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연방 판사를 겨냥한 위협이 4천500건에 달했다고 미 연방보안관실이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파크랜드 총기 난사 사건 4주년을 맞아 총기 폭력 종식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대학 입학 시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제도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연방 판사들이 신변의 위협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연방 판사들을 겨냥한 위협이 4천5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연방보안관실(U.S. Marshals Service)이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인데요. 연방보안관실은 또 최근 미국에서 국내 테러가 증가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연방 판사들에 대한 위협이 갑자기 많아진 겁니까?
기자) 지난 몇 년간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로널드 데이비스 연방보안관실 국장이 밝혔는데요. "위협에 대한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데이비스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 전해와 비교하면 얼마나 늘어난 겁니까?
기자) 2020년에도 연방 판사들에 대한 위협이 4천 건이 넘었는데요. 5년 동안 400%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라고 언론은 지적했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이보다 위협 건수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누가, 어떻게 판사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데이비스 국장은 판사들에 대한 위협은 다양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살해 위협 등 말로만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판사의 판결에 앙심을 품은 일부 피고들은 판사들을 해코지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판사들에게 보복성 공격을 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몇 년 전 발생한 에스터 살라스 판사 아들 사망 사건을 들 수 있는데요. 지난 2020년 7월, 택배기사로 위장한 괴한이 뉴저지주에 있는 살라스 판사의 자택을 습격해 판사의 갓 스무 살 된 아들이 총에 맞아 사망했고, 판사의 남편도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었습니다.
진행자) 총격을 가한 사람은 누굽니까?
기자) 총격 용의자는 로이 덴 홀랜더 씨로, 스스로를 ‘반 페미니스트’ 즉 여권 신장론자들을 반대하는 변호사로 밝혀왔던 인물입니다. 홀랜더 씨는 살라스 판사 자택에서 총격을 가한 이후, 집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는데,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당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홀랜더 씨는 총격 사건 발생 전 맡은 소송에서, 살라스 판사에 대해 “오바마의 임명을 받은 태만하고 무능한 라틴계 판사”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는데요. 살라스 판사는 중남미계로서는 처음으로 뉴저지주 연방 지방법원에 임용된 여성 판사로 바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 임명됐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판사들을 겨냥한 위협이나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판사들의 신변 보호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연방보안관실이 미 전역의 94개 연방 법원의 보호 임무를 맡고 있고요. 또 범죄자 후송이나 탈주자 수색 업무도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선 범죄 용의자라도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인신 구속을 하지 않고, 또 보석으로 풀려나면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판사들을 보호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연방 판사뿐 아니라 주나 지역 법원 소속의 판사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지역 법조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 마련에 나선 곳도 있습니다. 뉴멕시코주 의회는 주와 지역 법원 판사들 그리고 그들의 직계 가족을 위협하거나, 판사의 집 주소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에 대해 형사 처벌을 하는 새로운 법안을 이달 초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판사들 외에 다른 공직자들에 대한 위협은 어떻습니까? 역시나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 정보당국은 최근 몇 년간 백인 우월주의자들 그리고 반정부주의단체 세력이 커지면서 국내 테러 위협이 크게 증가했고, 이에 따라 지역 당국자들을 겨냥한 위협도 커졌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올해 초 메릭 갈랜드 연방 법무장관은 각 주의 선거 관리 직원이나 자원봉사자들을 겨냥한 위협을 색출하기 위해 테스크포스팀을 발족시켰는데요. 관련 조사를 통해 현재 두 건의 형사 사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갈랜드 장관은 또 미 연방수사국(FBI)에 각 지역 교육 위원회를 겨냥한 위협을 감시하도록 지시했는데요. 학교 내 마스크 의무착용이나, 인종 교육을 실시하는 데 대한 비난이 급증한 데 따른 대응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폭력 근절을 또다시 촉구하고 나섰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4일, 총기 폭력 종식의 ‘신성한 의무’를 다해줄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이날은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4주년을 맞은 날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 힘든 날, 우리는 영혼의 한 조각을 땅속 깊이 묻어야 했던 파크랜드 가족들과 함께 애도한다”라고 밝히고 “우리는 보이는 것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과 여전히 씨름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파크랜드 총기 난사, 이 사건은 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8년 2월 14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학생 14명 등 총 1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건의 범인은 이 학교에서 교칙 위반으로 퇴학당한 니콜라스 크루즈 씨로 사건 당시 19살이었는데요. 반자동 소총 AR-15를 소지하고 학교에 들어가 복도와 운동장에서 학생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는 경찰에 붙잡혔습니까?
기자) 네. 크루즈 씨는 범행 이후 경찰에 체포됐고요. 작년 10월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크루즈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올해 시작될 예정인데요. 무기 징역을 살게 될지 아니면 사형을 선고받을지는 배심원단이 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당시 이 사건으로 총기 규제 움직임이 대대적으로 일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다 엄격한 총기법을 요구하며, 학생들이 주축이 된 ‘우리 삶을 위한 행진(March for Ore Lives)’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성명에서, “파크랜드의 비극을 통해 미 전역의 새로운 세대가 더 나은 우리의 삶을 위해, 더 안전한 미국을 위해 행진했다”라고 밝혔는데요. 이어 “이 특별한 운동은 희생자들과 생존자들의 목소리 그리고 총기 소유자들의 책임이 전미총기협회(NRA)의 목소리보다 더 크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전미총기협회(NRA)는 미국 최대의 총기 옹호 단체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NRA는 무기 소지 권리를 인정한 미국 수정헌법 2조를 근거로 국민들의 총기 소지를 정부가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로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파크랜드 사건 이후 공화당이 주도하는 플로리다주는 총기 구매 시 사흘간의 대기 시간을 갖고, 총기 구매 연령 또한 18세에서 21세로 올렸고요. 이에 대해 NRA는 이런 주 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파크랜드 사건 이후에도 미국에선 총기 난사 사건이 계속되고 있죠?
기자) 네. 총기 규제 옹호 단체인 ‘총기 안전을 위한 모든 도시(Everytown for Gun Safety)’에 따르면 작년 8월 1일~12월 31일 사이 미국 내 학교에서 발생한 총격은 136건에 달합니다.
진행자) 학교 총격 사건이 더 가슴 아픈 이유는 피해자들이 대부분 어린 학생들이기 때문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자식들의 죽음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말로 표현이 힘들 텐데요. 파크랜드 총격으로 숨진 호아킨 올리버 군의 아버지 마누엘 올리버 씨는 파크랜드 총격 4주년을 기념하며 14일, 백악관 인근에서 150ft, 즉 46m 높이에 달하는 크레인에 올랐는데요. 올리버 씨는 바이든 대통령과 만남을 갖기 원한다며, “전 국민이 우리의 현실을 판단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에서 크레인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대학, 특히 명문 대학의 특례입학 제도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대학 입학 전형에는 여러 가지 특례입학 제도가 있는데요. 이 가운데 동문 자녀 특례입학(Legacy Admission) 제도 중단에 대한 요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동문 자녀 특례입학이라는 것은 어떤 제도죠?
기자)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의 부모, 또는 조부모가 해당 학교 출신인 경우 이를 참작하는, 다시 말해서 일정 ‘특혜’를 주는 제도입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한 보고서를 인용해, 동문 자녀에게는 미국 대학 수학능력 평가 시험인 SAT 1천600점 만점에 160점 정도의 가산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조건이 비슷한 학생의 경우, 동문 자녀를 우선적으로 선발하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부모의 학벌과 자녀의 학벌을 연계시킨다는 점에서 공정성 문제가 지적되는 거군요. 실제 이 제도를 통해 혜택을 받는 학생은 어느 정도일까요?
기자)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정보는 각 대학이 개인정보 등의 이유로 공개적으로 밝히는 정보가 아닙니다. ‘인사이드 하이어 애듀케이션(Inside Higher Education)’이 지난 2018년 500개에 달하는 대학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2%가 이 전형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AP’ 통신이 미국의 30대 명문 대학에 이와 관련한 자료를 요청했는데, 오직 8개 학교만이 정보를 공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일부 명문 대학교 입학생 가운데 동문 자녀나 친척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신입생 가운데 평균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최고 명문 대학 중 하나가 바로 하버드대학교죠. 이 대학은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 제도를 통한 학생들의 합격률이 일반 전형을 통한 학생들의 합격률보다 월등하게 높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동문 자녀 합격률은 34%로, 일반 학생 합격률의 6%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하버드대학교 교내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2022년, 이 동문 자녀 특례입학을 통한 학생은 3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학이 이런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기자) 이를 시행하고 있는 명문대들은 이 제도가 동문 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줄 뿐 아니라, 대학에 대한 ‘기부금’ 장려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학교가 받는 기부금의 규모는 어느 정도죠?
기자) 네,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대학의 기부금 규모를 살펴보면요. 먼저 하버드대학교의 경우 지난 2020 회계연도 말 기준으로 기부금 규모가 420억 달러에 달했고요. 예일대학교는 310억 달러, 그리고 프린스턴대학교는 260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명문 대학교 학생들이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아이비리그 중 한 곳인 예일대학교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이 학교 학생 단체가 지난해 11월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앞서 언급한 하버드대학교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정책에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정치권에서도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죠?
기자) 연방 의회에서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제도의 폐지 또는 축소를 위한 법안이 발의됐는데요. 해당 법안은 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 2일 발의한 법안으로,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정책을 사용하는 대학에 대한 연방 정부 지원금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의 자말 보먼 하원의원은 이 정책은 부유한 백인층에만 혜택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명문대 가운데, 이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대학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존스홉킨스대학교인데요. 이 대학은 지난 2020년 이 전형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명문대인 앰허스트대학 역시, 지난해 10월 이 전형 폐지를 알리며 이 정책이 교육 기회를 박탈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예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전형을 금지한 지역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콜로라도주인데요.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지난해 5월 이 전형을 폐지하는 법에 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주에 있는 공립 대학교는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전형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외에도 캘리포니아주 의원들은 주내 대학교에서 이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