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유급 병가와 무료 검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됩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경선 포기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미국에서 혐오 단체가 줄어들었지만, 백인 우월주의 단체는 오히려 늘었다는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관련 내용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련 법안에 서명했다고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긴급 지원 사업이 18일부로 법제화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관련 법안에 서명했는데요.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 받는 가구들을 돕는 내용입니다. 이 법안은 앞서 하원을 통과한 뒤, 이날(18일) 상원에서도 승인 받았는데요. 의회가 근거 법안을 만든 직후, 대통령이 곧바로 서명한 겁니다.
진행자) 코로나에 영향받는 가구를 돕기 위한 법인데,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가족우선코로나대응법(Families First Coronavirus Response Act)’이라는 이름인데요.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근로자들이 유급으로 ‘병가’나 ‘가족 휴가’를 갈 수 있도록 업계를 돕고요. 둘째,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위한 실업 지원 혜택을 강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같은 조처에 1천억 달러 이상 투입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상원 통과 당일 대통령이 서명했다면, 의회와 정부의 뜻이 맞았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그만큼 긴박하고, 영향 받은 분야들을 시급하게 지원해야 한다는데 정치권의 의견이 일치한 건데요. 의회와 정부가, 지난주부터 관련 법안 내용을 협상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직접 협의에 나섰는데요. 그 결과, 대부분 항목에 합의했지만, ‘무료 바이러스 검사’에는 법률적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었습니다. 그러다 후속 협의에서 결국 이견을 해소한 겁니다.
진행자) 정부와 이미 합의를 했으니까, 의회 통과에서도 무리가 없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과 집권 공화당이 초당적으로 처리했는데요. 하원에서는 지난 13일,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통과했고요. 16일에 일부 법조문을 수정해 재가결했습니다. 이어서, 이틀 만인 18일 상원에서도 채택한 건데요. 상원 표결 결과는 찬성 90표, 반대 8표였습니다.
진행자) 많진 않지만, 반대표가 있었는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했는데요. 주요 정치 쟁점인 ‘해외정보감시법(FISA)’ 적용 확대안 등과 연계 처리를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처는 앞서 83억 달러 긴급 지출을 확정한 데 이어, 두 번째 코로나 대응 지원 입법인데요. 이 밖에도 정부와 의회는 여러 후속 조처를 진행중입니다.
진행자) 코로나 대응 후속 조처,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정부가 1조 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방역 대책 때문에 문을 닫는 사업장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긴급 현금 지원 사업도 포함돼 있습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즉시 미국인들에게 수표를 보내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1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에게 수표를 지급하는 내용 외에, 경기 부양책에 어떤 사업이 들어있나요?
기자) 여행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항공업계에 500억 달러 긴급 자금을 대출하는 항목도 있고요. 다른 산업 분야에도, 수천억 달러 대출과 보증을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이같은 부양책도 조만간 확정될까요?
기자) 네. 집권 공화당이 다음 주 통과를 목표로, 민주당과 협의 중이라고 정치전문 매체 ‘더힐(The Hill)’이 전했는데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이 문제를 마무리 지을 때까지 상원 회기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강한 합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후속 조처로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백악관이 458억 달러 긴급 예산 편성을 의회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관련 자금은 주로, 연방정부 기관에 투입하려는 목적인데요. 재택근무 중인 공무원들의 업무 능력 향상을 지원하고, 전산 보안을 강화하는 자금이 중심입니다. 이 밖에 공항 방역이나, 방역 장비 구입 예산도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테스크포스 팀이 19일에도 기자회견을 했죠? 이날은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절차에 있어 시대에 뒤떨어지는 규제를 철폐하는 등 예방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말라리아 약인 ‘클로로퀸(Chloroquine)’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데 쓸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약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는데요. 그럼, 바로 이 약을 사용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몇 달이 걸리던 FDA의 승인 절차가 즉시로 단축됐다며, 처방전에 따라 클로로퀸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조처가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즉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일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미국의 훌륭한 의료진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기자회견에 FDA 국장이 직접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암 전문가로 유명한 스티븐 한 국장은 치료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희망이라며, 새로운 치료제와 치료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빨리 제공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강조했고요. 동시에 치료제의 안전성도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도 미국이 전쟁중이라는 표현을 썼다고요?
기자)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미국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날은 미국이 현재 ‘의료 전쟁’중이라고 강조하면서 반드시 전쟁에서 이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경쟁에서 이탈할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샌더스 의원 측이 경선 참여를 중단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하는 중인데요. 앞으로, 며칠이 민주당 대선 경선 진행에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의 경선 이탈 조짐,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올리던 광고 집행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모금 활동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샌더스 의원이 조만간, 출신지인 버몬트주에서 지지자들과 대화한 뒤, 장래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선거운동본부 관계자가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 본인은 뭐라고 말합니까?
기자) 선거운동 상황을 “재평가(assessing)”하는 중이라고, 18일 CNN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선거운동본부 측이 밝힌 대로, “지지자들과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내가) 경선을 끝낸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실을 말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이 선거운동을 ‘재평가’하게 된 상황, 이유가 뭡니까?
기자) 최근 각 지역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연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7일 애리조나주와 일리노이, 플로리다에서 동시 실시된 예비선거를 모두 진 게, 타격이 큰데요. 그 중에서도 플로리다주 패배를, 샌더스 의원 측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요 매체들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는 중남미계 주민이 많이 사는데요. 중남미계 지지가 높다고 자신하는 샌더스 의원 측이 기대를 걸었던 곳입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이 실제로 남은 일정을 포기하면, 앞으로 민주당 경선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러면, 바이든 전 부통령만 남게 됩니다. 털시 개바드 하원의원이 19일 경선을 포기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사실 개바드 의원은 지금까지 확보한 대의원 수가 2명에 불과해서, 경쟁에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개바드 의원은 이날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민주당 대선 경선 진행 상황, 짚어보죠.
기자) 네. 19일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의원 1천181명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샌더스 의원은 885명에 머물고 있는데요. 지역별 개표가 확정될수록,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의원 수 추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샌더스 의원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대의원 과반인 1천991명을 확보하는 사람이 최종 승자가 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미 1천 명을 넘겼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선 초기 하위권에 처졌다가, 지난 3일 14개 주에서 예비선거를 동시에 치른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 이후 샌더스 의원을 추월했는데요. 그 뒤로 연승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남은 대의원 가운데 약 46%를 추가하면 승리를 확정하는데요. 반면, 샌더스 의원은 약 63%를 가져가야 합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크게 유리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앞으로 예비선거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앞으로 약 3주 동안은 예비선거가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대책으로, 조지아주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일정을 연기했기 때문인데요. 다음 달 4일, 3개 주에서 동시에 예비선거를 치릅니다. 이날 알래스카와 하와이에서는 ‘프라이머리(primaryㆍ일반유권자 투표)’를 하고요. 와이오밍에서는 ‘코커스(caucusㆍ당원대회)’를 진행합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도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공화당 전체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했는데요.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공식 후보 지명 절차를 밟습니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게 되고요. 앞으로 확정될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내 혐오 단체에 관한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인권 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SPLC)’가 18일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미국 내 혐오단체 수는 전년보다 8% 줄어들어 940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가사회주의운동(National Socialist Movements)’ 등 미국 최대의 신나치 단체 두 곳이 해체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되는데요. 앞서 지난 4년간 혐오 단체가 계속 증가하면서 지난 2018년엔 1천20개로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혐오 단체라면 어떤 단체를 말하는 겁니까?
기자) 남부빈곤법률센터는 특정 계층을 공격하거나 해롭게 하고자 하는 믿음, 또는 행위를 하는 단체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남부빈곤법률센터는 지난 30년간 관련 조사를 해왔는데요. 지난해 전체 혐오 단체는 줄었지만,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는 단체들도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단체가 늘었을까요?
기자) 백인 우월주의 단체는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155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2년 전인 2017년과 비교했을 때 55%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반LGBT 단체도 49곳에서 70곳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들 혐오 단체가 일으킨 폭력 행위도 증가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4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유대교 사원에서 있었던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총격 사건 또 8월에 남부 텍사스주에서 중남미계를 겨냥한 총기 난사 사건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진행자) 다른 혐오 단체들은 어떤가요?
기자) 백인 우월주의자들만 폭력 사건을 주도하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엔 흑인 분리주의자들이 뉴저지의 유대인 식당을 공격한 일이 있었고요. 뉴욕에선 한 흑인이 유대교 성직자의 집에서 칼을 휘둘러 6명이 다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보고서가 나온 현 시점에도 인종 혐오가 문제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크게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다는 이유로, 아시아계를 혐오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아시아계 인구가 가장 많은 미 동부 뉴욕에선 최근 아시아인 혐오 관련 범죄가 최소한 5건 보고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아시아계 혐오 단체도 있나요?
기자) 이번 보고서를 보면 아시아계 혐오 단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남부빈곤법률센터를 비롯한 인권 단체들은 현재 중국인들에 대한 혐오적인 기조가 미국 내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공격행위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내용으로 또 뭐가 있습니까?
기자) 반이민 단체가 2018년에는 17개였는데, 지난해 20개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에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혐오하는 반무슬림단체는 100개에서 84개로 줄어들었고요.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인 우월주의 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로 미국 내 지부가 51개에서 47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이번 보고서 내용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기자) 남부빈곤법률센터 측은 미국에 증오와 극단주의 위기가 도래했음을 이번 보고서가 보여준다고 지적했는데요. 혐오 단체들의 선전·선동은 폭력 사건을 촉발할 뿐 아니라, 미국의 민주주의 근간을 약화시킨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