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에서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민간단체가 북한 인권 전문가 양성을 위한 인턴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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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1년 설립됐습니다.
이 단체는 2003년 탈북자 증언과 위성사진을 분석한 ‘감춰진 수용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0여 권의 간행물과 보고서들을 펴냈습니다.
꾸준하고 전문적인 학술 활동으로 2018년에는 유엔과 협력하는 싱크탱크라는 지위를 얻은 이 단체는 북한의 수용소 폐쇄, 국경 개방,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제공 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교육활동도 꾸준하게 진행하면서,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청년을 위한 다양한 인턴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례없는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처음으로 비대면 인턴 프로그램인 ‘청년 전문가 글쓰기 프로그램(Young Professional Writing Program)을 시작해 지난 6월부터 매주 다양한 내용의 기고문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의 인터넷 블로그에는 미국인과 한국계 미국인 대학생, 대학원생 등 다양한 학문적, 인종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기고문이 게재되고 있습니다.
‘북한 장마당의 여성의 진화’, ‘북한 장애인 신원 상실’, ‘해외 노동자들 윤리,전략적 문제’, ‘미술을 통한 북한 수용소 폭로’ ‘벌받지 않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 등으로 주제도 다양합니다.
주제는 인턴들이 자유롭게 정하는데, 각자 다른 이유와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인디애나대학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하는 에밀리 스퍼 씨의 기고문은 다운증후군신드롬을 앓고 있는 형제를 둔 그 자신의 장애인에 대한 깊은 관심이 반영됐습니다.
북한 장애인의 인권을 주제로 기고문을 쓴 스퍼 씨는 VOA에, 북한의 장애인들은 신원이 불분명하다고 주장합니다.
[녹취:에밀리 스퍼] “The reality is that people with disabilities are often severely mistreated, removed from their families, tortured, and killed..”
스퍼 씨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권고를 통해 북한 내 장애인의 인권 상황이 나아졌다는 증거가 있다면서도 인지장애인들의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등 북한의 장애인 인권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적었습니다.
북한 교육의 문제점을 인권의 시각으로 바라본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독재의 도구’를 쓴 백하영 씨는 북한에서는 교육이 개인의 성장과 자기실현 보다는 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매릴랜드대 석사학위 과정에 있는 백 씨는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교육의 가치와 이념에 어긋나는 북한의 교육은 그 자체가 심각한 인권 유린이라고 주장합니다.
[녹취: 백하영] ”사실상 국제교육 분야에서는 모두에게 무상 의무교육을 허락하는 것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과연 북한의 12년제 무상 의무교육은 이상적일까요? 교육이 독재체제 유지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사실을 생각했을 때 결코 그렇다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이런식으로 사상을 꾸준히 주입하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교육은 그 자체로 심각한 인권 유린입니다.”
함흥에서 태어난 할머니 손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김지은 씨는 한반도 전체의 안정적인 민주화 실현에 큰 관심이 있어 국제정책을 공부하게 됐습니다.
김지은 씨는 미-북 간 외교에서 북한의 인권이 무시되고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민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북한 인권을 알게됐다는 스티브 김 씨는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떼어내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북한과 중국을 떼어내는 전략으로 과거 베트남과 미국의 문화외교, 중국과 미국의 핑퐁외교 등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인턴쉽 프로그램에 참가한 15명의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의 관심사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있습니다.
김 씨는 VOA에 북한 인권 문제과 관련해 중요한 인물들을 만난 경험에 대해 말했습니다.
[녹취: 스티브 김]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님과 마이클 커비 전 UN 북한인권 특별위원회 위원장님과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와 같이 북한 인권 문제 개선에 세계를 향해 관심과 적극적 북한 정권에 악행에 반대하며 1선에 싸우시는 분들을 온라인 미팅을 통하여 들으며 더 많을 걸 배웠습니다. 또한 현재 어떻게 미국, 일본, 대한민국에서 북한 인권과 그 외 외교적으로 다가가는지 전문가의 의견도 들어가면서 국제적 공조의 중요성도 한번 더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여성 성폭력 문제를 주제로 글을 쓴 케이티 윈키 씨는 인턴들 간의 소통을 통해 연구실에 앉아서 배울 수 없는 이야기를 직접 들은 것이 가장 중요한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케이티 윈키] “I have learned so much from Director Scarlatoiu and the other members of HRNK that I would not have been able to learn from research or classroom experience.”
이들은 그러나 북한 인권 문제의 핵심은 사람이라고 강조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사람으로 위협과 구제의 대상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점과,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 탈북민의 증언은 절대적이라는 겁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꾸준한 자료 수집과 정리를 통해 인권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워야 하며, 이는 결국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대북 압박정책으로 이러질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 단체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인터쉽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의 새로운 접근에 영감을 받았고 무엇보다 이들의 연구 성과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렉 스칼라튜] “사실 제일 중요한 작업이 뭐냐하면 그 다음 세대를 키우는 게 상당히 중요한 작업입니다. 젊은 대학생들이나 대학원생들이나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심을 키우고 연구를 하고 글을 쓰고 그러는 게 상당히 중요한 과정이죠. 그러니까 오늘 내일만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몇 십 년 동안 북한 인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친구들이죠.”
30년 전 공산국가 루마니아가 한국과 외교를 맺으면서 장학생으로 선발돼 한국에서 공부한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당시 북한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을 때 ‘인간안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북한 인권운동의 시작이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그렉 스칼라튜] “북한도 동구권 독재국가들처럼 무너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고난의 행군을 지켜보면서 그게 아니구나 다르구나 생각을 하면서..”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인권을 위해 이름없이 뛰는 사람들이 많다며, 북한 인권 개선은 쉬지 않고 꾸준히 갈 때 이룰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녹취: 그렉 스칼라튜] “젊은 친구들은 물론 모두 다 대북 인권 보호 활동가들이 될 수도 없지만 나중에는 모두 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한반도에 큰 변화가 분명히 올 겁니다. 1년 후 2년, 5년, 10년 후, 그래서 이러한 친구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거예요. “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