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장관, ‘트럼프 기소’ 특검 옹호…새 총기규제법, 총기 밀매 단속 강화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의혹에 관해 조사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옹호했습니다. 작년에 시행에 들어간 새로운 총기 규제법이 멕시코로 밀매되는 총기 불법 거래를 막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이 미국 원주민 아동의 입양과 부양에 있어서 원주민에 우선권을 주기로 한 연방법이 위법이라는 소송을 기각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문서 유출 의혹으로 기소된 이후 연방 법무부 쪽에서 처음으로 반응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이 14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연방 형사 수사를 진행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옹호했습니다. 갈랜드 장관은 스미스 특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것은 법무부의 무기화라는 일부 공화당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는데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두해 기소인부절차를 진행한 이후, 법무장관이 해당 사안에 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갈랜드 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연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 사안과 관련이 없는 행사가 14일 법무부에서 열렸고요. 행사가 다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에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질문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갈랜드 장관이 뭐라고 하면서 특검 입장을 대변했습니까?

기자) 갈랜드 장관은 “내가 앞서 스미스 특검을 임명할 때 말했듯이, 법무부의 독립성과 책임에 대한 약속을 보여주기 때문에” 특검을 임명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스미스 특검은 베테랑 검사”라며 “그는 청렴과 법치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공유하는 경험 많고 재능 있는 검사와 요원들을 모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 관한 어떤 질문도 특검팀이 법정에 제출하는 자료로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더 자세한 언급은 피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연방 범죄로 기소된 경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11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출마 선언을 한 상태인데요. 아직 재판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선거 운동을 하면서 재판을 함께 준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이번 기소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 “법무부의 무기화다”라고 비판하는 거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통, 죄가 없는 사람이 억울한 희생자가 됐을 때 마녀사냥이라고 하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은 기밀문서를 취급하는 데 있어 잘못한 일이 없다며, 자신에 대한 37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또 있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기밀문서 취급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지만, 기소까지 이어지지 않았는데 본인만 기소됐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주장이 타당한 건가요?

기자) 여러 전문가와 언론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정말 마녀사냥이 맞는지에 관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실수였든 의도가 있었든 공직자들이 기밀문서를 제대로 보관하지 못한 사례는 종종 있는 일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공직자들의 경우는 좀 다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다른 공직자들의 사례를 살펴보죠?

기자)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기밀문서 유출 보도가 나온 건 올해 1월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개인 변호사들이 작년 11월, 바이든 대통령이 개인사무실로 쓰던 워싱턴 D.C.의 한 싱크탱크에서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백악관은 이에 대해 기밀문서 발견 즉시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통보해 문서를 회수하게 했고 법무부에도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법무부도 바이든 대통령의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수색을 통해 기밀문서를 추가로 확보했고요. 갈랜드 전 장관은 올 1월에 로버트 허 특검을 임명해 관련 사안을 조사 중입니다.

진행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자택에서도 기밀문서가 발견됐었죠?

기자) 네, 펜스 전 부통령 변호사들도 자체 수색 결과 지난 1월 기밀 표식이 있는 12건의 문서를 발견해 법무부에 넘겼는데요. 이후 법무부가 펜스 전 부통령 자택을 수색해 추가로 기밀문서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달 초 관련 조사가 마무리됐으며, 펜스 전 부통령을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은 어떤 경우입니까?

기자)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으로 재임하던 지난 2009년~2013년, 개인 이메일 계정과 개인 서버를 통해 정부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이 밝혀졌습니다. 2015년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수천 건의 이메일을 삭제한 사실도 드러났는데요. 이듬해에 당시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클린턴 전 장관이 기밀정보를 다루는 데 “매우 부주의했다”고 비판하면서도, 기소를 권고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당국자들의 사례와 비교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고의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른 세 사례는 기밀문서 발견 즉시 당국에 알리고 반환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국이 소환장을 통해 문서들을 돌려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는 겁니다. 스탠퍼드대학의 데이비드 스크런스키 법학 교수는 “민감한 군사 정보가 포함된 문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것을 의도적으로 계속 갖고 있는 것은 범죄 행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기밀문서를 갖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공소장을 보면 그런 사실이 명확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문서를 숨기려고 시도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인데요. 국가보안법 전문가인 마크 자이드 변호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펜스 전 부통령은 기밀문서를 적절하게 처리했고 이로 인해 문제가 종결됐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도 당국과 협력했다면 기소까지 가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기소를 ‘정치적 박해’로 몰고 가면서 지지자들이 더 결집하는 모습입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14일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정신 나간 잭 스미스가 정치적 기소를 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66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캠프에 따르면 지난 13일 뉴저지주 모금 행사에서 210만 달러, 온라인에서 450만 달러의 후원금이 각각 들어왔는데요. 12일 로이터와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의 80% 이상이 이번 기소에 정치적인 동기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 동부 연방 검찰이 제공한 시날로아 카르텔로부터 압수한 무기와 탄약 사진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새로운 총기 규제법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총기 불법 거래 단속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기 밀매에 엄격한 처벌을 부과한 총기법의 시행으로 특히 멕시코로 가는 불법 무기 유출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법무부는 14일, 지난해 마련된 새로운 총기 규제법에 따라 총기 밀매와 차명 구매에 대한 식별과 처벌이 강화되면서 100명 이상을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총기법이 어떤 법인가요?

기자) 작년 6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더 안전한 지역사회법’입니다. 의회에서 거의 30년 만에 총기 규제법이 마련돼 화제가 됐었는데요. 이 법은 18세에서 21세 사이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를 확대하고요. 본인이나 타인에게 위협을 줄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으로부터 법원이 총기를 압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적기법’을 시행하는 주에 인센티브를 줍니다. 또 일련번호가 없고, 추적하기도 더 어려운 이른바 유령총을 통제하고, 총기 밀매 단속을 위한 자원을 더 늘리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 법이 지난 1년간 시행되면서 무기 밀매를 막는 데는 도움이 됐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리사 모나코 법무부 부장관은 14일 법무부와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이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새로운 법안의 총기 밀매 조항은 남서부 국경에서 특히 유용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모나코 부장관은 연방 검찰에 의해 제기된 총기 밀매 사건의 절반 이상이 텍사스나 애리조나 등 남부 국경에 인접한 주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 지역은 멕시코와 맞닿은 지역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최근 몇 년간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밀수되는 마약이 급증하면서 대중의 관심이 쏠렸죠. 반대로 총기가 미국에서 멕시코로 불법 유출되는 것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멕시코 국경 당국자들은 총기 밀매 역시 국경 양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마약 거래만큼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무기가 멕시코로 밀반입되고 있을까요?

기자) 정확한 수치는 파악이 안 되는데요. 일 년에 약 50만 정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ATF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4~2018년 사이 멕시코에서 회수된 총기를 추적한 결과 거의 70%가 미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멕시코 정부는 그 비중이 거의 9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멕시코가 왜 미국으로부터 총을 밀수하는 걸까요?

기자) 멕시코의 엄격한 총기규제법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인구가 1억2천만 명이 넘는 멕시코에서 총기 상점은 육군이 운영하는 단 1곳에 불과하고요. 연간 약 50건의 총기 허가증을 발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총기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미국에서 총기를 불법으로 밀수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밀수된 총기는 주로 어디로 가나요?

기자) 카르텔이라고 하는 대형 마약 조직으로 갑니다. 따라서 더 큰 문제가 되는 건데요. 모나코 부장관은 “밀수된 무기들은 마약 카르텔이 지역 사회를 위협하고 주 당국을 도전하는 한편, 치명적인 마약 거래를 미국으로 확장하도록 힘을 실어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종과 관련한 연방법에 대해서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흔히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미국 원주민에 관한 건데요. 이들 원주민의 혈통을 보존하기 위한 연방법이 인종 차별적이라고 지적하며 소송이 제기됐는데, 연방 대법원이 이를 기각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법에 대한 소송이었죠?

기자) 지난 1978년에 제정된 '인디언아동복지법(Indian Child Welfare Act)'입니다. 이 법은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번 소송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원주민 아동의 입양 혹은 부양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 법은 원주민의 혈통을 보존하기 위해서 원주민 아동의 입양과 부양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서 친부모가 아동을 양육할 수 없게 될 경우, 해당 아동의 입양권을 원주민에게 우선적으로 주도록 한 겁니다. 그런데 이런 법이 인종 차별적이라며 소송이 제기된 겁니다.

진행자) 이 법이 만들어진 계기는 뭐죠?

기자) 앞서 언급했듯이 원주민의 혈통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이 법이 제정되기 전, 25%에서 35%에 달하는 원주민 아동이 가족 등으로부터 분리되어 다른 입양 가족 혹은 기관 등으로 보내졌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백인 가정에 입양됐고요. 혹은 이들을 동화시키려는 목적으로 기숙학교에 보내졌습니다. 인디언아동복지법은 이런 관행으로부터 원주민 아동을 보호하고 이들의 입양을 같은 원주민에게로 제한시켜서 원주민의 문화와 혈통을 지킬 수 있도록 보호 장치를 마련해 준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 법에 대한 소송이 언제 제기됐고, 또 어떤 부분이 차별적이라는 주장인가요?

기자) 네, 관련 소송은 지난 2017년에 제기됐습니다. 비원주민 세 가족과 텍사스주가 내무부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낸 건데요. 이들은 인디언아동복지법이 비원주민을 상대로 인종적으로 차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법이 수정헌법 14조에서 밝힌 '평등보호조항(Equal Protection Clause)'을 위반한다는 겁니다. 이에 더해, 입양 문제에 있어서 원주민에게 우선권을 주는 등의 정부 지침은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선 판결은 어땠죠?

기자) 연방 1심 법원과 항소심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아동의 입양 문제에서 원주민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 잘못됐다는 판단인데요. 하지만, 연방 대법원이 앞선 하급심 판결 내용을 뒤집은 겁니다. 총 9명의 대법관 가운데 7대 2로 이 소송이 기각됐습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원주민 아동 양육에 우선권을 준 조항이 수정헌법 14조가 밝힌 평등보호조항을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원고가 소를 제기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의회가 이 사안에 관해서 법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점도 대법원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도 입장을 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원주민 혈통과 문화를 보호하는 이 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은 원주민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것을 도와 원주민 아동을 보호한다고 말했습니다. 체로키 부족 등 주요 원주민 부족은 합동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이번 결정이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미국의 헌법 등을 고려해 내려진 판단으로 역사의 옳은 편에 서게 됐다며 반겼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