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목사 행진 60주년 인종차별 철폐 목소리...매카시, 바이든 탄핵 조사 "자연스런 수순"

26일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몰에서 1963년 워싱턴 행진 60주년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끈 워싱턴 행진 60주년을 맞아 워싱턴 D.C.에서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은 인종과 성차별 철폐 등을 촉구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다음 달 의회가 개원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여름이 막바지에 접어 들고 있는 시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 발생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역사적인 행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흑인 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이끈 ‘워싱턴 행진’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26일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렸습니다. 인권 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가 설립한 ‘전국행동네트워크(NAN)’와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등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수 천명이 모여 인종 차별 종식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워싱턴 행진이라고 하면 그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이 울려 퍼졌던 행진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워싱턴 행진은 1963년 8월 28일, 25만여 명이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워싱턴D.C.에 집결한 행사인데요. 킹 목사가 링컨기념관 앞에서 “I have a dream(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했습니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유대인이든, 개신교든, 가톨릭이든, 모두 손을 잡고, ‘자유를 얻었다!’는 흑인영가를 부를 수 있는 날을 만들자는 신념에 찬 연설에 청중은 환호했었는데요. 이 연설은 20세기 최고의 연설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 연설을 한 킹 목사도 미국인들이 존경하는 인물이고요?

기자) 네, 킹 목사는 1960년대 흑인 민권 운동에 앞장섰던 미국의 대표적인 인권 운동가입니다. 킹 목사는 인종 평등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전국적인 시위를 추진했고요. 그중 하나가 워싱턴 D.C.에서 벌어진 대행진이었습니다. 킹 목사는 비폭력 흑인 민권운동을 이끈 공로에 힘입어 196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요. 또 킹 목사가 이끈 워싱턴 행진은 같은 해 인종과 피부색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미국 ‘민권법’이 제정되는 동력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큰 역사적 의미가 있는 행사가 열린 지 60년이 지났는데요. 행사 참가자들은 킹 목사가 바랐던 꿈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나요?

기자) 그간 진전은 있었지만, 소수 집단에 대한 미국 사회의 차별은 아직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샤프턴 목사는 “60년 전 마틴 루터 킹은 꿈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6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꿈꾸는 자들이 됐다. 꿈꾸는 자들은 투표권을 위해 싸우고 있고, 여성들의 선택권을 위해 맞서고 있다”며 여전히 미국 사회에 남아 있는 인종 차별과 성차별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킹 목사의 후손도 이날 연단에 올랐다고요?

기자) 네, 킹 목사의 손녀인 15세 소녀 욜란다 킹 양이 연설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킹 양은 “만약 오늘 내가 할아버지와 대화할 수 있다면 우리가 아직도 이 자리에 모여 할아버지의 과업을 끝내고 할아버지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다져야 하는 상황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욜란다 양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종 차별이 있고 빈곤도 여전히 있다. 그리고 예배 장소와 학교, 쇼핑센터에서는 총기 폭력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행사가 60년 전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워싱턴 행진 때도 인종과 피부색, 종교, 성별 또는 국적에 따른 차별의 종식을 요구했지만, 이번에는 특히 아시아계와 여성의 낙태 권리, 투표권, 성소수자(LGBTQ)들의 권익 향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두드러졌습니다. 비영리 인권 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의 마거릿 황 최고경영자(CEO)는 60년 전의 행진이 차별과 싸우기 위한 문을 열고 새로운 도구들이 나오게 했지만, 최근 투표권을 박탈하려 하고 LGBTQ 커뮤니티를 겨냥한 법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황 CEO는 “우리의 투표권이 무너지면 다른 모든 시민권과 인권도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과거의 인종 차별 행진이 이제는 더 많은 종류의 차별에 맞설 것을 촉구하는 집회로 커진 것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요구에 정부도 귀를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이날(26일) 집회를 조직한 일부 지도자들은 행사 전날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 등 법무부 인사들과 만나 투표권과 경찰 치안 활동 등 다양한 사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과거 워싱턴 행진을 조직했던 인사들과 킹 목사의 후손들을 28일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 이렇게 워싱턴 D.C.에서는 인종 차별을 철폐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는데, 미 남동부 플로리다주에서는 특정 인종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군요?

기자) 네,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한 상점에서 26일 총격 사건이 발생해 흑인 3명이 목숨을 잃고 용의자도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역 보안관은 용의자가 21세 백인 남성 라이언 크리스토퍼 팰미커 씨라고 밝히고 “이번 총격은 인종적 동기에 의한 것이며, 용의자는 흑인을 싫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총격범의 혐오스러운 증오 이데올로기를 설명하는 인종차별 선언문을 경찰이 발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도 이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상점에 가는 흑인 가정이나 학교에 가는 흑인 학생들이 그들의 피부색 때문에 총에 맞아 쓰러질 것을 두려워하는 나라에서 사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며 “침묵은 공모이며 침묵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백인 우월주의가 미국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분명하고 강력하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방 의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야기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의회가 여름 휴회를 마치고 다음 달에 개원하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27일 폭스뉴스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시작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를 종합하면 탄핵 조사로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가 바로 탄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죠?

기자) 네, 탄핵 조사(impeachment inquiry)는 탄핵 절차를 위한 준비 작업입니다. 따라서 탄핵 조사를 한다고 해서 바로 탄핵 소추가 이뤄지는 건 아닌데요. 매카시 의장은 “탄핵 조사는 의회가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법적 권한을 부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왜 탄핵 조사를 하려는 겁니까?

기자)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비리를 언급하며 탄핵 가능성을 제기해 오고 있습니다. 몇몇 하원 상임위가 현재 바이든 대통령 차남인 헌터 바이든 씨를 둘러싼 의혹을 조사 중인데요. 과거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 헌터 바이든 씨가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에 임원으로 영입돼 고액의 연봉을 받고 아버지의 영향력을 이용했다는 의혹과 더불어 국세청(IRS) 내부고발자 등의 증언을 근거해 탈세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씨의 기소를 막으려는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조사 중입니다.

진행자) 만약 탄핵 조사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탄핵될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기자) 미국에서 대통령이 탄핵되려면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을 가결한 후 상원에서 탄핵 재판이 이어집니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실제로 탄핵안이 의회에서 최종 처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도 지난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 하원에서는 의결됐지만, 상원에서는 모두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탄핵 소추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도 왜 매카시 의장은 탄핵 조사를 언급한 걸까요?

기자) 우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이 대통령 탄핵 카드를 사용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공화당 경선 선두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 차례 형사 기소된 상황에 맞대응하기 위한 조처라는 겁니다. 한편, AP통신 등은 매카시 의장의 발언이 공화당 내 강경파를 의식한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건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 의원들이 셧다운, 즉 정부 부분 폐쇄를 지렛대 삼아 정부 지출 삭감을 유도하고 있는데요. 임시지출안을 통과시키면 헌터 바이든 씨에 대한 조사가 계속될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금 임시 지출안 논의가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국의 회계연도는 매년 10월1일에 시작합니다. 따라서 9월 말까지는 의회가 세출법안을 처리해야 정부 부분 폐쇄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회가 이번 달에 휴회여서 9월 한 달 동안 세출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데요. 의회 지도부는 새로운 세출 법안을 논의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임시지출안(CR)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이 임시지출안을 반대하는 건가요?

기자) 네, 공화당 강경파 의원 모임인 하원 ‘프리덤코커스’는 지난주 성명을 내고 의회 지도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정부 임시지출 편성도 반대할 것이라고 밝히며 정부 셧다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매카시 의장은 이날(27일) 인터뷰에서 “정부가 셧다운되면 정부 업무와 수사 등 모든 것이 중단된다”며 “이것은 미국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위해 주사기에 백신을 넣고 있는 모습.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한 내용이군요?

기자) 네, 최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입원 환자 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코로나 감염 환자의 입원 건수는 1만2천 건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2주 전에 비해서 20% 넘게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과거와 비교했을 때 증가세가 어떤가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입원 건수는 올해 초와 비교해 봤을 때 엄청나게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 올해 1월 초 주간 코로나 감염 입원 건수는 4만4천 건 이상이었는데요. 이후 지난 7월까지 계속해서 줄어서 7월 초에는 6천400건 대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다가 7월 후반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는데요. 거의 매주 1천 이상씩 증가해 가장 최근 1만2천 건을 넘어선 겁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개학 이후 가을과 겨울, 감염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주도하는 종이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종인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입니다. EG.5 변이인데, 이 변이 바이러스는 '에리스'라고 불립니다. CDC 자료에 따르면 에리스에 의해 감염된 건수는 가장 최근 전체 확진자 가운데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신규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바로 이 에리스에 의해서 감염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현 상황에서 에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리스로 인한 확산 속도가 꽤 빠르다고 하는군요?

기자) 네, 에리스는 지난 5월에는 전체 확진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1%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7월 초까지도 10%를 넘지 않았는데요. 7월 말부터 12%를 넘었고 8월 초에는 16%, 그리고 약 2주 만에 20%를 넘어섰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코로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종료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5월 11일 3년여 동안 이어오던 코로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종료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확진 여부 검사와 치료 등이 모두 무료로 제공됐지만, 이후부터는 개별 부담해야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면서 일부에선 코로나 팬데믹 당시 취했던 예방 조치를 다시 되살리기도 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일부 학교, 그리고 병원 등에서 코로나 팬데믹 시절 시행했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을 다시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에 있는 모리스 브라운 컬리지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2주 동안 학생과 학교 직원은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고요. 학교 행사 참여 인원에 제한을 두기도 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영화 스튜디오 '라이온스게이트'는 사무실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고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있는 일부 병원 역시 마스크 착용 정책을 되살렸습니다.

진행자) 최근 이와 관련해 올가을 신종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개량 백신이 출시될 예정이죠?

기자)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제조업체가 개량형 백신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음 달 12일, 해당 백신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FDA의 승인 후 CDC가 접종 권고 결정을 내리게 되면 그때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앞서 백악관도 코로나 개량 백신 접종을 당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해 겨울에는 코로나에 더해서 독감, 여기에다가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까지 확산하면서 호흡기 질환이 겹쳐서 확산했습니다. 이를 '트리플데믹'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요. 백악관은 최근 발표에서 이런 질병이 재차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코로나 백신 접종률을 올리겠다는 건데요. 참고로 지난해 코로나 변이를 겨냥해 나온 부스터샷 접종률은 17%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