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논란 많은 ‘홍콩국가보안법’을 결국 통과시켰습니다. 미국은 홍콩 특별대우 폐지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유럽연합(EU)이 7월 1일부터 14개 역외 국가에 국경을 개방합니다. 미국은 제외됐습니다.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결국 통과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30일, 홍콩 내 국가분열 행위를 처벌하는 ‘홍콩국가보안법’을 최종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중국에 반환된 지 23년 만에 홍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진행자) 홍콩 국가보안법 심의를 위해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다시 소집된 거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주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상무위원회 회의는 두 달에 한 번 소집되는데요.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열흘도 채 안 돼 28일부터 30일까지 또다시 회의가 열린 겁니다.
진행자) 투표 결과도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회의에 참석한 상무위원 162명, 전원이 찬성하며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 전인대에 상정된 법안이 부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서방에서는 중국의 국회 격인 전인대 표결 절차를 ‘거수기’ ‘고무도장’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홍콩보안법의 내용도 공개됐나요?
기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30일 중으로 홍콩 보안법의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이제까지 나온 보도를 종합하면, 국가 분리, 정권 전복, 테러, 외국 세력과의 공모, 외세 개입을 금지, 처벌하고, 이를 전담하는 정보기관을 홍콩에 설치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초 알려진 것보다 처벌 수위가 더 높아졌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말, 전인대 전체 회의에 상정된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은 법 위반 시, 최고 징역 30년 형에 처한다는 조항이 들어있던 것으로 앞서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상무위원회 심의 과정을 거치며 최고 형량이 종신형으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부터 발효되는 건가요?
기자) 7월 1일이 홍콩 주권 반환 23주년인데요. 이날을 기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홍콩에서는 이날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올해도 보안법 반대 시위가 예정되어 있긴 하지만, 홍콩 보안법이 통과되면서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시위가 강행됐을 경우, 체포된 사람들에게 새 보안법이 적용될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미국과 중국은 무역 문제, 남중국해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 등으로 이미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가 유력해지자, 29일,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 지위 축소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미 상무 장관이 관련 성명을 발표했네요?
기자) 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29일 성명을 내고, 홍콩에 부여해왔던 일부 특별 혜택을 중단하고 특별대우를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로스 장관은 홍콩 보안법의 시행으로 미국의 민감한 기술이 중국 인민해방군이나 국가안보부로 넘어갈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무부는 또 ‘이중용도’ 기술에 대한 접근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중용도’ 기술이라는 게 뭐죠?
기자) 상업과 군사 용도로 모두 쓸 수 있는 기술입니다. 민감한 기술은 민수용에서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에 수출 통제 대상이 되는데요. 미국은 그동안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부여하고 무역, 기술, 비자, 투자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중국 본토와는 다르게 대우해왔습니다.
진행자) 국무부에서도 대중국 제재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그러면서 홍콩에 대한 미국산 군사장비 수출을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홍콩에 대한 미국산 군사장비 수출 문제는 미 국무부 산하 정치군사담당국이 관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 발표 내용,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중국이 홍콩을 ‘일국일제’로 다룬다면 미국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으면서 ‘일국양제’의 원칙에 따라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이제 홍콩이나 중국 본토에 대한 통제 품목의 수출을 더이상 구분할 수 없게 됐으며, 미국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과거 홍콩의 식민지배국이었던 영국의 도미니크 랍 외무장관은 홍콩 국가보안법은 심각한 문제라며 우려를 표명했는데요. 하지만 홍콩 국가보안법 세부 내용이 나온 후 추가 성명을 내겠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타이완, 유럽연합도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는데요.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는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일국양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러한 우려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내정 문제라며 또다시 일축했습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30일,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홍콩보안법은 일국양제의 원칙과 홍콩의 자치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이 국경 문을 다시 개방하는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EU)이 1일부터 일부 역외 국가들에게도 국경 문을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 회원국은 29일, 입국 허용국 명단을 최종 확인했는데요. 30일 중에 이를 공식 발표할 방침입니다.
진행자) 입국이 허용된 나라들, 어떤 나라들입니까?
기자) 한국과 일본, 태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모로코, 르완다 등 총 14개국입니다.
진행자) 당초 중국도 포함됐었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처음에는 중국까지 포함한 15개국을 명단에 올릴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중국이 현재 유럽 시민들에게 자국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유럽인의 입국을 허용하는 상호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보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진행자) 어떤 기준으로 입국 허용 명단을 작성한 겁니까?
기자)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와 국가별 감염 추세 등을 기준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지금 상황이 심각한 미국, 브라질, 러시아 등은 제외됐습니다.
진행자) 앞서 발표했던 기준보다도 더 엄격해진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유럽연합 회원국은 역외 국가 개방 문제를 놓고 2가지 기준을 토대로 40여 개국에서 많게는 50여 개국까지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하지만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에도 일부 국가는 국경 개방을 전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당시 논의 때도 포함되지 못했는데요. 이번에도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 관리들은 2주마다 한 번씩 각국의 코로나 상황을 검토하고 허용 명단을 수정하기 때문에 추후 미국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만간 명단이 수정될 확률은 거의 없을 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편 ‘AP 통신’은 매년 약 1천500만 명 넘는 미국인 관광객이 유럽을 찾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이 국경 문을 다시 열긴 하지만, 한쪽에서는 회의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등에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수백 명씩 나오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감염 위험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가 국경을 다시 개방해도 관광이 활성화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인데요. 하지만 관광이 주산업인 대부분의 유럽국가로서는 별다른 선택이 없었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영국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영국은 지난 1월에 유럽연합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현재 영국은 화물 수송업자 등을 제외한 모든 입국자에 대해 14일간의 자가 격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통계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30일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1천 41만 명, 누적 사망자 수는 51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29일, 바이러스 출처를 알기 위해 다음 주 조사팀을 중국에 파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유엔인구기금(UNFPA)이 30일 ‘2020 세계인구 현황’이란 보고서를 냈는데요. 한국의 출산율이 1.1명으로 조사대상 201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출산율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습니까?
기자) 보고서는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이란 개념을 썼는데요. 이건 한 여성이 임신할 수 있는 기간까지 살 때 낳을 수 있는 아이 숫자를 말합니다.
진행자) 한국의 출산율이 이렇게 낮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원도연 UNFPA 한국 사무소 소장은 ‘로이터통신’에 한국 여성들이 더 많은 교육과 취업 기회를 얻고 있지만, 육아와 살림에 대한 부담이 아이를 더 낳기로 하는 것을 제약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일을 하면서 아이를 기르고 가사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출산율을 낮춘 것이라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동연 소장은 이런 출산율 감소세를 뒤집으려면, 남성들이 더 많이 관여하고 활동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 힘을 줄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이런 저출산율 문제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죠?
기자) 맞습니다. 출산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한국에서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자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은 결혼한 뒤에도 아이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자녀 사교육에 대한 부담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출생율이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북한은 1.9명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남한보다는 높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세계 평균출산율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2.4명입니다. 그러니까 남한과 북한의 출생율이 모두 세계평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가장 출생율이 높은 지역은 어느 곳이었나요?
기자) 네.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가 5명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다음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가 4.2명, 그리고 중동이 3.3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참고로 중국의 출생율은 1.7명, 그리고 미국은 1.8명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과 관련해서 또 눈길을 끄는 항목으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총인구는 5천130만 명입니다. 또 전체 인구 가운데 0∼14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2.5%로, 세계 평균(25.4%)의 절반에 그쳤습니다. 그런가 하면 출생 시 평균 기대수명은 83세로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등과 함께 세계 9위 수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