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서 북한인권 논의에 매번 제동을 걸었던 중국, 러시아, 쿠바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됐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유엔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 러시아, 쿠바의 유엔 인권이사국 선출은 “폭군들에게는 승리, 유엔에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A win for tyrants and an embarrassment for the United Nations…”
폼페오 장관은 14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날 이들 나라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된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어제 입증된 바와 같이, 기관들이 구제 불능 수준일 경우 트럼프 대통령 아래 미국은 이런 기관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When institutions are irredeemable as was demonstrated yesterday, the United States under President Trump, simply will not participate."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인권 탄압국들을 주요 자리에 앉히는 데 반발하며 유엔 인권이사회 탈퇴 결정을 내린 이유를 재확인한 겁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이사국 선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쿠바와 베네수엘라가 있는 인권이사회는 의도된 목적과 보편적 인권선언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앞서 유엔총회는 13일 회원국 비밀투표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쿠바 등 15개국을 내년부터 3년 임기의 인권이사회 새 이사국으로 뽑았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역별로 총 47개 국가가 이사국을 맡고 있는데, 이번 투표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새 이사국으로 중국과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네팔이 선출됐고, 사우디아라비아는 탈락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중국 정부는 산업 규모의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며 중국의 이사국 선출에 반발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투표 이전부터 중국과 러시아, 쿠바 등은 자국에서 심각한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있는 나라라며 인권이사회의 이사국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해 왔습니다.
특히 이들 국가들은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으로, 매번 유엔에서 북한 인권유린 문제를 다루는 데 반대한 나라들이기도 합니다.
중국과 러시아, 쿠바, 베네수엘라 등은 유엔총회와 유엔 인권이사회가 개별 국가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도 반대했습니다.
유엔총회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해마다 채택되는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규탄하며 이같은 인권 유린의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북한인권결의안은 표결 없이 ‘합의(consensus)’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지만,중국과 러시아, 쿠바, 베네수엘라 등 일부 국가들은 합의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중국은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유린과 최근 홍콩 탄압 외에도 북한과 관련해 탈북민 강제북송 등 북한 주민들의 인권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자국 내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노동과 생활 환경, 임금, 기본적인 자유의 측면에서 권리를 침해 받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