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 결정은 “법무부 무기화” 맹비난…몬태나주, 청소년들이 제기한 기후 소송 재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연방 검찰의 기소 결정은 법무부의 무기화라고 맹비난하며 주말 대선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몬태나주에서 청소년들이 주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기후 소송 재판이 시작됩니다. 이어서, 대학 입학 과정에서 학교 측이 학생의 인종이나 민족성을 고려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이 찬성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여론조사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주 연방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기소 결정을 내렸는데요. 주말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조사해 온 잭 스미스 특별 검사가 지난 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37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말 유세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며 특검의 기소는 내년 대선에서 자신의 승리를 막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뭐라고 했는지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네, 특검 발표 다음 날인 10일, 조지아주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주체인 법무부, Department of justice를 '부정' 또는 '부당'의 뜻인 'injustice'를 사용해 'Department of injustice'로 바꿔 불렀는데요. “바이든 정부의 무기화한 ‘부정한 부서’가 나를 터무니 없고 근거 없이 기소한 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끔찍한 권력남용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악랄한 박해는 정의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이 최대 경쟁자인 자신의 대선 운동을 방해하고 또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 씨에 관한 연방 의회의 조사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자신에 대한 범죄 혐의를 조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그들이 우리의 움직임을 막고 미국민의 의지를 좌절시키기 위해 마녀사냥을 했다”고 말하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조사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미스 특별검사를 향해 “미치광이”라며 부르는 한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대해선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을 공산당에 비유해 “공산주의자들이 승리해 미국을 파괴하거나 우리가 공산주의자들을 파괴하거나 둘 중 하나”라며 “이것은 우리의 마지막 전투”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당 소속이지만, 동시에 경쟁자인 사람들이 있죠? 공화당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 경선 주자들 역시 법무부의 결정에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날은 국가의 슬픈 날이라고 언급했고요.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이 국민들에게 기소에 관한 모든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지난 수년간 법무부가 정치화되는 것을 봐왔다며, 이것이 법무부의 정치화 또는 무기화인지를 국민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경선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어떤 반응이었습니까?

기자) 디샌티스 주지사 역시 공화당 행사에서 법무부를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뒤는 열성적으로 쫓으면서 과거 이메일로 국가기밀을 주고받았지만 불기소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나, 탈세 의혹 수사를 받는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씨에 관해서는 수동적인 이유가 뭐냐고 지적하며, “이 나라엔 하나의 정의 기준이 필요하고, 나의 정부에선 정부의 무기화를 완전히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후보도 있습니다.

진행자) 누구입니까?

기자) 에이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지금까지의 증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못했음을 보여준다며, “공화당은 트럼프를 옹호하면서 영혼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선 후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에 부담을 느낀다고 언론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법무장관이 법무부의 결정을 두둔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이번 기소는 “매우 치명적”이라고 말하며, 부당한 정치적 공격이라는 대부분 공화당 인사들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바 전 장관은 11일 폭스뉴스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렇게 많은 문건이 거기(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라라고 자택)에 있었다는 것과, 그 문건들의 민감성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기밀 문건들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혐의는 아주 확실하다고 본다며, “해당 혐의의 반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는 끝장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법적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 문서들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은 완전히 틀렸다”며 “그 문서들은 국립기록문서관리청에 있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바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모한 행동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여기서 트럼프를 마녀사냥의 희생자로 내세우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은 혐의가 총 37개나 되는데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정리해 볼까요?

기자) 법원이 9일 공개한 공소장을 보면, 국방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가 31건이고요. 나머지 6건은 문건 은닉, 허위 진술 등과 같은 사법 방해와 관련한 혐의입니다. 만약 국가 보안 문서의 무단 보관을 범죄로 규정하는 방첩법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위반 사례당 최고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계속 대선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기자) 법적으로 유죄 판결로 대통령 출마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대선 출마를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무죄 판결을 받을 것을 예상한다며 “나는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입니다.

미국 몬태나주 콜스트립에 있는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은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로 가보겠습니다.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는데, 소송을 제기한 원고가 청소년들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몬태나주 청소년 16명이 주의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주를 상대로 기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주의 정책이 기후변화 문제를 심화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누릴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소장을 제기한 건데요. 관련 소송이 12일 시작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이렇게 청소년들이 제기한 기후 환경 관련 소송이 재판까지 간 경우가 있었나요?

기자) 아니요. 이번이 처음입니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끄는 건데요. 해당 재판이 시작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아워칠드런스트러스트(Our Chilren’s Trust)’라는 환경 단체는 지난 2020년, 몬태나주에서 5살~22살의 원고들을 대신해 법원에 소장을 제기했습니다. 이 단체는 각 주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등 어린 원고들을 대신해 환경 관련 소송을 제기하는 일을 하는데요. 대부분의 주에서 관련 소송은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기각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몬태나주에서는 어땠습니까?

기자) 공화당 소속인 오스틴 크누드슨 주 법무장관이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며 해당 소송을 기각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주 대법원이 지난 6일 해당 소송을 기각해달라는 주 정부 요청에 대해 “개입할 의향이 없다”고 거부하면서 결국 재판이 열리게 된 겁니다.

진행자) 다른 주에서는 다 기각됐는데 몬태나주에서는 재판이 열리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몬태나주 헌법에 있는 이례적인 내용 때문입니다. 몬태나주에는 공무원들이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조항이 있는데요. 이런 유사한 헌법 내용이 있는 주는 펜실베이니아와 매사추세츠, 뉴욕주 등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진행자) 법원이 이런 내용을 근거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앞서 몬태나주 지방법원 판사는 청소년들이 제기한 소송을 다루되, 범위를 크게 좁히도록 결정했는데요. 비록 원고들이 승소하더라도 공무원들에게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수립하도록 명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재판을 하는 의미가 없는 것 아닙니까?

기자) 환경 단체 측은 재판 과정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청소년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보고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영향을 받을지를 공론화할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2주 동안의 재판 과정에서 원고 측 변호인들은 석유와 가스, 석탄 개발을 추진하는 주 공무원들을 소환할 계획인데요. 재판 결과가 상징적인 승리에 불과하고 또 화석 연료에 친화적인 몬태나주에 즉각적인 정책 변화가 이어지지 않을지라도, 다른 주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최근에도 몬태나주에서는 환경운동가들의 요구에 반대되는 결정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몬태나주 의회는 최근 화석 연료 산업에 유리한 조처를 통과시켰는데요. 재생 에너지를 장려하려는 지방 정부의 노력을 억제하기 위해 석유와 가스, 석탄 에너지 관련 산업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 비용을 인상했습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교내에서 학생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미국 대학 입학 정책에 관한 소식 보겠습니다.

기자) 네, 학생들의 인종이나 민족성을 별도로 고려하는 대학 입학 정책에 대해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내용인데요. 이 조사는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5천 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진행자)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학생들의 인종이나 민족성을 대학 입학 과정에서 고려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하는 의견보다 더 높았습니다. 반대한다는 응답률은 50%로 절반을 차지한 반면, 찬성한다는 응답률은 33%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세부적인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인종별, 혹은 정치 성향별로 응답률에 차이가 났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큰 틀로 보면 백인과 아시아인, 그리고 흑인과 히스패닉 이렇게 두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백인과 아시아인의 경우 인종 등을 대학 입학 과정에 고려하는 것에 반대하는 응답률이 57%와 52%로 두 인종 모두 과반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흑인과 히스패닉은 반대한다는 응답률이 10%P 이상 낮았는데요. 각각 29%와 39%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정치적 성향에 따른 응답률 차이도 볼까요?

기자) 네, 정치적 성향별로는 공화당 지지 혹은 공화당 우호 성향의 응답자들은 대학 입학 과정에 인종 등을 고려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응답률이 7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았고요. 반면, 민주당 지지 혹은 민주당 우호 성향의 응답자들은 절반이 넘는 54%가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여론조사가 특히 관심을 받은 이유는 대법원에서 이와 관련한 판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이달 ‘소수계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에 관해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소수계 우대 정책이 어떤 정책인지 간략하게 살펴보면요. 이는 대학 입시나 직장 채용 등에 있어 소수 인종이나 사회적 소수자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으로 주로 흑인이나 중남미계가 우대 대상입니다. 미국의 최고 명문대학으로 손꼽히는 하버드대학교 외에 미국 각지 유명 대학들이 입학 사정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정책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 정책으로 흑인과 중남미계가 대학 입학에 이익을 보는 동안, 아시아계는 불이익을 받는 등 역차별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시민 사회 단체 쪽에서 나온 건데요. 이와 관련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이 지난 2014년, 해당 정책으로 아시아계 학생들이 피해를 봤다며 하버드대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SFA는 또 노스캐롤라이나대에 대해서는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들이 입시에서 차별받고 있다며 별도의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이러니까 이 두 개의 소송에 대해 대법원 결정이 곧 나올 것이라는 설명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법원에 앞서 하급심에서는 재판부가 대학의 손을 들어주며 이 정책이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대법원 결정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현재 대법원은 총 9명의 대법관 가운데 6명의 대법관이 보수 성향, 그리고 나머지 3명의 대법관이 진보 성향으로 보수 우위의 상황입니다. 따라서, 해당 정책에 반대하는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해당 사건에 대한 대법원 심리가 열렸는데요. 예상대로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은 대학 입시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데 대해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이 대표적으로, 토머스 대법관은 소수계 우대 정책의 장점으로 꼽히는 학생의 다양성 확보에 대해서 이것이 교육에 어떻게 유용한지 설명해 보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