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트럼프 측근들 의회 모독죄 고발 가결...미 정·관계 코로나 확진 잇따라 

댄 스캐비노 전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하원이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해 피터 나바로 전 무역∙제조업정책국장과 댄 스캐비노 전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에 대해 의회 모독죄를 적용하기로 가결했습니다. 미 법무장관과 상무장관 그리고 일부 의원 등 미 정계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학자금 상환 유예조치를 8월 말까지 연장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작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의회 모독죄를 인정받게 됐군요?

기자) 네. 미 연방 하원이 6일 피터 나바로 전 무역∙제조업정책국장과 댄 스캐비노 전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을 의회 모독죄로 고발하기로 가결했습니다. 앞서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 중인 하원 특별 조사위원회가 두 사람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는데, 소환에 불응하자 사법 처리를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겁니다.

진행자) 두 사람에 대한 고발안이 어떻게 하원 전체 회의에 오르게 된 겁니까?

기자) 앞서 하원 특위가 지난달 28일, 두 사람을 의회 모독죄로 고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요. 이어 이날(6일) 하원 전체 표결에서 찬성 220대 반대 203으로 해당 안건이 가결된 겁니다. 이제 하원이 두 사람을 연방 법무부에 회부하면 이후 대배심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요. 만약 유죄로 확정되면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해서 의회 모독죄로 고발된 경우가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하원 특위는 9달이 넘게 의사당 난입 사건을 조사 중에 있는데요. 그간 800명이 넘는 사람을 면담했고요. 또 일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에겐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소환에 불응해 처음으로 모독죄 혐의가 적용된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수석 전략가인데요. 지난해 10월, 하원은 배넌 씨에 대한 의회 모독죄 고발안을 가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나바로 전 국장과 스캐비노 전 국장은 그럼 언제 특위의 소환 통보를 받은 겁니까?

기자) 스캐비노 전 국장이 소환 통보를 받은 건 지난해 9월이었습니다. 베니 톰슨 하원 특위 위원장은 당시 배넌 전 수석 전략가와 스캐비노 전 국장 등 4명의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에게 소환장을 보냈었습니다. 그리고 나바로 전 국장은 지난 2월 소환 통보를 받았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소환 통보를 받았을까요?

기자) 스캐비노 전 국장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가 도둑맞았다는 허위 주장을 펼치는 데 도움을 줬고 또 의사당 난입 사건 당일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있었다고 특위는 밝혔습니다. 따라서 사건 당일 비디오 영상 또는 트위터와 관련 있는 자료들을 스캐비노 전 국장이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특위는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바로 전 국장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나바로 전 국장은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허위 주장을 퍼트림으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공격하는 데 일조했다고 특위는 지적했습니다. 나바로 전 국장은 정부의 기밀 보호를 위한 법정 장치인 ‘행정 특권’을 이유로 소환 통보를 거부해왔는데요.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고 국가 이익에도 반하는 일이라며, 나바로 전 국장과 스캐비노 국장을 행정 특권 적용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진행자) 이날(6일) 하원 의원들은 두 사람의 의회 모독죄 가결 여부를 두고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안건에 대한 표결은 몇 시간 동안 계속됐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의사당 난입 사건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캐빈 메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는 스캐비노 전 국장을 “좋은 사람”이라고 두둔하면서 이날 표결은 “정치적인 쇼”라며 특위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서는 어떻게 반박했습니까?

기자) 하원 특위 소속인 민주당의 제이미 라스킨 의원은 9명으로 구성된 특위에 두 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언급했는데요. 라스킨 의원은 이번 표결의 목적은 “절차와 법치에 대한 노골적인 경멸과 조롱”을 하원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원 특위에 소속된 공화당 하원 의원 2명은 누구죠?

기자) 리즈 체니 의원과 애덤 킨징어 의원입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 의한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책임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일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날(6일) 나바로 전 국장과 스캐비노 전 국장에 대한 표결에서도 이 두 사람은 공화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모독죄 가결 찬성에 표를 던졌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 가족들에 대한 특위의 조사도 진행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전 백악관 고문이 5일 특위에서 증언했습니다. 이날 증언 청취는 원격으로 진행됐는데요. 며칠 전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원격으로 증언한 데 이어 이방카 전 보좌관도 특위의 조사 요청에 응한 겁니다.

진행자) 특위가 이방카 트럼프 전 고문을 조사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특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시위대를 해산 시켜 달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는데요. 이방카 전 고문이 적어도 두 차례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를 멈추게 해달라고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방카 전 고문이 특위에 어떤 진술을 했는지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진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톰슨 특위 위원장은 이방카 전 고문의 진술이 “가치있고, 도움이 되는” 증언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몇 가지 드러난 내용이 있지만, 차후에 공개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들이 잇따라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6일 법무부가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의 코로나 확진 소식을 전했는데요. 이 외에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을 비롯해 민주당의 애덤 쉬프 하원의원,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 자말 시먼스 부통령 공보국장 등 미 정계 핵심 인사들의 코로나 확진 소식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계 주요 인사들의 코로나 확진 사례가 이렇게 무더기로 나온 이유가 뭘까요?

기자) 코로나 확진을 받은 사람들이 모두 지난 주말 ‘그리디론’ 클럽이 주최한 연례 만찬에 참석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디론 클럽 만찬은 매년 개최되는 워싱턴 D.C.의 유력 언론인 모임으로, 언론인은 물론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행사에 참석합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행사를 열지 못하다가 지난 2일 오랜만에 행사를 재개했는데 확진자들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이날 행사에서 코로나 방역 지침은 적용되지 않았던 겁니까?

기자) 행사 참석자들은 백신 접종을 증명해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참석자들 가운데 행사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는데요. 그리디론 클럽의 톰 디프랭크 회장은 6일, 참석자 가운데 적은 수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확진자들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혹시 이날 행사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참석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참석하지 않고 영상메시지만 보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왔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그리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시먼스 공보국장과 밀접 접촉을 하긴 했지만,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알려진 사람들 외에도 최근 백악관 쪽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며칠간 백악관 직원들을 비롯해 언론인들의 확진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6일, 대통령과 접촉하려면 사전에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고, 모임들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 진행되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선 그동안 코로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최근 몇 달간 코로나 확진자는 크게 줄었는데요. 하지만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 변이가 미국의 우세종이 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같은 집단감염 사례가 또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반면, 백신이 바이러스를 모두 막을 수는 없지만, 면역력 상승으로 중증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며, 성공적인 팩데믹 종결 단계로 가고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지금 우리가 맞는 백신이 BA.2변이에는 큰 효과가 없다는 발표도 나왔더군요?

기자) 네. 식품의약국(FDA)이 6일,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 백신이 BA.2 변이와 “그렇게 잘 맞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부스터샷을 맞으면 심각한 중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는데요. FDA는 새로운 변종에 맞게 백신 조제 방식을 변경할지 여부를 오는 6월까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오온도 커뮤니티 칼리지 졸업식 참가자가 학사모를 만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학자금 상환 유예 조치를 다시 연장한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일, 오는 5월 1일 만료될 예정이었던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조치를 3개월 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오는 8월 31일까지 대출 상환이 유예됩니다.

진행자) 그동안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 조치가 여러 번 연장됐죠?

기자) 네.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시작되면서 대량 실직 사태가 일어나자, 정부는 연방 정부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유예해주는 조처를 처음 내놓았습니다. 이후 이 조처는 여러 차례 연장됐는데요. 지난해 12월, 올해 5월 1일까지로 네 번째 연장된 데 이어, 이번에 8월 말까지로 다섯 번째 연장이 이뤄진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왜 또 학자금 상환 유예를 연장한 걸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나라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가장 힘들었던 2년을 보낸 후, 국민들이 계속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행정부는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을 연장한다”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추가로 주어진 시간은 대출자들이 재정적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연방 교육부가 학생 대출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 경제는 많이 회복됐다고 하지 않습니까? 경제 관련 수치들을 봐도 개선 폭이 눈에 띄거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1월, 처음 상환 유예 연장 조처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미국 경제는 거의 성장이 없었지만, 지금 미국은 1년 전보다 강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팬데믹과 이로 인한 전례 없는 경제적 혼란으로부터 회복되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의 자료 분석 결과, 만약 5월부터 대출 상환이 재개될 경우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수백만 명이 중대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고 미국의 재정 안정성도 해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대출 상환 유예 혜택을 본 겁니까?

기자) 지난 2020년 3월 이후, 4천여만 명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액수로는 총 1조6천억 달러 규모인데요. 미국은 대학의 학비가 무척 비싸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받아 우선 학교에 다니고요. 졸업 후 직장에 다니면서 여러 해에 걸쳐 대출금을 천천히 갚는 경우가 흔합니다.

진행자)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의회 쪽에서도 계속 나왔다고요?

기자) 네. 약 100명에 달하는 민주당 소속 연방 상∙하원 의원들은 백악관이 대출금 상환 유예를 연장해야 한다고 백악관을 압박해 왔습니다. 특히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등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학자금 대출을 1인당 최대 5만 달러까지 탕감해주는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대출을 탕감해준다는 건, 아예 빚을 없애 준다는 말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 성명에서 학자금 대출 탕감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지난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학자금 대출금을 1인당 최소한 1만 달러 없애 주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부 결정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환영했지만, 공화당 쪽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톰 코튼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유예 연장 결정은 “모욕적이고 무모하다”라고 평가했는데요. 모든 국민은 자신이 진 빚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겁니다. 또,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조처가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나온 정치적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