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바이든 사저에 “방문객 기록 없어”…하원 공화당, FBI∙헌터 바이든∙국경 위기 등 조사

15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사저 진입로에서 비밀경호국 요원이 차량을 주차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기밀문서가 발견된 조 바이든 대통령 사저의 출입자 기록을 공개하라고 공화당이 요구한 가운데, 백악관은 대통령 사저에 방문객 기록 일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이 이번 회기에 집중적으로 조사할 주요 사안들을 정리해봅니다. 이어서,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이 인구 밀도가 높은 소수의 도시에 집중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논란과 관련해 백악관이 공화당의 요구에 대답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 기밀문서가 발견된 바이든 대통령의 사저에 대한 출입 기록을 공개하라는 공화당의 요구에 백악관이 16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사저는 말 그대로 개인 거주지이기 때문에 방문객 일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반응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백악관 법률고문실은 성명에서 “수십 년에 걸친 현대 역사의 모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저는 개인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전임 행정부가 종료한 백악관 방문객 기록을 보관하는 규정과 전통은 복원해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에는 관저인 백악관 출입자 기록조차 비밀로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의 출입 기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겁니다.

진행자) 대통령 사저는 일반 가정집처럼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을 것 같진 않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대통령 사저의 경비는 비밀경호국(SS)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밀경호국도 자세한 경비 내역은 있지만, 누가 오고 가는지, 출입자들은 추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16일, “사저이기 때문에 우리가 독자적으로 방문객 일지를 관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그런데 왜 사저의 방문객 기록을 요구하는 겁니까?

기자) 사저를 방문한 사람이 기밀문서에 접근하거나 검토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공화당 소속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제임스 코머 위원장은 15일,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서한을 보내 워싱턴 D.C.의 ‘펜·바이든 외교국제참여센터’ 개인 사무실과 대통령 사저에서의 문서 수색에 관한 정보를 요구하면서, 윌밍턴 사저를 출입한 방문객 기록도 함께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관련한 기밀문서가 발견된 곳이 워싱턴 D.C.의 개인 사무실과 윌밍턴 사저 이렇게 두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기밀문서 유출 관련 언론 보도가 처음 나온 건 지난 9일이었는데요. 작년 11월 2일에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들이 ‘펜·바이든 외교국제참여센터’의 개인 사무실을 비우기 위해 짐을 싸던 중 기밀문서가 발견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사저에서 기밀문서가 추가로 발견된 것이 확인됐고요. 14일, 세 번째로 기밀문서가 발견됐다는 언론보도가 또 나왔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사저에서 추가로 발견된 기밀문서 여부도 확인했죠?

기자) 네, 리처드 사우버 대통령 법률 고문은 14일 성명을 내고, 윌밍턴 사저에서 기밀 표식이 있는 5페이지 분량의 문서가 추가로 발견됐으며 발견된 기밀문서는 즉각 법무부에 넘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추가 기밀문서 여부가 확인되자 바로 코머 위원장이 출입자 정보를 요구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의 기밀문서가 유출된 데 대해 본인도 놀랐고 실수였다는 입장인데요. 코머 위원장은 15일 ‘CNN’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잘못을 비난하지는 않겠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투명하지 않다고 비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밀문서가 작년 중간선거 직전에 발견됐음에도 지난주에 언론보도가 나오기까지 백악관이 해당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코머 위원장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과 관련해서는 비난의 목소리를 내놓고, 본인은 정작 기밀문서 유출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었던 것은 ‘대단한 위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가 해당 의혹에 관한 조사에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로버트 허 전 메릴랜드주 검사장을 특별검사로 임명해 해당 사건을 조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도 퇴임 후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자택으로 기밀문서를 유출했다가 미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까지 진행됐고요. 역시 특검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법무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 유출 사건도 더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법무부가 기밀문서 유출 의혹에 관해 조사하는 데 ‘이중잣대’를 갖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공화당의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총무는 바이든 대통령 사저의 차고에서 기밀문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 차고는 언제 급습하냐”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법무부가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의회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하원 공화당은 지난 13일, 법사위원회와 정부개혁감독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요구에 백악관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백악관은 우선 유출된 기밀문서 양이 다르고, 또 문서를 처리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라라고 자택에서는 수백 건의 기밀문서가 발견된 데 반해, 바이든 대통령 사저에서 발견된 기밀문서는 총 6페이지밖에 되지 않고 또 바이든 대통령 측은 기밀문서를 발견한 즉시 법무부에 보고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악관은 또 관련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기밀문서 유출로 인한 정치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7일 미국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 하원의원들이 모여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 기밀문서 유출 의혹과 관련해 하원 공화당이 자체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 사안 말고도 공화당이 앞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사안들이 몇 가지 더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 공화당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독에 나설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내홍을 겪었던 공화당은 이제 본격적인 입법 활동에 나섰는데요. 공화당은 특히 이번 회기에 법무부에 대한 조사 등 총 5가지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원 공화당이 예고한 조사 내용 뭐가 있는지 하나하나 들여다볼까요?

기자) 첫 번째 조사 대상은 미 연방 법무부와 미연방수사국(FBI)입니다. 공화당은 이 두 기관이 모두 ‘정치적 무기화’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처리에 대한 수사의 일환으로 FBI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라라고 자택을 압수수색 하면서 공화당의 법무부 무기화 주장이 불거졌는데요. 전례 없는 전 대통령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은 법무부의 정치적 편향성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만으로 법무부를 조사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공화당은 이 외에도 지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FBI가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씨의 사업 거래에 대한 뉴스 기사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과 국내 극단주의 데이터를 부풀린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화당은 특히 하원 법사위원회 산하에 ‘연방 정부 무기화’ 특별 소위원회를 꾸려 법무부와 FBI에 관한 조사를 주도할 예정입니다. 댄 비숍 공화당 의원은 15일 ‘NBC’ 방송에 출연해 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일을 완수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을 주기로 공화당 의원들이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의 이런 시도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의 신용을 떨어트리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또 어떤 사안을 들여다볼 계획입니까?

기자)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주도로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업무상 거래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 씨가 주요 조사 대상입니다. 지난 2020년 대선 기간 공화당은 헌터 바이든 씨의 것으로 알려진 노트북 컴퓨터에서 헌터 바이든 씨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인 부리스마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고, 부리스마에 대한 현지 검찰 수사를 막은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직전 해당 노트북이 아들의 것임을 인정했었습니다. 법무부는 헌터 씨의 해외 사업 거래를 지난 2018년부터 조사해왔지만, 헌터 씨를 범죄 혐의로 기소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하원 공화당이 국내 문제만 들여다보는 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지난 202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도 공화당의 조사 대상입니다. 역시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주도로 조사를 진행하는데요. 제임스 코머 위원장은 이미 국방부와 다른 국가 기관들에 미군의 아프간 철군과 관련한 정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미군의 철군으로 탈레반이 20년 만에 다시 아프간의 정권을 잡게 됐고요. 또 당시 미군이 철군 과정에서 큰 혼란을 빚으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철군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었었습니다.

진행자) 이 밖에 또 하원 공화당이 어떤 사안들을 조사합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에 관해 조사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코로나 팬데믹 관련 하원 특별위원회를 유지하긴 하지만, 바이러스의 기원과 코로나 봉쇄 정책의 영향에 조사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공화당은 또 남부 국경 위기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설 방침인데요.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개방’ 정책으로 엄청난 수의 이주민들이 유입되면서 남부 국경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공화당 의원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총기 살인 사건 발생 현장에 접근 금지선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살인 사건과 관련한 내용이군요?

기자) 네, 미국에서 발생하는 살인 사건이 인구가 밀집된 소수의 도시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범죄예방연구센터(CPRC)'는 1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살인 사건 집중 양상이 어떻다는 설명인가요?

기자) 보고서는 지난 2020년 발생한 살인 사건을 집계해 발생 지역을 분석했는데요.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해당 연도에 보고된 전체 살인 사건 가운데 70% 이상이 미국 전체 카운티 가운데 5%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살인 사건이 보고되지 않은 카운티는 절반이 넘는 52%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카운티 숫자로만 보면 살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지역이 훨씬 더 많은데, 해당 카운티의 인구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살인 사건이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한 52%의 카운티에 있는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의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면, 전체 살인 사건의 70% 이상이 발생한 5%의 카운티에 있는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다시 말해서, 살인 사건은 인구가 밀집된 소수의 대도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지난 2020년의 살인 사건 발생률은 어느 정도였죠?

기자) 미 연방수사국(FBI)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에 발생한 살인 사건은 약 2만1천600건에 달합니다. 인구 10만 명당 8명에 가까운 사람이 살해당한 겁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에 발생한 살인 사건은 앞선 해보다 30%나 급증해 지난 190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살인 사건 발생 지역 집중화는 계속되는 추세인가요?

기자) 지난 2010년부터 지난 2014년까지는 이런 추세가 조금 완화했습니다. 2010년도의 경우를 보면 살인 사건 발생이 빈번한 5%의 카운티가 차지하는 전체 살인 사건 비율은 71%였는데요. 2014년에는 이 비율이 69%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다시 집중화되기 시작하면서 2020년에는 73%까지 올라갔습니다.

진행자) 보고서는 또 살인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카운티 내에서도 특히 일정 지역의 집중도가 높다고 설명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보고서는 살인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카운티 가운데 한 곳인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를 예로 들어서 설명했는데요. 이 카운티 내에 10%의 우편 지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수치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살인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어디죠?

기자) 일리노이주의 쿡카운티입니다. 지난 2020년,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775건에 달합니다. 그 뒤를 잇는 곳은 캘리포니아주의 LA카운티인데요. 이 지역에선 약 690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외에 텍사스주의 해리스카운티,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카운티, 그리고 뉴욕주의 퀸스카운티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살인은 전국적인 문제가 아니”라, “아주 작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고 강조하면서 소수 지역에 집중된 살인을 줄이기 위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