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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법원 출석해 '무죄' 주장…일리노이, ‘금서’ 지정 금지법 제정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럴에 도착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 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럴에 도착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 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기밀문건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법원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법원 주변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 시위에 대비해 사법당국이 경계 강화에 나섰습니다. 일리노이주에서 공립 도서관이 정당한 기준 없이 금서를 지정할 경우 주 정부의 보조금이 중단되는 법이 제정됐습니다. 이어서, 지난달 연간 물가 상승률이 4%로 집계되며 지난 2년여 기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인부절차가 미국 동부 시각으로 13일 오후 3시에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진행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출석 하루 전인 12일 자신이 소유한 마이애미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클럽에서 도착해 하룻밤을 묵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13일) 예정된 시각인 오후 3시보다 조금 먼저 법원에 도착했습니다. 이날 절차는 약 1시간 정도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한 것은 기소인부절차를 밟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이게 어떤 절차인가요?

기자)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어떤 혐의로 기소됐는지 등의 내용을 고지하고, 공소 사실에 대해서 피고가 인정하는지, 혹은 부인하는지 그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죠?

기자) 예상대로 모든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앞서 지난 4월, 맨해튼 법원에 출석해 기부인부절차를 밟을 당시 판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30여 개 혐의를 읽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 기소인부절차는 연방 대배심이 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결정을 내린 뒤 열린 건데요. 그렇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는 뭡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조사해 온 잭 스미스 특별 검사는 지난 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37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국방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가 31건이고요. 문건 은닉, 허위 진술 등과 같은 사법 방해와 관련한 혐의가 6건입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해 온 월트 나우타 씨 역시 기밀 유출을 적극 도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기소에 직면한 첫 전직 대통령이지만,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법원을 찾은 건 이번이 두 번째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월 뉴욕주에서 이른바 성 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됐고요. 4월 4일 뉴욕 맨해튼 법원에 출석해 기소인부절차를 밟았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성인영화 배우 등에게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변호사를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에 관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 결정이 났었는데요. 하지만 당시는 연방 대배심이 아닌 뉴욕주 맨해튼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내린 거였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날 마이애미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많이 몰려들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 측 인사들이 지지층에 시위를 촉구하면서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많은 지지자가 집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 과거 자신이 사면한 로저 스톤 씨와 인터뷰하면서 “우리나라는 시위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것은 수치스러운 기소이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행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애미로 향하며 또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이애미로 출발하기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렸는데요. 자신이 재선에 성공한다는 전제하에, “나는 미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인 조 바이든과 바이든 일가의 모든 범죄 그리고 모든 선거와 국경 그리고 우리나라를 파괴하는데 연루된 모든 이를 추적할 진짜 특별 검사를 임명할 것”이라고 밝히며 자신이 특검 조사를 통해 기소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마이애미 당국은 이날 경계 수위를 높였다고 하는군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당국이 경계를 강화했습니다. 프랜시스 수아레스 마이애미 시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도시에서, 우리는 분명히 헌법을 믿으며, 사람들이 스스로 표현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우리는 또한 법과 질서를 믿는다”며 “내일이 평화롭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시위대 간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면하게 될 판사도 관심을 끌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에일린 캐넌 판사에게 이번 사건에 배당됐는데요. 캐넌 판사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기밀문서를 찾기 위해 작년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라라고 자택을 압수수색 한 이후, 이를 통해 확보된 자료들을 독립적으로 검토할 특별조사관을 임명한 판사입니다.

진행자) 당시 캐넌 판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그런 결정을 내렸죠?

기자) 맞습니다. 캐넌 판사는 작년 9월 특별조사관 지명을 허가하면서, 특별조사관이 임명될 때까지 법무부의 수사를 중단시켰습니다. 그러자 법무부는 기밀 문건에 관한 검토를 중지시킨 것은 국가 안보 평가를 저해할 수 있다며 반발했고요. 이후 항소법원이 캐넌 판사의 결정을 뒤집으면서 특별 조사관은 해체됐습니다.

진행자) 기소인부절차 이후 재판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다음 심리 일정이 언제로 잡힐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전문가들은 재판을 시작하는 데 몇 달이 걸릴 수 있고,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하는데요. 성 추문 입막음 관련 뉴욕주 재판은 내년 3월부터 진행될 예정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대선 출마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마이애미 법원에 출석한 후 바로 뉴저지주로 가 자신이 소유한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재선 캠페인을 위한 모금 행사를 주최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12일 시카고 시내 한 도서관에서 금서 지정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12일 시카고 시내 한 도서관에서 금서 지정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일리노이주가 책과 관련한 법을 제정해서 관심을 끌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리노이주가 공립 도서관이 정당한 기준 없이 금서를 지정할 경우, 주 정부의 보조금을 끊어버리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제이 로버트 ‘J.B.’ 프리츠커 주지사가 12일 해당 법안에 서명했는데요. 미국에서 현재 금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렇게 법으로 금지 도서 지정을 금지한 주는 일리노이주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법안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주 내 공립 도서관에서 ‘당파적’ 또는 ‘신조’에 따른 이유로 금서를 지정할 수 없고요. 만약 이를 어기는 도서관은 주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새 법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데요. 일리노이주 사서이기도 한 알렉시 지안눌리어스 주 총무장관은 “우리는 모든 책이 모든 각 도서관에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어떤 책이 유통되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사서들의 경험과 교육을 신뢰하도록 하는 것”이 이 법이 요구하는 바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금서 지정이 왜 논란이 되는 겁니까?

기자) 학교나 공공 도서관에서 LGBTQ 라고 부르는 성소수자와 유색인종에 관한 책, 인종 차별을 비판하는 책을 없애려는 쪽과 이를 지키려는 쪽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수 우파 진영에서 금서 지정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미국 도서관협회가 지난 3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도서관 책에 대한 검열 요구는 1천200건이 넘었습니다. 전년도인 2021년의 배 수준이자, 관련 조사를 실시한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겁니다.

진행자) 책 검열에 대한 입장도 소속 정당에 따라 다르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책 검열을 금지한 법안에 서명한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이고요. 법안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주도로 발의됐습니다. 민주당 소속 앤 스타바머레이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학교 도서관에서 특정 자료를 금지하라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받게 되면서 해당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법안에 관해서는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스타바머레이 의원은 주지사의 법안 서명식에 참석해 “아이들에게 지침이 필요하고 일부 생각이 반대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편협함을 이유로 지역 사회 전체에 획일적인 기준을 강요하기 위해 지방 정부를 무기화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었습니까?

기자) 소수당인 공화당 쪽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일리노이주 하원 공화당 대표인 토니 매콤비 의원은 이메일로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지방정부의 통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는데요. “우리 당은 책을 금지하는 것은 믿지 않지만, 책꽂이에 꽂히는 책의 내용은 고려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리노이주에서도 찬반 논란 속에 결국 법이 제정됐는데, 사서들이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습니까?

기자) 일리노이주 당국에 따르면, 주 기금을 받을 자격을 얻기 위해선 “자료들이 창작물에 기여한 사람들의 기원과 배경 또는 견해 때문에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미국 도서관협회의 도서관 권리장전을 채택하거나 또는 유사한 서약을 공립 도서관 측이 채택해야 합니다.

뉴욕시에 있는 한 주유소의 주유기. (자료 사진)
뉴욕시에 있는 한 주유소의 주유기.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미국의 물가 상승 관련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노동부가 13일 지난 5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는 앞선 달에 비해 0.1% 올랐습니다. 그리고 앞선 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4% 올랐습니다.

진행자) 이게 어느 정도 오른 건가요?

기자) 지난 4월 연간 물가 상승률은 4.9%였는데요. 한 달 만에 0.9%P 내려간 겁니다. 그리고 연간 물가 상승률이 4%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소비자물가지수 세부 지표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에너지 가격, 특히 자동차 연료 가격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앞선 달보다는 5% 이상 내려갔고요. 앞선 해 같은 기간보다는 20% 가까이 내려갔습니다. 에너지 가격과 함께 그동안 물가 상승을 이끌었던 식품 부문은 전달 대비 0.2% 올라 소폭 상승에 그쳤습니다. 반면, 렌트비 등과 같은 거주비는 전달과 비교했을 때는 0.6%, 그리고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8% 오르며 가격 상승세가 크게 완화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방금 에너지와 식품 부문이 언급됐는데요. 이 두 부문을 제외한 물가 지수도 함께 볼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에너지와 식품은 워낙 가격 변동 폭이 큰 부문으로, 보다 정확한 가격 변동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를 확인해야 합니다. 지난 5월의 연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5.3%로 앞선 달보다 0.2%P 소폭 내려갔습니다. 경제 전문 'CNBC' 방송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거론하면서, 5월의 물가 상승 속도가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대의 물가 상승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물가 자료에 대해 입장을 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연간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고 또 실업률도 4%대 아래를 기록하고 있다며 노동부가 발표한 물가 자료를 환영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있지만, 미국인들의 생활비 감축과 안정적이고도 꾸준한 성장 유지를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난 1년의 경제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물가 자료가 발표된 것은 내용 그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자료가 발표된 시점 역시 중요하다는 평가가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자료가 바로 연준의 기준금리 발표를 코 앞에 두고 발표됐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14일 6월 기준금리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회의를 앞두고 발표된 이번 자료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연준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총 10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가장 최근은 지난 5월로 연준은 당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는데요. 이로써 현재 기준금리는 5%~5.25%입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연준이 6월 인상을 건너뛴 뒤, 7월에는 다시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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