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용병조직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가 여객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해당 여객기가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부정확하다고 밝혔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만나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세계 주요 쌀 수출국인 미얀마가 한시적으로 쌀 수출을 금지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 용병조직인 바그너 그룹을 만든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각국의 초기 평가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과연 프리고진 씨가 이번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는지에 대한 평가인데요. 미국과 영국은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프리고진 씨가 사망했을 것이라는 게 미국의 초기 평가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도 25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을 통해 프리고진 씨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비행기가 왜 추락했는지에 대해선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죠?
기자) 비행기가 어떻게 추락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평가는 아직 없습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날(24일)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서 언급했는데요. 지대공 미사일이 프리고진 씨가 탑승한 비행기를 격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라이더 대변인은 해당 여객기 추락에 "지대공 미사일이 있었다고 볼만한 정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비행기 내부적으로 폭발이 있었다는 평가도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P' 통신은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정보 당국은 여객기 추락이 의도적인 폭발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그러면서 이는 '비판세력을 침묵시키려고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오랜 노력과 궤를 같이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뉴욕타임스' 신문도 자료 분석을 통해 내부 폭발로 인한 비행기 추락에 무게를 뒀다고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 신문은 프리고진 씨가 탄 것으로 보이는 여객기의 비행 자료와 영상을 분석해 본 결과 추락하기 전 최소한 한 차례 큰 폭발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또 전문가를 인용해 비행기 잔해가 널리 흩어진 것을 볼 때 추락이 기계적인 결함이 아닌 폭발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해당 여객기 추락과 관련해 ‘푸틴 배후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 “우리는 이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면서 “누가 그랬는지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프리고진 씨 사망 소식에 놀라지 않았다면서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도 푸틴 대통령이 정적을 비밀리에 제거했다는 의혹이 있었죠?
기자) 네. 과거 푸틴 대통령 정적이나 반대파들이 독살되거나 독극물에 중독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지금 교도소에 있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씨도 독극물에 중독돼 죽음 직전까지 갔었는데요. 이런 사건들 배후가 모두 푸틴 대통령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푸틴 대통령도 프리고진 씨에 대해 조의를 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24일 "비행기 추락과 관련해 우선 숨진 이들의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이런 사건은 언제나 슬픈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와 관련해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프리고진 씨는 앞서 지난 6월 러시아 군 수뇌부에 불만을 품고 무장반란을 일으켰다가 철수했죠?
기자) 네, 맞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4일) 프리고진 씨를 언급하면서 "인생에서 심각한 실수도 저질렀다"고 말했는데요.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프리고진 씨가 재능있는 사업가였다면서, 우크라이나와 싸우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만나 양국 국경 분쟁에 대해 논의했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했는데요, 24일 예정에 없던 만남을 갖고 국경 분쟁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미 'CNN' 방송은 중국과 인도 정상의 대면 회담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기자) 비네이 모한 크와트라 인도 외교부 장관은 모디 총리가 시 주석에게 현재 해결되지 않고 있는 국경 분쟁에 대한 인도 측의 우려에 대해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모디 총리는 “국경 지역에서 평화와 평정을 유지하고 양국의 실질통제선(LAC)을 준수하고 존중하는 것이 인도-중국 관계 정상화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고 크와트라 장관은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모디 총리가 중국과의 국경 문제를 시 주석에게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도 이번 회담에 대해 입장을 밝혔겠지요?
기자) 중국 외교부는 25일 성명을 통해 두 정상이 양국 관계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견해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시 주석은 중국과 인도 관계 개선은 양국 공통의 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양국 관계의 전반적인 이해관계를 염두에 두고 국경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여 국경 지역의 평화를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인도 측에서 실질통제선을 언급했는데요. 이게 양국의 비공식적인 국경 역할을 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는데요. 양국은 국경을 확정하지 못한 채 약 3천 500km에 달하는 실질통제선(LAC)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실질통제선을 두고 계속해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갈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0년에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국경 지역인 라다크에서 양국 군대가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당시 충돌로 인도에서는 20명의 군인이, 그리고 중국에서는 4명의 군인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서 국경 갈등에 대해 논의하기에 앞서 양국 군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대화가 있었다지요?
기자) 맞습니다. 양국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제19차 중국-인도 군단장급 회의를 열었습니다. 양국은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실질통제선을 따라 남아있는 문제 해결에 대해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며 심층적인 논의를 했다면서, 국경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회의에서 군 철수 등의 방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얀마가 쌀 수출을 잠정 중단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가 자국 내 쌀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쌀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미얀마 쌀 중개인과 수출업자들 협회인 ‘미얀마 쌀 연맹(MRF)’은 25일, 이번 조처는 이달 말부터 시작해 45일 동안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얀마도 주요 곡물 수출국의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사 기관과 연도 등에 따라 수출국 순위는 조금씩 다른데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의 2022/2023 조사에 따르면 미얀마는 인도, 태국, 베트남, 파키스탄에 이어 세계 5위의 쌀 수출국입니다. 미얀마의 연간 쌀 수출 규모는 2백만 t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인도도 비슷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정부도 지난달 바스타미 품종이 아닌 흰쌀의 수출을 금지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바스타미 품종은 한국인들이 주로 먹는 쌀과는 달리 찰기는 없고 모양이 길죽한 쌀인데요. 인도 상무부는 지난달 이 품종이 아닌 백미, 쉽게 말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쌀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가 수출하는 전체 쌀 가운데 바스타미 품종이 아닌 흰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비바스타미 백미는 인도 전체 쌀 수출의 약 45%를 차지하는데요. 인도가 쌀 수출을 금지하는 바람에 국제 쌀 시장 공급량이 1천만t, 약 20% 감소했습니다. 현재 인도는 쌀뿐만 아니라 설탕 수출 금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인도 정부의 조처도 국내 쌀 가격 안정을 위한 것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상무부는 지난달 쌀 수출 금지를 발표하면서 “국내 시장에 쌀 공급이 제대로 되도록 보장하고, 쌀 가격 상승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습니다. 인도 상무부에 따르면 인도의 6월 쌀 소매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상승했습니다.
진행자) 주요 쌀 생산국들이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제 시장에서 쌀값이 동요하고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가 쌀 수출을 제한하면서 베트남 쌀과 태국 쌀 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베트남 쌀은 2주째 1t당 650~660달러 선에서 거래됐고요. 615달러에서 62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태국 쌀도 630달러 선으로 올랐습니다.
진행자) 결국,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들, 쌀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들의 부담이 커지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더구나 기후변화에 따른 극심한 이상기후로 홍수, 가뭄 등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곡물 생산은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때문에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주요 쌀 수입국들은 구매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에 이어 미얀마도 쌀 수출을 금지한다고 하는데, 시장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인도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국제 곡물거래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얀마는 인도나 태국처럼 쌀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시기적으로 공급 물량이 줄고 있는 상황이라 구매자들의 우려를 자아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