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민주당 전당대회 사상 최초로 한국계 정치인이 연설자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변호사 출신인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이 민주당 ‘차세대 지도자’로 뽑혀, 둘째 날(18일) 일정에 참여한 건데요. 오종수 기자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민주당 ‘차세대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박)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 장난 전화인 줄 알았습니다. 친구가 전화해서 농담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조 바이든 선거대책본부에서 걸어온 전화가 맞다는 걸 알자마자, 정말 감사하면서도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물론 저를 (차세대 지도자로) 인정해주시고, 연설 기회를 주신 것은 영광이었습니다.
기자) 제가 알기로 한국계 정치인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게 처음입니다. 맞나요?
박) 제가 아는 바도 그렇습니다.
기자) 그런 사실이 박 의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까?
박) 물론입니다. 저는 한국계 미국인의 유산을 가진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저의 사례가 다른 한인 지도자들이 일어서도록 북돋고, 영감을 주기를 바랍니다. 정치 무대에서나 민간 분야에서나 가릴 것 없이, 한국계 미국인들이 계속 지도자로 나서는 걸 보고 싶습니다.
기자) 이번 전당대회 연설에서 박 의원이 제시한 메시지는 뭐였나요?
박)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게 주제였습니다. 특히 현시점의 미국에서는 더욱 더 그렇거든요. 너무나 무능한 리더십을 보고 있으니까요. 리더십이 실패했다는 점은, 코로나 사태로 매일 1천 명 넘는 미국인이 죽어가고 있는 데서 잘 드러납니다. 그래서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 국민(We the People)’이 지도자를 선택할 기회를 가졌으니까요. 민주주의 제도 아래서 우리가 가진 그 자유를 반드시 행사해야 됩니다. 그렇게 해서 좋은 지도자들을 뽑아야 합니다. 이 엉망인 상황에서 벗어나 우리가 전진하려면, 반드시 투표해야 됩니다.
기자) 코로나 사태 때문에 전당대회가 가상ㆍ원격으로 진행됐는데, 이런 일도 사상 처음이잖아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 환상적으로 잘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 코로나 사태 와중에 모든 사람의 안전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을 민주당이 보여줬습니다. 저희(민주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현실을 (공화당처럼) 애써 부정하지 않습니다. 조금 전에 리더십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렇게 어려운 시간에 본을 보여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겁니다. 둘째, 모두 함께 발언에 참여하는 영상을 처음 보고, 정말 잘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접근성에 관한 말씀을 드리는 건데요. 인터넷만 있다면 누구든지 어디에 있든지, 이렇게 중요한 정치 행사를 시청하고, 동참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기자)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미국민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주제는 뭡니까?
박) ‘투표하라’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투표해야 됩니다. 트럼프(대통령)와 공화당에서는 (우편 투표 확대 반대 등으로) 투표하기 최대한 어렵게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신의 한 표가 집계되도록 모든 힘을 다해야 합니다. 투표소 앞에 줄 서서 기다리든, 부재자 투표를 하든, 조기 투표를 하든, 당신의 권리를 행사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를 뽑아주십시오. 우리가 전진하려면 그래야 합니다. 이웃과 공동체를 생각하고, 우리를 통합시킬 사람을 뽑아주십시오. 트럼프(대통령)는 계속해서 우리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라놓으려고 하지만, 우리에게는 하나로 뭉칠 기회가 있습니다.
기자) 북한 이야기를 해보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어떤 게 달라질까요?
박) 바이든 후보의 대북 접근법을 보자면 첫째,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세계 지도자들을 하나로 모을 것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서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우리가 봐 온 것은, 독재자와 친하게 굴었던 한 사람 뿐입니다. 사진 찍는 게 단지 목적이었던 거죠. 아시다시피 북한 문제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지정학적 현안입니다. 저 한 사람이 거기에 대한 모든 해답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리면 오만이고 거짓말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견을 모아야 합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의 말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역내 동반국가들의 말도 들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서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해법을 만들어나가야 됩니다.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촉진한 뒤 궁극적으로 (남북한의) 통일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기자)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 출신이잖아요. 정치인으로서 개인적인 목표나 계획은 뭡니까?
박) 지금으로선 당장 제게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리더십에 관한 것이거든요. 리더십은 제 지위를 높이려고 더 고위직에 출마한다거나 하는데 있는 게 아닙니다. 지도력은 ‘섬김’입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시고 믿어주신 지역사회를 섬기는 겁니다. 저는 처음에 주민들을 위해 싸우려고 공직에 출마했습니다. 특히, 몸이 아픈데도 의료보건 체계에 접근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해 투쟁하려는 겁니다. 여기 조지아주에 (건강보험 등) 의료보건 혜택을 못 받는 사람이 아직도 50만 명이 넘습니다. 저는 그분들에 대해 매우 강한 열정을 갖고 있습니다. 제 어머니께서 암 투병을 하시다가 2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나마 어머니께서 (오바마케어 덕에) 공공 건강보험 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 제가 현실 정치에 참여한 최우선 동기였습니다. 누구를 도울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둔 겁니다. 직위나 자리를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닙니다. 그게 저를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자세로 정치를 계속 하다보면 제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열린 태도로 보려고 합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민주당 전당대회 특집방송, ‘차세대 지도자’로 뽑혀 연설한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오종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