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저농축 우라늄, 보유 한도 넘겨...백악관 “화웨이 완전 사면 아냐”

이란 아라크에 있는 중수로 핵 시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보유 한도를 넘겼습니다. 2015년에 체결한 핵 합의를 위반한 것이어서 관련국들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한다고 밝힌 가운데, 백악관 관리는 완전히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이 반도체 등과 관련한 일부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소식입니다. 앞서 이란이 합의에 규정된 저농축 우라늄 보유 한도를 넘길 있다고 위협했는데요. 결국, 한도를 넘겼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일, 이란의 저농축 우라늄(LEU) 보유량이 계획했던 대로 300kg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사찰관들이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2015년에 국제 사회와 체결한 핵 합의에 따라, 저농축 우라늄을 300kg까지만 보유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늘린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한 데 대한 맞대응입니다. 자리프 장관은 1일 기자들에게 앞서 저장 한도를 넘기겠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계획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 같은 조처는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 따른 이란 권리의 일부라고 주장했습니다. 핵 합의를 위반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의 권리라니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이란은 JCPOA의 36조를 지적했습니다. 핵 합의 당사국들이 경제적 의무를 약속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이 조항에 따라 핵 보유량을 늘릴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지난 5월 초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 제재에서 중국과 한국 등 일부 국가에 인정했던 ‘한시적 예외’ 조처를 중단했는데요. 그러자 이란은 JCPOA 36조에 따라 우라늄 해외 이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JCPOA 전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체결한 합의의 정식 이름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 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체결한 합의인데요. 이란이 핵 계획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서방 국가들이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에 핵 합의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고요. 지난해 11월, 이란산 원유 거래 금지 등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전 복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저장 한도를 넘긴 대해 합의 당사국들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이란과 가까운 관계인 러시아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핵 합의 당사국들에게 과잉 반응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1일, 이란이 300kg 한도를 넘긴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앞서 일들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주장했는데요. 이란이 미국의 제재로 “전례 없고 상상하기 힘든”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동시에 이란 측에도 책임 있는 행동을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영국은 관련국들과 함께 다음 조처를 급히 고려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란에 대해 우라늄 보유량을 다시 한도 이하로 낮추라고 촉구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2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란이 즉각 과도한 조치를 원상복귀하고 핵 의무 파기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이란과 적대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즉각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기자) 백악관은 1일 성명을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지도자들이 행동 방침을 바꿀 때까지 이란 정권에 대한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란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고 또 자신들이 무엇을 갖고 놀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불장난을 그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계속 저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늘리면,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기자) 사실 저농축 우라늄 자체는 위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란이 마음 먹을 경우, 무기급 우라늄 생산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제한하는 겁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미국을 제외한 합의 당사국들과 이란 간의 정례 회의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렸는데요. 진전이 없었습니까?

기자) 네, 6월 29일부로 인스텍스(INSTEX)가 운용되기 시작했지만, 이란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자리프 외무장관이 밝혔습니다. 인스텍스는 미국의 제재를 피해 달러화를 사용하지 않고 이란의 금융 결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장치인데요. 이란산 원유와 가스 등을 유럽 제품과 교환하는 물품 교환 방식으로 교역하게 하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은 지난주 회의가 이란 합의를 살릴 마지막 기회라고 경고했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계획인가요?

기자) 네, 이란 외무부는 유럽 국가들이 인스텍스 활성화를 위해 실질적인 조처를 하지 않으면, 추가로 핵 합의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란은 앞서 7월 7일을 마감 시한으로 정해놓은 바 있는데요. 이때까지 만족할 만한 조처가 나오지 않으면, 3.67%로 유지해야 하는 우라늄 농축 한도를 20%까지 높이겠다는 겁니다. 자리프 장관은 1일, 다음 단계는 3.67% 농축 한도에 관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요즘 이란과 미국 사이에 중동에서 긴장이 계속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무인기가 이란군에 격추됐는데요. 이란은 무인기가 자국 영공에 들어와 격추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측은 공해상을 비행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 작전을 세웠지만, 공격 개시 10분 전에 취소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에 대화를 제의하고, 이란 문제와 관련해 서두를 게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광둥성 동관 시에 있는 화웨이 회사 건물.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협상을 재개한다고 발표하면서, 화웨이에 대한 제재도 완화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와 관련해 백악관이 추가 설명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는 부품만 대상이고 민감한 부품은 제외된다는 겁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30일 폭스뉴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커들로 위원장은 ‘일반 사면’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완전히 제재를 풀어주는 아니라는 얘기군요.

기자) 네, 커들로 위원장은 화웨이가 필요로 하는 부품 가운데 다른 나라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들에 한해서 상무부가 일부 추가 허가를 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또 앞으로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화웨이 문제가 계속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 어떤 회사인가요?

기자) 네, 화웨이는 중국에서 제일 큰 통신장비 업체인데요. 한국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 업체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에 화웨이와 60여 개 관련사를 수출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런 조처를 거죠?

기자) 화웨이가 미국 기업들의 기술을 빼돌리고, 이른바 ‘뒷문(backdoor)’을 이용해 중국 정부에 민감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이 같은 조처에 따라, 화웨이와 미국 회사들 간의 거래가 대부분 금지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 회장의 딸로 현재 캐나다에 억류 중인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미국 송환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회담한 , 제재 완화 발표가 나온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시 주석과 별개 양자 회담을 가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화웨이 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화웨이가 만드는 여러 제품에 들어가는 엄청난 양의 부품을 보내고 판매한다면서, 계속 이런 제품을 팔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미국 첨단 기업들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요청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트위터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화웨이 규제 완화 조처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미국 정치인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화당 중진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6월 30일, NBC 방송의 ‘밋더프레스(Meet the Press)’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에 크게 양보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큰 반발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미국 정치권은 화웨이가 중국 정보 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우려합니다. 반면에 미국 반도체 업계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중국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화웨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에서 조심스럽지만 환영한다는 분위기인데요. 하지만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차이나데일리(China Daily)’는 지난 6월 29일 자 논평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두 나라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커졌지만, 꼭 합의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 관련 결정을 협상이 마무리된 후로 연기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 많은 일이 정해지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상태라는 겁니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이 다른 나라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도구로 종종 사용되는 매체입니다.

진행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9, G20 회의와 관련한 성명을 냈는데, 화웨이 얘기는 없었습니까?

기자) 없었습니다. 왕이 부장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회담이 전 세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양국이 두 정상 간의 합의를 따른다면 상호 존중하는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겁니다. 하지만 화웨이 문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혀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새로 재개되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에서 과연 합의가 나올 수 있을지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SK하이니스의 반도체 부품.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1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과 TV,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소재 등의 수출을 제한한다는 겁니다. 일본 정부는 오는 4일부터 해당 규정을 시행할 계획인데요. 한국의 주요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이번 조처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에 오른 품목이 어떤 건지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기자) 반도체 세정에 쓰이는 에칭가스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있는데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3D 프린팅 제조 등에 쓰이는 겁니다. 또 반도체 기판 제작에 쓰이는 리지스트도 이번 규제 대상에 포함됐는데요. 모두 일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70%~90%에 이르는 품목들입니다.

진행자) 이들 품목 수출을 어떤 식으로 제한한다는 겁니까?

기자) 네, 일본은 그동안 이 세 가지 품목의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정책을 한국에 적용해왔는데요. 이제 한국을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매번 수출할 때마다 따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건데요. 그러면 90일 정도가 소요되는 등 수출에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진행자) 일본이 이런 조처를 겁니까?

기자) 네, 일본은 양국 간의 신뢰가 크게 손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이 강제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만족할 만한 해결 방안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건데요.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는 대화를 계속할 수 없다고 일본 정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강제 징용 배상 문제라면 지난해 한국에서 나온 판결 얘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일본 최대 스테인리스 철강 업체인 ‘일본제철(신일철주금)’에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직접 배상하란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한화로 1억 원, 미화로 약 8만6천 달러씩을 4명에게 각각 배상하라고 했는데요. 일본은 지난 1965년에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맺은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이 문제가 모두 일단락됐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쪽에서 타협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양국 기업에서 기부금을 받아 공동으로 희생자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자는 내용이었는데요. 일본 측이 거부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또 위안부 배상 문제와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이번 일본 조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성윤모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일본 측 조처를 깊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일본 측 조처에 맞대응하는 한편, 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삼성전자 기업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 업체인 삼성전자는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만 말했고요. 다른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재고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 등을 강구중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워낙 일본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이라 재고 준비가 쉽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로 일본 업체는 영향 받지 않나요?

기자) 한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1일, 일본 정부 발표가 나오자 관련 업체 주가가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