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7일 실시된 3개 주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에서 모두 승리했습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의 대의원 확보 수 격차를 더 벌리고 앞서 나갔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1조 달러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고요. 미국 내 50개 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각 주가 강력한 대응 조처를 내놓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17일 애리조나와 일리노이, 플로리다주에서 동시에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를 치렀는데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세 곳 모두 1위에 올랐습니다. 18일 현재, 일리노이와 플로리다에서는 개표가 거의 마무리됐고요. 애리조나는 약 88% 개표가 진행된 상황인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압승’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샌더스 의원과의 득표율 격차가 큽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개표 현황, 살펴보죠.
기자) 플로리다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약 62%, 샌더스 의원이 23%입니다. 일리노이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약 59%, 샌더스 의원이 36%이고요. 애리조나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약 44%, 샌더스 의원이 3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수치를 바탕으로, 모든 언론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세 곳의 승자로 확정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도 승리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17일 밤 승리 메시지를 발표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대중 연설은 하지 않고, 델라웨어주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먼저, 일리노이와 애리조나, 플로리다 유권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고요. “우리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확정하는 데 더욱 가까워졌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경쟁자인 샌더스 의원을 향한 메시지는 없었나요?
기자)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샌더스 의원에게 영감받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특별히 할 말이 있다”라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나는 여러분 이야기를 듣고 있다”라면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입니까?
기자) 젊은 유권자들이 요구하는 진보적 의제들을 적극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이란 분석입니다. “샌더스 의원과 나는, 실행 전략에 대한 의견이 다를 뿐, 많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라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샌더스 의원 지지층과 힘을 합쳐 “우리 당(민주당)을 뭉치게 하고, 우리나라(미국)를 단합시키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 입장은 뭡니까?
기자) 샌더스 의원은 이번 동시 예비선거 결과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17일 온라인 연설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진행된 민주당 예비선거, 종합 성적을 살펴보죠.
기자) 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승리로, 대의원 확보 수가 1천 명을 넘겼습니다. AP 통신 집계를 보면, 18일 오후 현재 1천180명을 확보했는데요. 샌더스 의원은 885명입니다. 만일 전체 대의원 과반인 1천991명을 얻으면 최종 승자가 되는 건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여기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선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종 승리에 얼마나 더 가까이 다가선 겁니까?
기자) ‘거의 물리칠 수 없는(nearly unbeatable)’ 선두가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습니다. 남은 예비선거 일정에서, 샌더스 의원이 승부를 뒤집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이야기인데요. 이에 따라, 샌더스 의원이 경선을 포기할 압박도 커지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와 맞붙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도 17일, 2개 주에서 동시 예비선거를 했는데요. 일리노이와 플로리다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종합 통계에서 최종 승리 요건인 대의원 1천276명을 넘겨, 공화당 후보로 확정됐는데요.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공식 후보 지명 절차를 밟게 됩니다.
진행자) 이밖에 17일 예비선거에서 주목할 부분이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이날 연방 의원과 시의원 등 경선도 동시에 치렀는데요. 중서부 대도시인 시카고 일대를 관장하는 연방 하원의원이, 예선에서 탈락했습니다. 일리노이주 제3 연방하원 선거구에서 머리 뉴먼 예비후보가 현역인 댄 리핀스키 의원을 꺾었는데요. 리핀스키 의원은 지난 2005년 이래 해당 지역구를 대표해온 민주당 중진입니다.
진행자) 중진 의원을 꺾은 뉴먼 예비후보,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사업가 출신 여성 정치인인데요. 강한 진보성향입니다. 그래서, 민주당 내 진보 정치인 모임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뉴욕 출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일찌감치 지지 선언을 했습니다. 반면 이번에 패한 리핀스키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편에 속하는 인물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1조 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을 추진한다고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침체 위기에 몰린 경기를 살리고, 피해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총 1조 달러 규모 부양책을 정부가 추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무신 재무장관이 17일,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밝혔는데요. 사상 최대 연방 재정지원 사업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1조 달러를 어디에 투입하는 겁니까?
기자) 먼저 미국인들에게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가장 눈에 띕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즉시 미국인들에게 수표를 보내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17일 밝혔는데요. 백악관은 1, 2주 안에 이같은 방안을 시행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요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그 밖에 세부 사항은, 정부와 집권 공화당이 논의 중인데, 규모가 1천 달러 정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사상 최대 규모 재정지원을 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주는 타격이 그만큼 큰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입니다. 므누신 장관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실업률이 20%대에 달할 것”이라고 의회에 경고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는데요. 현재 약 3.5%대로, 사상 최저 수준인 실업률이 한순간에 치솟을 수 있고, 그러면 가계에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현재 상황이 어떻길래, 실업률이 그렇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겁니까?
기자) 임시직ㆍ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일을 못 하는 사례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방역 대책으로, 주점과 식당, 오락ㆍ여가 시설들에 영업 중지 명령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인데요. 서부에 있는 워싱턴주에 이어서, 오하이오주가 이런 내용의 긴급 행정 조치를 단행했고요. 동ㆍ 서부 최대도시들인 뉴욕시와 로스앤젤레스시, 그리고 수도 워싱턴 D.C.에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업종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역별 대중교통도 단축 운행에 돌입했고요. 주요 운동 경기들도 일정을 멈춘 상태라, 해당 업계 근로자들도 일을 못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모금 활동을 벌였는데요. 30개 팀이 100만 달러씩 내서, 총 3천만 달러 기금을 조성했습니다. 이 돈은 각 구장 관리원과 청소원 등 생활을 지원하는 데 쓸 계획입니다.
진행자) 정부가 1조 달러를 투입한다면, 그만큼 재정에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최근 연방 정부 적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재정에 더 부담을 주는 데 대한 우려가 있는데요. 올해 연방 재정 적자가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앞서 전망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부담에 대한 정부 입장은 뭡니까?
기자) 적자 규모를 신경 쓸 때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므누신 장관은 “적자는 나중에 수정할 것이고, 지금은 그걸 걱정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17일 기자들에게 말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선 오로지 “미국 근로자들을 걱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조만간 이런 부양책이 현실화되는 겁니까?
기자) 연방 의회가 자금 편성과 지출을 승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야당인 민주당도 대규모 경기 부양 지출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어서, 어떤 형태로든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하지만 미국인들에게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집권 공화당 안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내 의견이 어떻게 갈립니까?
기자) 대선 주자 출신인 밋 롬니 상원의원은 정부 발표보다 앞서, 개인별 1천 달러 지급 구상을 내놨습니다. 적극적인 현금 지원을 주문한 건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부정적입니다. “정부가 사람들에게 수표를 나눠주는 게 아니라, 각 고용주가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그레이엄 의원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들어 매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데요. 18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었죠? 무슨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필요한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방물자생산법은 국가안보 등 위급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주요 물품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요청에 따라,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지역에 병원선 두 척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경제 관련 조처는 없었습니까?
기자) 바이러스 확산으로 많은 국민이 일자리를 잃고 또 임대료나 대출금 등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4월까지 주택 압류나 퇴거 조처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지칭하면서 미국은 지금 중국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에 있고 자신은 ‘전시 대통령’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이를 위한 국민들 희생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50개 주 전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연방 정부 뿐 아니라 각 주도 주 차원 조처를 내놓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제 미국 50개 주 전체와 수도 워싱턴 D.C.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누적 확진자가 7천700명을 넘어섰는데요. 상황이 이렇게 나빠지자 일부 주는 매우 강도 높은 조처까지 내놓으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강력한 조처라면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기자) 음식점과 주점 영업을 정지시키는 이른바 '셧다운' 조치가 시작됐습니다. 서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동부 코네티컷, 델라웨어 등 적어도 13개 주가 이 같은 조처를 시행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들 지역에서는 식당 내 영업이 금지되고요. 음식을 포장해 가거나, 배달만 가능합니다.
진행자) 왜 이런 조처를 하는 겁니까?
기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상황이 가장 위험하고요. 또 ‘비말’, 즉 침방울을 통해서 전염이 되기 때문에 음식을 나눠 먹는 것도 피해야 하는데요. 따라서 식당은 물론이고 술집, 클럽, 영화관 등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걸 제한하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주 정부가 내놓은 이런 조치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주 당국은 관련 조처를 지키지 않는 데 따르는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리노이주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이달 말까지 주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식당과 술집 등 매장 내 영업을 금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주 정부 명령을 따르지 않는 사람으로 누군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며 당국 조처를 따를 것을 주민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비상사태를 선포한 곳들도 있죠?
기자) 네, 플로리다와 조지아주를 비롯해 워싱턴 D.C. 인근인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 주도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에 따라 강제 휴교령이나 대규모 집회 모임 등이 제한되고 있는데요. 심지어 야간 통행금지안을 내놓은 주도 있습니다. 뉴저지주는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응급 상황을 제외한 불필요한 이동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는데요. 주민들에게 최대한 외출하지 않고 집에 머물러 있으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뉴저지라고 하면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뉴욕과 접한 지역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인구가 약 840만 명에 달하는 뉴욕시에서는 자택 대피령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아직은 결정된 바가 없지만, 신종 바이러스 확산 추세를 볼 때 48시간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따라서 시민들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는 이미 자택 대피 명령이 내려진 곳도 있습니다.
진행자) 각 정부가 이렇게 공격적인 조처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주지사들은 다른 나라들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강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강력한 조처를 통해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반면,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덜 강압적인 사회적인 분위기로 더 큰 피해를 초래했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탈리아와 같은 상황을 맞지 않기 위해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주지사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각 주 조처들을 보면 범위나 강도 차이는 있긴 해도 연방 정부의 제안과 크게 다르진 않군요?
기자) 네, 하지만 독특한 대책을 내놓는 주들도 있습니다. 알래스카의 경우 여관이나 아파트, 이동 주택에 자가 격리 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고요. 캘리포니아주는 여관이나 호텔을 감염 의심자들을 위한 치료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조지아주도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가 격리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진행자) 감염 여부 검사나 치료에 관해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습니까?
기자) 플로리다와 텍사스주 등 여러 주에서 차를 탄 채 검사를 받는 이른바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시행하고 있고요. 이와 더불어 검사와 치료에 드는 의료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