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며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고 미국 정보당국이 밝혔습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어제(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15쪽 분량의 ‘2020 미국 연방선거에 대한 외국의 위협’ 보고서를 기밀해제했습니다.
보고서는 트럼프 선거캠프 주요 인사들이 지난해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 관련 ‘우크라이나 유착’ 주장을 증폭하기 위해 러시아 측과 공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러시아의 선거 개입을 지시했거나 최소한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러시아 고위 관리도 선거 개입 시도에 참여했다”며 “이 중에는 최소한 푸틴 대통령의 암묵적인 승인 없이는 행동하지 않았을 안보와 정보 당국 고위 관리들도 포함됐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미국 유권자들을 흔들려는 다른 외국의 시도도 드러났다며,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위해 “다각적인 선거 개입 적전”을 펼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밖에 쿠바, 베네수엘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이 선거 개입을 시도했으나 러시아와 이란과 비교해 이들의 활동은 미미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우 바이든 후보 당선을 위해 개입을 시도한다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 측의 주장과 달리 “선거 개입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안정을 추구했으며,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개입 시도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만큼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르면
다음주 제재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한편 미국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보고서가 “근거 없는 의혹”이라며 “아무런 사실과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