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연방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망명 정책을 일단 그대로 유지하라고 항소 법원이 결정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7월 신규 고용 건수가 시장 전망치보다 살짝 낮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과열된 노동 시장 상황이 다소 완화됐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검 기소와 관련해 법원에 출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3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출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날 오후 3시 20분쯤 법원에 도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30분간 기소인부절차를 진행했는데요. 법원 청사 주변의 일부 도로가 통제되는 등 삼엄한 경비 속에 절차가 진행됐고요.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법원 앞에 몰려들었지만, 큰 혼란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먼저 들어볼까요?
기자) 법원에 도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선 지문 채취를 했습니다. 하지만 범인 식별을 위한 얼굴 사진, 일명 ‘머그샷’은 찍지 않았는데요. 공적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는 이유로 생략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재판 초반을 담당하는 목실라 우파디야 연방 치안 판사를 만났습니다. 우파디야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패배 결정을 뒤집기 위해 공모한 혐의를 읽고 또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직면할 징역형에 관해서도 나열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Not guilty)라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가 총 4가지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일 연방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 정부를 사취하려 한 음모, 선거인단 투표 인증을 위한 공식 절차를 방해하려 한 음모, 투표권 등 시민의 권리 행사를 박탈하려 한 음모 그리고 공무 절차 방해와 방해 시도 혐의 등으로 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는 마쳤는데 다음 절차는 뭡니까?
기자) 우파디야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도록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다음 심리는 오는 28일로 잡았는데요. 다음 공판부터는 해당 사건을 배정받은 타냐 처트칸 워싱턴 D.C. 연방 판사가 심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법원에서 나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 리조트로 돌아가기 위해 바로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으로 향했는데요.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이번 기소는 ‘정치적 박해’라고 규정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늘은 미국에 매우 슬픈 날”이라며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하고 있고, 바이든을 앞서가는 사람에 대한 박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기소에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고 보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이 퇴임한 후 다시 돌아온 워싱턴 D.C.가 변했다는 점도 언급했는데요. “운전해 오며 오물과 부서진 건물과 벽, 낙서를 보는 것도 매우 슬펐다”며 “이곳은 내가 떠난 곳이 아니다.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는 것이 매우 슬프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법원 출석을 앞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부패하고 조작되고 도둑맞은 선거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구속되기 위해 나는 이제 워싱턴 D.C.로 간다”며 기존의 부정 선거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렇게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 것이 이번이 세 번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등과의 성 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제공하면서 사업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4일 뉴욕주 맨해튼법원에 출석했습니다. 또 지난 6월 13일에는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특검에 의해 기소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석한 바 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두 차례 진행된 기소인부절차에서도 모두 무죄를 주장했었습니다.
진행자) 앞선 두 사건에 대한 재판은 언제 열릴까요?
기자) 뉴욕주 성 추문 입막음 재판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고요. 국가기밀 유출 관련 재판은 내년 5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 결과 전복 시도와 관련한 재판은 언제 열릴지 아직 불분명한데요. 내년 대선에 도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위한 예비 경선을 치르면서 재판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출석한 법원이 의사당과 가깝다고 하더라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결정이 나온 이유가 바로 또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은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을 막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했고요. 사건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지옥같이 싸우라"고 촉구했었습니다. 의사당 난입 사건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미국을 큰 충격에 빠트렸는데요. 따라서 이번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기소 혐의는 앞선 두 건의 기소보다 훨씬 중대한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해서 기소된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지금까지 1천 명 이상이 기소됐습니다. 그중 약 700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출석한 바로 그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요. 560명 이상은 최고 18년에 달하는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제 기소되면서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 유권자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최근 기소 직후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공화당 유권자들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7%로 지지율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의 13%와 여전히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공화당 유권자의 2/3는 이번 기소에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는 트럼프 전 대령의 주장에 동조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도 그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공화당 지지자의 약 절반이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따라서 로이터통신은 이번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지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망명 정책과 관련해 법원에서 새로운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항소법원이 3일, 남부 국경에서 망명을 제한하는 정부의 현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허용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질서 유지를 위해선 새 망명 규정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 바이든 행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정부의 새 망명 규정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미국에 불법 입국하다 적발돼 추방된 사람은 5년 동안 합법적인 입국을 금지하고요. 적발될 경우 형사 처벌도 가능합니다. 또 이주자가 망명을 신청하고자 할 경우 미국 국경을 넘기 전에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출시한 스마트폰 앱 ‘CBPOne’을 통해 망명 신청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다만, 일부 예외는 있는데요. ‘임박하고 극단적인 위협’에 직면한 사람이나 성인 동반자가 없는 어린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새 규정이 왜 법원에 올라가게 된 겁니까?
기자) 이민 옹호 단체들이 정부 정책은 이민법에 어긋난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인권 단체들은 정부의 새 정책은 미국 땅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입국 경로와 관계없이 망명을 요청할 수 있다고 보장한 이민법 위반이며, 미국처럼 망명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제3국에서 보호를 요청하게끔 함으로써 이주자들을 위험에 빠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하급법원에서는 어떤 결정이 나왔습니까?
기자)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 법원의 존 타이거 판사는 지난달 27일, 바이든 행정부의 망명 정책에 대해 무효 결정을 내렸습니다. 타이거 판사는 판결문에서 미국 법은 불법 월경이 망명 신청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8월 7일부로 규정 시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는데요. 이에 정부가 바로 제9 항소 법원에 항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항소 법원의 결정으로 새 망명 규정을 둘러싼 법적 싸움은 끝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날(3일) 항소 법원에서는 하급 법원 판결에 대한 효력 정지 청구가 받아들여진 겁니다. 그러니까 해당 규정에 대한 적법성을 따지는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일시적으로 해당 규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진행자) 정부는 왜 해당 규정을 계속 유지해달라고 요청한 겁니까?
기자) 정부 규정으로 그간 억제돼 왔던 난민들이 대거 국경으로 몰려올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명분으로 도입했던 ‘타이틀42’가 지난 5월11일 자정 부로 종료된 이후 더 많은 사람이 국경으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요. 이에 정부가 무단 월경자를 차단하기 위해 새 망명 정책을 도입한 건데요. 정부 집계에 따르면 타이틀 42가 종료된 지난 6월, 국경순찰대가 체포한 불법 입국자 수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새 규정이 불법 입국자를 줄이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된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인권 단체들은 “타이틀 42가 만료된 후 월경 감소에 대한 책임이 규정 자체에 있다는 증거를 정부는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정부는 사람들이 합법적인 경로로 미국에 오도록 장려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심각한 결과를 부과하는 새 규정은 이민 정책의 근간이 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동안 규정 없이 망명 신청자들을 처리했다가 이후 다시 규정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몇 달간 현 규정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미국의 경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신규 고용 건수가 발표됐죠?
기자) 네, 노동부는 4일 비농업 부문에서의 신규 고용 건수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 7월의 신규 고용 건수는 18만7천 건인데요. 이는 '다우존스'가 예상했던 20만 건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신규 고용 추세는 어떤가요?
기자) 올해 들어서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면서 전체적으로는 우하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용 건수는 올해 1월 47만 건 이상으로 집계된 이후 2월부터 5월까지는 20만 대를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6월에 18만5천 건을 기록한 뒤 이번에 다시 2천 건이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어느 부문에서의 신규 고용이 많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의료 서비스 부문에서의 신규 고용이 6만3천 건으로 많았고요. 이와 함께 사회 지원 부문에서는 2만4천 건, 금융 부문 1만9천 건, 소매업에서 1만8천 건의 신규 고용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신규 고용을 이끌어 왔던 레저 및 접객 부문에서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낮은 1만7천 건의 신규 고용이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를 이야기할 때 최근 계속해서 핵심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물가 상승 문제, 그리고 이와 관련한 노동 시장의 과열 상황인데요. 방금 이야기한 추세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노동 시장 과열 양상이 점차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날(4일) 발표에 앞서 나온 기업의 구인 건수 상황도 이런 평가와 궤를 같이합니다. 6월 기준 기업의 구인 건수는 약 960만 건으로 이는 2년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기업의 구인 건수가 줄었다는 것은 노동 수요가 다소 감소했다는 의미로, 각 업체가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서 벌이는 경쟁이 다소 완화했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고용 건수와 함께 실업률도 함께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7월의 실업률은 3.5%로 집계됐습니다. 앞선 6월의 실업률 3.6%에서 다소 떨어진 것으로, 실업자는 580만 명 수준입니다. 지난 16개월 동안 실업률은 3.5%에서 3.7%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기업의 구인 건수가 약 960만 건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6월 현재 실업자 1명당 열려 있는 일자리는 약 1.6개입니다. 올해 초 1.9개에서 내려간 겁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노동 자료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4일) 성명을 내고 자신이 취임한 뒤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021년 1월 취임 후 2년 반 동안 이뤄진 고용이 1천340만 건이라면서, 이는 다른 역대 대통령의 4년 재임과 비교해 볼 때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미국의 경제 상황이 바로 '바이드노믹스'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번 노동부 자료에는 근로자들의 시급도 발표됐는데요. 이 부분도 살펴볼까요?
기자) 7월 근로자의 월간 시급 인상률은 0.4%로 전달과 동일합니다. 연간 인상률은 역시 전달과 마찬가지로 4.4%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시급 인상률이 좀 낮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왜 내 월급 인상이 줄어들기를 바라지?'하고 의아할 수 있을 텐데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한 매장에서 근로자를 확보하기 위해 시급을 올렸다고 해 보겠습니다. 매장 입장에서는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인상된 근로자의 시급을 메워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결국 소비자에게 파는 상품의 가격을 올려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결국 물가가 올라가는 건데요. 때문에 물가 상승률 관리라는 측면에서 연준은 시급 인상률이 내려가기를 바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방금 연준의 물가 상승 억제에 관해서 이야기했는데요. 연준은 이를 위해서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해서 지난달까지 11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서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가 됐습니다. 2001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연준의 다음 기준금리 발표는 오는 9월로 예정되어 있는데요. 시장은 이때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단, 이 기간 나오는 물가와 노동 시장 자료가 연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6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 오르며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연준이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은 2%대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