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 결과에 대해, “엄청난 역전극”이 벌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집권 공화당이 상원을 계속 장악할 수 있을지도, 오는 11월 선거에서 결정되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대법관들을 비난한 상원 민주당 대표의 발언에 대해 연방대법원장이 성명을 내고 불편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어서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 결과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고요?
기자) 네. ‘슈퍼 화요일’이었던 지난 3일, 민주당이 14개 주에서, 공화당이 13개 주에서 동시에 대선 예비선거를 진행했습니다. 우선 공화당은, 13개 지역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는데요. 쉽게 예측됐던 결과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상태에서, 민주당 후보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건데요. 4일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민주당 경선 진행 상황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향후 전망도 내놨습니다.
진행자) 우선, ‘슈퍼 화요일’의 민주당 예비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에선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습니다. 그 결과, 14곳 중 10곳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가져갔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종합순위 선두를 달리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제치고, 1위로 나섰습니다.
진행자) 이런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먼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It was a great comeback for Joe Biden. Saturday, before South Carolina, Joe had absolutely no chance....”
“조 바이든(전 부통령)이 엄청난 컴백을 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컴백(comeback)’이란 말은, 운동경기에서 ‘역전’하거나, 부진한 사람이 ‘재기’하는 걸 가리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사우스캐롤라이나(예비선거) 직전만 해도, 조(바이든 전 부통령)는 가망이 없지 않았냐”고 상기시켰습니다.
진행자) 다른 예비후보들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She was really a spoiler. Because other people got out, and those votes endorsed Joe....”
워런 의원이 “스포일러(spoiler)”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스포일러’란 말은, 당선 가능성이 없으면서도 선거에 남아, 전체 결과 확정을 훼방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진행자) 워런 의원을 왜 그렇게 부른 겁니까?
기자) 워런 의원이 샌더스 의원 지지를 선언하고, 경선을 포기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두 사람 모두 강한 진보 성향으로, 비슷한 정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말, 계속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He would’ve won a lot of states, including Massachusetts....”
워런 의원이 없었다면, 샌더스 의원이 “매사추세츠, 텍사스, 미네소타를 포함한 많은 곳에서 승리했을 것”이란 말인데요. 이 지역들의 승부가 바이든 전 부통령 쪽으로 넘어가서, 전체적인 결과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워런 의원이 결국 민주당 경선을 중단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런 의원이 5일 경선 포기를 발표했습니다. 워런 의원은 하지만 미국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그 방식이 변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 선거운동본부 고위 협상단이 최근 만나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워런 의원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누구와 맞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나요?
기자) 일단, 바이든 전 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I think Joe actually would have the advantage now....”
‘슈퍼 화요일’ 이후, “조(바이든 전 부통령)가 유리한 상황을 맞았다고 본다”는 말인데요. 하지만, 앞으로 경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한번 지켜보자”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민주당 대선 경선,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오는 10일, 6 개 주에서 동시에 예비선거를 치릅니다. 서부 해안에 있는 워싱턴주, 대규모 공업지역이 있는 미시간주, 농업지대인 아이다호와 노스다코타주, 그리고 미시시피, 미주리 등인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 워런 의원 등은 이미 현지에서 득표 활동을 진행중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금 진행중인 예비선거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만 하는 게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각 지역에 배정된 연방 상, 하원 후보도 결정하고요. 시의원 후보 경선을 비롯한, 각급 지역 의회 예비선거 일정도 진행중입니다. 특히, 오는 11월 본선 결과에 따라, 연방 상원의 주도권(control)이 바뀔 수도 있어서요. 상원 예비선거 상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연방 상원의 주도권은 어느 쪽이 갖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소속당인 공화당입니다. 전체 100명 중에 공화당 의원이 53명으로, 과반인데요. 나머지는 민주당이 45명, 무소속이 2명입니다. 그러니까, 올해 선거에서 공화당이 4석 이상 잃으면, 주도권을 야권에 빼앗기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상원의 주도권이 왜 중요합니까?
기자) 연방정부 예산 심사와 승인, 그리고 고위직 인준 권한 등을 상원이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원 주도권의 중요성은, 특히 지난 탄핵 정국에서 크게 부각됐는데요.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해 상원에 넘겼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최종 기각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상원 예비선거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공화당 강세지역인 앨라배마와 텍사스 등이 눈여겨볼 곳으로 꼽히는데요. 앨라배마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제프 세션스 전 의원이 연방 상원 복귀를 노리고 있습니다. 세션스 전 의원은 지난 1997년부터 2017년까지 20년 동안 앨라배마를 대표해 의정활동을 하다, 장관에 취임하면서 사임했는데요. 이번 ‘슈퍼 화요일’에서, 상원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게,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오는 31일 진행될 공화당 결선투표에 진출했습니다. 토미 튜버빌 예비후보가 상대로 결정됐는데요. 당초 브래들리 바이런 하원의원과 로이 무어 예비후보를 포함해,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되려는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슈퍼 화요일’ 투표 결과, ‘세션스-튜버빌’ 양자 대결로 좁혀진 겁니다.
진행자) 그럼 세션스 전 의원이, 공화당 후보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앨라배마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튜버빌 예비후보의 인기가 높기 때문인데요. 대학 풋볼(미식축구) 감독으로 크게 이름을 날린 인물입니다. 특히 튜버빌 예비후보는 최근 각종 현안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하면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이 지역 선거 결과를 트위터에 재전송하면서, 세션스 전 의원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전 의원을 뭐라고 비난합니까?
기자) 장관 재임 당시 제대로 일하지 못했고, 공직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법무장관으로서, ‘러시아 마녀사냥’을 차단할 지혜와 용기가 없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세션스 전 의원은 법무장관 재임 당시 ‘러시아 추문’ 특검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경질됐습니다. ‘러시아 추문’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가 유착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이번 예비선거 과정에서, 시의원 후보 경선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하셨죠?
기자) 네.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시의원 경선에 관심이 높은데요. 한인 여성 사회활동가인 그레이스 유 변호사가 입후보해서, 한인들의 투표 참여 열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 연방대법원이 임신 중절 제한 관련 사건에 대한 심리를 열었다는 소식, 어제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관련 사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4일 연방 대법관들이 임신 중절을 규제한 루이지애나주 법령에 대한 찬ㆍ반 양측의 의견을 청취했는데요. 연방 대법원 밖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태아의 생명권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낙태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낙태는 여성의 선택이자 권리라며 중절 시술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대법원 심리가 진행된 4일에도 임신 중절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 진영이 대법원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대립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절 시술을 지지하는 시위에 민주당의 주요 인사가 참석을 했다고요?
기자) 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가 집회에 참석해 연설했는데요. 슈머 대표의 연설 내용이 논란이 됐습니다. 슈머 대표는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을 거론하면서, 만약 이들이 낙태 제한에 찬성하는 판결을 하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것이라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슈머 대표가 이 두 대법관을 거론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슈머 대표는 연설에서 대법원에서 다뤄지고 있는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대법관을 임명한 이후 첫 주요 낙태 사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슈머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연방 대법원장이 또 견해를 밝혔다고요?
기자) 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4일 성명을 내고 법관들이 비난 받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정부 내 최고위층의 이런 위협적인 발언은 부적절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두려움이나 호의 없이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원장의 이런 지적에 슈머 대표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슈머 대표는 5일 자신의 발언을 후회한다고 밝혔습니다. 슈머 대표는 그 같은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의도했던 바와 다르게 말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출신지가 뉴욕 브루클린이다 보니 거칠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앞서는 대법원장의 성명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슈머 대표의 대변인이 4일 성명을 내고. 로버츠 대법원장이 슈머 대표의 발언에 대한 우파의 의도적인 곡해를 따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변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을 공격했을 때는 로버츠 대법원장이 침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진보 성향 대법관들에 대해 뭐라고 한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정부의 새로운 생활보호대상자 정책을 비판했다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에 대해서는 지난 2016년 대선 때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했다며 긴즈버그 대법관이 편파적이라고 비판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 대법원장이 이렇게 사법부를 향한 공격에 비판 성명을 낸 것인 처음 있는 일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로버츠 대법관은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진보적인 판결을 내린 판사를 향해 ‘오바마 판사’라고 부르자 성명을 낸 바 있습니다. 당시 로버츠 대법관은 ‘오바마 판사’나 ‘트럼프 판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며 사법부는 모든 이에게 공평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헌신적인 판사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슈머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는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 트위터에 슈머 대표의 발언은 대법원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공화당 인사가 이렇게 했다면 체포되거나 탄핵당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진지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대통령과 상원 민주당 대표까지 나설 만큼 임신 중절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대법원의 결정, 어떻게 예상됩니까?
기자) 현재 미국 연방 대법관 9명 가운데 5명은 공화당 대통령이 지명했고, 민주당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은 모두 4명입니다. 그러니까 5대 4로 보수 성향이 우위를 보이는데요. 공화당 성향인 로버츠 대법관의 경우 일부 사안에 있어 진보적인 쪽에 서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 소송에 있어서도 결정적인 표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