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핵 합의 파기를 사과하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이란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실패를 이유로 여행금지 해제 조처에 미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 배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을 포기하라고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에 촉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3일 TV 연설을 통해 한 말입니다. 미국이 만일 핵 합의에서 탈퇴한 것을 사과한다면 이란은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핵 합의라면 지난 2015년 미국과 주요 국가들이 이란과 체결한 합의를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정식명칭은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인데요. 지난 2015년 7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이, 이란 핵 문제에 관해 합의한 협정입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한 이래, 미국과 이란은 계속 날선 대립을 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그동안 미국과의 대화를 계속 거부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후, 그전에 이란에 부과했던 제재를 복원했는데요. 이란 정부는 미국이 대이란 제제를 풀고, 원래의 합의를 수용하지 않으면 미국과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겠다며 거부해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란과 협상을 새로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도 바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가 체결한 이란 핵 합의를 최악의 계약이라고 비판해왔는데요.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역내 호전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보다 강력한 규제를 담은 새로운 핵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이란과 새로운 핵 협상 문제를 거론했죠?
기자) 네. 이달 초, 거의 2년간 이란에 억류되어 있던 미국인 마이클 화이트 씨가 석방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트위터에 이란 정부에 고마움을 표하면서 “이는 핵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새로운 핵 협상을 거듭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미국의 새 협상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로하니 대통령은 23일 연설에서 미국의 계속되는 대화 제의는 모두 말뿐이고 거짓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로하니 대통령 발언은 미국과의 새 협상이 아니라, 기존 핵 합의 복귀를 전제로 하는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과 대화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는데요. 단, 미국이 기존 핵 합의의 의무 사항을 모두 준수하고, 핵 합의에서 탈퇴한 데 대해 이란에 사과하고 보상해야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단계적으로 핵 활동을 재개한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 정부도 60일 간격으로 단계별로 핵 합의 이행 범위를 줄이며 우라늄 농축 농도를 초과하고 신형 원심분리기를 개발하는 등 사실상 핵 개발 활동을 재개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로하니 대통령이 유럽 나라들에도 불만을 나타냈다고요?
기자) 네. 로하니 대통령은 6개 이란 핵 합의 체결국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그들도 핵 합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란은 핵 합의에 서명한 유럽 국가들이 핵 합의에서 한 약속을 어기고, 이란산 원유 수입 등 경제 교역과 금융 거래 등을 중단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핵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애써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앞장서 중재 역할을 해왔는데요. 하지만 이란이 단계별로 계속 핵 활동을 재개하면서 핵 합의를 존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입니다. 마크롱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핵 합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미국은 유엔에서 이란 무기 금수 제재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이란의 핵 활동에 따른 조처로 이란의 무기 수출입을 금지하는 제재를 단행해왔는데요. 이란 핵 합의에 따라 이 무기 금수 조처가 오는 10월로 종료됩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가 무기 금수 조처를 무기한 유지하도록 모든 외교적 옵션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대이란 무기 금수 연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의 자격을 놓고 논란이 있죠?
기자) 네. 이란과 러시아 등은 미국이 이미 핵 합의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 핵 합의 이전에 체결한 무기금수 결의안의 서명국으로서 자격이 있으며, 이란이 지금도 핵무기 관련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금수 조처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이 24일 이란을 제재하는 조처를 추가로 발표했군요?
기자) 네. 최근 베네수엘라에 석유를 운송한 이란 선박 선장 5명을 제재한다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부 장관이 이날 발표했습니다. 베네수엘라도 이란처럼 미국의 제재 대상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황 살펴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조만간 여행금지 조처를 본격적으로 해제하는군요?
기자) 네. EU가 지난 몇 달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만회하고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조처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다음 달 1일부터는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닌, 역외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들에 대해서도 여행금지 조처를 해제할 방침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제외시킬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NYT)’ 신문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 지도부는 현재 2개의 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데요. 2개 안 모두 미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실패를 이유로 입국 금지 대상으로 계속 묶어두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입국 허용과 금지 대상을 나누는 기준이 따로 있습니까?
기자) 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첫 번째 안은 EU의 신규 확진자 수가 기준이 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지난 2주간 인구 10만 명당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가 기준이 되는데요. 현재 EU 회원국의 평균 확진자 수는 10만 명당 16명 선입니다. 이 기준에 맞는 나라는 현재 47개국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그럼 또 다른 안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하나요?
기자) 10만 명 당 신규 확진자가 20명 이하인 나라들이 적용되는데요. 이 경우 최대 54개국까지 허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금 입국 금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나라들은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미국은 인구 10만 명당 107명, 브라질은 190명, 러시아는 80명꼴이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이들 3개국은 전 세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나라들이기도 합니다. 현재 미국, 브라질, 러시아 순으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중국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중국은 2개 안 모두 해당되면서 어떤 경우든 유럽으로의 여행 금지가 풀리게 됩니다. 또 우간다나 쿠바, 베트남 같은 개발도상국들도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최종 결정은 언제쯤 나올까요?
기자) EU가 국경을 여는 7월 1일 이전, 이르면 다음 주 초쯤 정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EU는 기준을 마련하면 각 회원국에 권고안 형태로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결정이 계속 유지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EU는 첫 번째 발표 후, 각국의 코로나 상황을 검토하며 2주에 한 번씩 대상국 명단을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도 나중에 추가될 수 있다고 유럽연합 당국자들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브라질 법원이 브라질 대통령에게 이색적인 판결을 내렸군요?
기자) 네. 브라질 연방법원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명령했습니다. 만일 이를 어기면 미화로 약 4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측근들은 집회나 친정부 시위 모임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참석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합병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많은데, 유엔 사무총장이 이를 포기하라고 촉구했군요?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 앞서서 말한 내용입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에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을 포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 지역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67년 벌어진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아서 지금까지 점령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테흐스 총장이 이스라엘에 합병 계획을 철회하라고 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무력으로 빼앗은 곳을 자국 영토로 합병하는 것이 국제법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또 합병이 이른바 ‘두 나라 해법’에 해를 주고 평화협상 가능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해법’에서 ‘두 나라’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말하죠?
기자) 네. 이건 팔레스타인이 독립해서 이스라엘과 공존한다는 방안입니다.
진행자) 요르단강 서안은 팔레스타인 쪽에도 아주 중요하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팔레스타인은 장차 독립하면서 이 지역을 자국 영토로 삼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합병 계획에 팔레스타인은 강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도 대체로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팔레스타인 측 주장을 인정하는 편이었는데,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반하는 조처를 해왔죠?
기자) 네. 이스라엘은 그간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었고요. 또 이를 확대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가 오는 7월 1일부터 요르단강 서안 합병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해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이스라엘 측 움직임에 미국 쪽은 어떤 자세를 보입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를 용인하려는 듯한 자세를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에 공개한 팔레스타인 평화안에서 요르단강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을 이스라엘의 일부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24일 기자회견에서 이 합병 문제는 이스라엘 결정에 달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 나라 의회 의원들이 요르단강 서안 합병에 반대한다는 서한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유럽 25개 나라 의원 약 1천 명이 서명해서 유럽 나라 외무장관들에게 보낸 편지가 24일 공개됐는데요. 이들 의원은 편지에서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의원들은 또 이스라엘 측 계획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이는 상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