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특검 "2016년 러시아 스캔들 FBI 수사 부적절"...미 가계 부채 17조 달러 돌파

미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관해 조사한 존 더럼 특별검사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에 관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는 부적절했다는 특검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가계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챗gpt'를 만들어 출시한 '오픈 AI'의 최고경영자가 인공지능과 관련한 의회의 규제 마련을 촉구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스캔들을 조사한 특검이 조사 결과를 내놓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캠프와 러시아가 유착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관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선 것은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존 더럼 특별검사는 지난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에게 제출했고요. 15일 해당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더럼 검사는 왜 FBI의 수사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평가한 겁니까?

기자) 더럼 특검은 보고서에서 FBI 가 당시 트럼프 대선 캠페인을 조사하기 위한 ‘실제 증거’가 부족했다고 봤습니다. “FBI가 분석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수집된 그대로의 첩보에 기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고 지적했는데요. 또 FBI가 조사를 추진하면서 혐의 사실에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는 등 ‘확증 편향’이 반복적으로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FBI가 왜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를 수사한 겁니까?

기자) FBI는 지난 2016년 7월, 러시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당선을 돕기 위해 트럼프 캠프와 결탁해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이라고 불린 의혹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FBI와 법무부가 자신의 선거 캠프를 불법 감시했다며 관련 조사를 촉구해 왔고요. 그해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수사를 개시했던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을 경질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어떻게 특검 조사가 시작된 건가요?

기자) 당시 백악관은 코미 국장을 해임한 이유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수사를 제대로 못 해서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코미 국장을 해임할 때 러시아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고요. 2017년 5월, 당시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임명해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뮬러 특검이 조사한 구체적인 내용은 뭔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시아 공모 의혹과 이에 따른 사법 방해 의혹, 이 두 가지가 특검 조사의 핵심이었습니다. 뮬러 특검팀은 2019년 3월 양측이 공모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고요.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련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법 방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결론을 유보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뮬러 특검 이후에 또 더럼 특검이 임명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두 달 뒤 코네티컷 연방 검사였던 존 더럼 검사를 특검으로 임명해 FBI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착수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니까 뮬러 특검 조사에 대응하는 일종의 역수사가 진행된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더럼 특검의 보고서는 지난 4년간의 수사 결과를 정리한 겁니다.

진행자) 그리고 더럼 특검은 4년간의 조사 끝에, FBI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가 잘못됐다고 결론 내린 거고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FBI는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Crossfire Hurricane)’이라는 작전명으로 불렸는데요. 더럼 특검은 최종 보고서에서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과 관련 정보활동에 관한 검토를 바탕으로, 우리는 국무부와 FBI가 이 보고서에 설명된 특정 사건들 그리고 활동과 관련해 법에 대한 충실이라는 그들의 중요한 임무를 준수하는 데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럼 특검 보고서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 소셜’에 "광범위한 조사 결과 더럼 특검은 FBI가 트럼프-러시아 수사에 착수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결론 내렸다”며 “미국 대중이 사기당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이번 보고서는 ‘세기의 범죄’를 보여준다고 재차 주장하며 러시아 스캔들은 민주당의 사기극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더럼 특검 조사 결과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반응도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한 ‘세기의 범죄’가 될 만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더럼 특검은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이 수사 착수 당시 결탁했다는 실질적인 증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더럼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3차례 기소를 단행했는데요. FBI 직원 한 명만이 유죄 평결을 받았고요. 재판에 회부된 다른 두 명은 모두 무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한편,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은 청문회를 열고 더럼 특검으로부터 이번 특검 조사에 관해 직접 듣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주요 신용카드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가계 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15일 공개한 가계부채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미국의 전체 가계부채가 전 분기보다 1천480억 달러, 즉 0.9% 증가하며 총 17조50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 이후 2조9천억 달러가 급증한 겁니다.

진행자) 지금 워싱턴 정가에서는 정부 부채한도 설정이 주요 사안이지 않습니까? 정부가 질 수 있는 빚의 상한선을 정하기 위해 정부와 의회가 현재 협상 중인데, 이 가계부채라는 건 뭔가요?

기자) 일반 가계가 가지고 있는 빚을 말합니다. 각 가정에서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돈을 비롯해 신용카드를 이용해 결제한 금액 등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을 통틀어 가계부채라고 합니다.

진행자)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뭡니까?

기자) 흔히 모기지라고 하는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올 1분기 모기지 대출은 12조400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1천210억 달러 증가했는데요. 1분기에는 이 모기지 대출뿐 아니라 신용 대출과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 소매 카드 사용 등 거의 모든 범주에서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런 보고서 내용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플레이션 여파 속에 미국인들의 빚이 전체적으로 불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신용카드 잔액은 1분기에 9천860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제자리걸음을 보였는데요. 1분기에 신용카드 잔액이 감소하지 않은 건 2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통 1분기에는 새해 결심도 하고 세금 환급 등을 받아 일부 부채를 상환하면서 신용카드 사용에 숨통을 틔우게 되는데 올해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겁니다. 이는 올해 전체로 볼 때 좋은 징조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신용카드 사용이 줄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렌딩트리’의 매트 슐츠 수석 신용 분석가는 ‘CNN’ 방송에 인플레이션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출 증가는 전형적인 소비 행동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용카드 부채 증가는 경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자신감의 표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팬데믹이나 경기 대침체를 제외하고 신용카드 부채는 계속 증가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보고서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부채가 새로운 기록을 세웠지만, 가계는 평균적으로 부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대부분의 부채 유형에서 연체되는 비율이 증가했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건데요. 팬데믹 초기 연체율은 급격히 떨어진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팬데믹 기간 많은 사람이 낮은 금리에 맞춰 재융자를 하면서 가계 재정 상태에 도움을 받았다며, 재융자 유행은 끝났지만, 그 영향은 앞으로 수십 년간 이어갈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가 16일 미 상원 법사위원회 사생활∙기술∙법률 소위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인공지능 관련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최근 인공지능 관련해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업체는 바로 이 업체일 겁니다. 바로 '챗gpt'를 만들어 출시한 '오픈 AI'인데요. 이 업체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16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인공지능과 관련한 의회의 규제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 소식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챗gpt라는 것이 어떤 인공지능 서비스인지 간략하게 살펴보고 가볼까요?

기자) 챗gpt에서 gpt는 영어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앞 글자를 따선 만든 말입니다. '챗(Chat)'은 대화를 뜻하는데요. 직역하자면 '대화형 사전 훈련 생성 변환기'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까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이라고 보면 되는데, 쉽게 말해서 사람이 물어보는 내용을 인간의 언어로 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진행자) 사용자의 질문에 답을 하거나 통계자료를 알려주기도 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에세이를 쓰거나 시를 짓기도 하고요. 심지어 교회 설교문까지 써 내려가는, 그러니까 인간의 언어 활동을 그대로 구현해 내는 서비스가 바로 챗gpt입니다. 이 기술은 최근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는데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 업체인 '구글'이 인공지능 산업에서의 패권을 쥐기 위해서 이 서비스와 관련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트먼 CEO가 청문회에 출석해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네, 이날(16일) 청문회는 상원 법사위 산하 소위원회에서 열렸는데요. 올트먼 CEO는 이 자리에서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것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가에 대해 사람들이 우려하는 바를 이해한다"면서 "우리 역시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올트먼 CEO는 또 갈수록 강력해지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위험을 완화하는 데 정부의 개입이 핵심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과 관련한 규제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위험이 있다는 걸까요?

기자) 이날(16일) 청문회에서의 모두 발언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줬습니다. 상원 법사위원회 '사생활∙기술∙법률 소위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의 모두 발언이 청문회에서 재생됐는데요. 하지만, 이는 블루멘탈 의원이 직접 작성한 것도, 그리고 실제로 블루멘탈 의원이 녹음한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챗gpt를 통해 원고를 작성하고, 그동안 블루멘탈 의원이 의회에서 발언한 육성을 활용해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목소리였습니다. 블루멘탈 의원은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지지한다는 발언이 만들어져 이것이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할 수도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올트먼 CEO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악용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나요?

기자) 올트먼 CEO가 든 예는 바로 선거에서의 인공지능 기술 악용 가능성입니다. 특히 미국에선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요.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해 유권자를 조작하거나 허위 정보가 퍼지게 될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고 알트만 CEO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는 거죠?

기자) 올트먼 CEO가 제시한 한 해법은 정부가 인공지능 산업에 면허(라이센스)를 주는 방법입니다. 올트먼 CEO는 이 면허와 더불어 테스트 요건이 함께 접목되어, 이것이 일정 요건을 넘는 인공지능의 개발과 출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루멘탈 의원도 인공지능 업체는 서비스 출시 전에 업체의 시스템을 시험하고 또 알려진 위험은 어떤 것인지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인공지능이 워낙 핵심 기술이다 보니 이와 관련한 정부, 그리고 의회의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16일) 청문회 하루 앞서서는 60명 이상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하원의원이 올트먼 CEO와 만나 인공지능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확인했습니다. 'CNN' 방송은 이 모임에 참석한 대부분이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폭넓게 인지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백악관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재한 회의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료들과 함께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 그리고 올트먼 CEO 등이 참석해 인공지능이 제기하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대책 마련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