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연방 환경청(EPA)이 오바마 행정부 당시 환경 보호를 위해 도입된 화력 발전소 규제를 크게 완화했습니다. 연방 하원이 과거 노예제 배상 문제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재선 선거운동을 시작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남동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출정식을 열고, 2020년 대선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오늘 밤 여러분 앞에서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선거 운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이 나오자, 행사장인 암웨이센터 2만 석을 가득 메운 청중이 환호로 답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어떤 점을 강조했습니까?
기자) 네, 내년 선거는 특검 보고서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그동안 이룬 진전에 대한 심판에 그치지 않는다는 건데요. “미국의 위대한 민주주의와 트럼프 지지자들을 훼손하려는 비미국적인 행위에 대한 심판”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특검 보고서라면,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가 지난 3월에 낸 보고서를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뮬러 특검이 지난 2016년에 트럼프 선거본부와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의혹을 조사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보고서를 통해 자신의 무죄가 입증됐다고 이날 연설에서 다시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죄라고 결론 내리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공모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는다는 법무부 방침에 따라 기소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무죄라고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진행자) 보통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대통령은 그간의 업적을 열거하면서, 다음 임기에 추진할 정책을 소개하는 것이 보통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땠습니까?
기자) 이전 대통령들 연설과는 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온 연설의 연장이란 건데요. 민주당이 러시아 스캔들을 물고 늘어지며 자신과 가족을 괴롭히고 있고 언론이 편향되게 보도한다고 비판하는 등 주로 불만을 나타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업적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나요?
기자) 아닙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누구보다도 더 많은 업적을 이뤘다며 자찬했습니다. 지난 선거운동 구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이었던 것에 빗대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 지키자고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경제가 좋다는 점과 보수 판사들을 대거 임명한 점을 상기시켰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인 브렛 캐버노 대법관과 닐 고서치 대법관을 임명하고, 거의 90명에 달하는 보수 판사를 연방 법원 판사로 임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만, 민주당은 그렇지 않은데요. 20명이 넘는 후보가 난립하고 있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졸린 조(Sleepy Joe)’, ‘정신 나간 버니(Crazy Bernie)’라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을 조롱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 후보들을 이렇게 개인적으로 공격하기보다는 한꺼번에 사회주의자, 좌파로 몰아세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사회주의를 언급하는 후보는 샌더스 후보 정도죠?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스스로 ‘민주적 사회주의자’라면서 전 국민 건강보험, 공립대학 무상 교육 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사회주의는 언급조차 꺼리는 후보들이 많은데,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를 사회주의자로 표현하며, 민주당을 공격했습니다. 민주당이 미국인들을 파괴하려 하고, 우리가 아는 미국을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또 민주당이 열린 국경과 태아 살인을 지지한다는 등, 극단주의자들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대외정책 면에서는 어떻습니까? 북한 얘기도 나왔나요?
기자) 아니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18일), 1시간 10분 넘게 연설했지만,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서는 좋은 합의를 이룰 것이고, 합의가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며 낙관했고요. 러시아에 대해서는 제재를 하고 있다며, 자신보다 러시아에 강경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점, 또 한국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점을 업적으로 내세웠습니다. 또 전임 행정부가 맺은 이란 핵 합의는 재난이었다면서, 합의 탈퇴를 옹호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청중 반응이 어땠습니까? 일부 지지자는 전날부터 밤새 줄 서서 기다렸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워낙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니만큼 분위기가 매우 뜨거웠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여러 선거 공약을 지켰다며 만족해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18일) 행사장 밖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습니다. 이날 시위에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시설에서 일하다 불법 체류 신분 문제로 해고된 중미 이민자들도 여러 명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재선 선거운동을 시작했는데,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현직 대통령은 유리하기 마련인데,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이 40% 정도로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 선두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물론,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여러 민주당 후보에게 모두 패하는 것으로 나왔는데요. 하지만 민주당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지지자들 간에 분열이 심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여러 면에서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되돌리고 있는데요. 이번에 환경 정책을 수정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환경청(EPA)이 19일 화력발전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새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앤드루 휠러 환경청장이 이날 ‘적정청정에너지규정(ACE)’에 서명했는데요.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도입한 ‘청정에너지계획’을 대체하는 안입니다. 환경청은 새 규정을 관보에 게시한 뒤, 곧 시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새 규정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화력발전소 규제와 관련해 각 주 정부에 좀 더 많은 재량을 주는 것이 핵심인데요. 낡은 시설을 수리하고 운영 체제를 바꾸는 등 화력발전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석탄업계 로비스트 출신인 휠러 청장은 19일 서명식에서 화력발전소가 여전히 전력 생산에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화석 연료가 국내외에서 계속 주 연료원이 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석탄 사용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환경운동가들은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로비스트는 특정 단체나 회사를 위해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진행자) 새 규정이 전임 오바마 행정부 계획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 건가요?
기자) 네, 지난 2015년에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계획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보다 32%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는 각 주에 맡겼는데, 화력발전소 폐쇄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미국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화력 발전을 줄이고, 대신 태양열 에너지와 풍력 에너지 같은 재생 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왜 이런 계획을 추진했던 겁니까?
기자) 온실가스를 줄임으로써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였습니다. 이 계획으로 한 해 3천6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과학자들은 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이 환경을 해치고,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청정에너지계획’ 도입 당시 논란이 많았죠?
기자) 맞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주 등 석탄 산업 의존도가 높은 27개 주와 탄광업계가 소송을 냈는데요. 오바마 행정부가 각 주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온실가스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곤 했는데요. 지난 2017년, 취임한 후 얼마 안 돼서 오바마 행정부의 청정에너지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EPA에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이제 2년 만에 청정에너지계획을 뒤집는 새로운 규정이 나온 건데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과 환경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셉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탄광업계를 보호하는 데 급급해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계 경고를 무시했다며 소송을 다짐하고 있는데요. 규정 완화로 미국에서 가장 낡고 오염물질을 많이 생산하는 발전소가 계속 가동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9일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로비스트들과 오염유발자들에게 미국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맡긴 셈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가 석탄업계를 위한 것이란 비판이 나왔는데,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기자) 석탄업계는 환영하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큰 도움이 되겠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에너지업계가 재생에너지에 중점을 두면서, 많은 화력발전소가 문을 닫는 상황이라는 건데요. 이런 추세를 되돌리기 힘들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연방 의회에서 노예제 배상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 산하 헌법민권시민자유소위원회가 19일 이 문제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했습니다. H.R. 40이라고 불리는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인데요. 실라 잭슨 리 하원의원이 올해 초 발의한 이 법안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정부가 공식 사과하고, 이들에 대한 배상 문제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노예 제도가 폐지된 지 150년이 지났는데, 이제 배상 문제를 논의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노예 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도 흑인들이 여러 가지 차별법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그동안 백인들과 흑인들 간의 격차가 더 심해졌다는 지적에 따른 겁니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리 의원은 진작에 했었어야 하는 일이며,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청문회는 특히 6월 19일 ‘준틴스데이(Juneteenth Day)’에 열린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는데요. ‘준틴스’는 ‘June Nineteenth,’ 6월 19일을 줄인 말로, 남북전쟁이 끝난 뒤인 1865년 6월 19일 텍사스주에서 흑인 노예 해방을 선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진행자) 이날 청문회에 누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작가 타너하시 코츠 씨가 나왔는데요. 코츠 씨는 지난 2014년에 노예제 배상에 관한 글을 ‘애틀랜틱(The Atlantic)’지에 기고해, 이 문제에 대한 논쟁을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 아프리카계인 영화배우 대니 글로버 씨와 코리 부커 연방 상원의원과 함께 여러 법학자와 경제학자, 민권운동 지도자들이 증언했는데요. 글로버 씨는 1863년 노예해방령으로 자유의 몸이 된 흑인 노예의 증손자라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배상이라면,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배상한다는 겁니까?
기자) 그게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워낙 시간이 많이 지나서 실제 노예였던 사람들은 이미 다 사망했고, 그 후손만 남아 있는데요. 누가 노예 후손인지 확인하기 힘들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 배상 방식과 관련해서는 여러 안이 나왔는데요. 노예 후손들의 정신과 진료 지원, 역사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대한 기간시설 투자, 또 직접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요 정치인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봅니까?
기자) 이번 청문회는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지지 속에 열렸는데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인 코리 부커와 엘리자베스 워런, 카말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과 훌리언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역시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18일, 150년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지 모르겠다며,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는데요. 작가 코츠 씨는 19일 청문회에서 흑인들에 대한 탄압은 남북전쟁이 끝난 후 100년 동안 매코넬 대표가 살아있는 동안까지 계속됐다며, 매코넬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법안이 승인 받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별로 높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통과된다고 해도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사장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지난 2016년에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들 3명 중 2명은 흑인 노예 후손에 대한 현금 배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