94점, 벨기에와 에스토니아, 아일랜드가 92점으로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모두 83점으로 31위를 기록하며 표현의 자유 등급 가운데 최고 단계인 ‘개방’에 속했습니다.
보고서는 2019년부터 하락세를 보여온 전 세계 표현의 자유 수준이 지난해에는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이 전 세계 보건 위기 동안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접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각국 정부들이 전염병을 통제하고 공중 보건과 정보 접근 개선에 집중하기보다 인권과 공중보건 사이에 잘못된 선택을 함으로써 전염병을 이용한 권력 강화를 위해 돈과 시간을 낭비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전 세계 국가 3분의 2가 전염병과 관련해 언론에 제한을 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의 언론 자유 제한 등급을 가장 심한 3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유엔총회가 1948년 채택한 세계인권선언 19조에 명시된 것으로, ‘모든 사람은 의사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 앞서 미 국무부도 올해 3월 발표한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의 표현의 자유 실태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헌법이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이런 권리의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정부에 대해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심문을 받거나 체포당한 이들의
사례가 많았다며, 2019년 6월 북한 정부는 호주인 알렉 시글리 씨가 해외 매체에 글을 올려 “반공화국 모략 선전 행위”를 했다며 그를 구금했다가 추방한 예를 들었습니다.
또한 한국 통일연구원의 백서를 인용해, 김 씨 일가에 대한 부정적 발언을 하거나 한국을 우호적으로 표현할 경우에는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북한 정부는 사실상 모든 정보를 통제하려 했다며. 독립 언론은 존재하지 않고, 북한 기자들은 기사를 취재할 자유가 없으며 자유롭게 보도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엄격한 국내 언론 검열이 지속되었고, 공식적인 노선에서 벗어난 보도는 용인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