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수가 7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약 1천800명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 정박한 유람선 내 감염자 수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 탈레반이 미국과의 평화협정에 곧 서명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 비행기가 처음으로 적성국 수단 상공을 비행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감염자가 얼마나 더 나왔습니까?
기자) 네. 중국 보건당국은 약 2천 건이 추가로 확진됐다고 17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역시 후베이성이 제일 많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발생한 후베이성에서 약 1천900건이 추가로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까지 중국 안에서 사망자 수가 몇 명이나 됐나요?
기자) 17일 발표로는 지금까지 1천770명입니다. 그리고 확진자 수는 7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후베이성에서만 약 5만8천 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진행자) 사망자가 약 1천800명이나 되는데 후베이성에서는 지금까지 몇 명이나 숨졌습니까?
기자) 약 1천700명입니다. 그러니까 중국 내 사망자 가운데 대부분이 후베이성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에서도 확인된 감염자는 몇 명인가요?
기자) 500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해 있는 대형 유람선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중국 본토 밖에서 나온 사망자는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모두 5명입니다. 지금까지 일본, 프랑스, 타이완, 필리핀, 홍콩에서 각각 1명씩 나왔습니다.
진행자) 일본에 있는 대형 유람선에서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왔다고 했는데, 현재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자) 네. 문제가 된 배는 대형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인데요. 감염자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발표로는 17일까지 감염자가 45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배에는 약 3천700여 명이 타고 있는데 바이러스 때문에 지난 2월 3일부터 승객과 승무원들이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격리돼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몇몇 나라는 이 배에 있는 자국민들을 대피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이미 전세기를 보내서 자국민 300명 이상을 일본에서 본국으로 이송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14명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호주와 홍콩, 한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도 이 배에 탄 자국민을 본국으로 대피시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본국으로 이송된 사람들은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죠?
기자) 물론입니다. 바이러스 잠복기가 최대 2주라 2주 동안 격리됩니다. 미국도 이번에 일본에서 실어나른 자국민들을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에 있는 군 기지에서 14일 동안 격리합니다.
진행자) 일본이 아니라 캄보디아에 들어간 유람선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정박할 곳을 찾지 못해서 떠돌다가 지난주에 캄보디아로 들어간 웨스테르담호가 있습니다. 이 배가 캄보디아로 들어가서 승객들이 하선했는데, 이 가운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1명 나와서 현재는 하선이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이웃한 한국에서도 감염자가 나오고 있죠?
기자) 네. 한국에서는 17일까지 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 사망한 사람은 없고요. 확인자 가운데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올해 ‘양회’를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더군요?
기자) 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인데요. 17일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제47차 위원장 회의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2020년 ‘양회 연기 문제가 논의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양회라면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행사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양회는 매년 3월 3일 열리는 정협 회의와 5일 개최되는 전인대 회의 등 두 회의를 말합니다. 정협 회의는 국정 자문회의 성격을 가진 회의이고요. 전인대는 의회에 해당하는데요. 중국은 전인대 행사를 통해서 국정 상황을 점검하고 신년 국정 방침을 발표합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양회가 연기되는 건 아주 드문 일이죠?
기자) 중국 공산당이 지난 1978년부터 양회를 열고 있는데, 지금까지 양회가 연기된 적은 없었답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작업에 집중하려고 양회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와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 탈레반이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 협상과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탈레반 측은 이번 달 말에 미국과 평화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17일 발표했습니다. 한 탈레반 고위 관계자가 이날 기자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평화협정문 최종안을 만들었고 협상이 마무리됐다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는 말이 계속 나왔었는데, 드디어 실현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간 미국 정부 쪽에도 협상에 진전이 있고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말이 계속 흘러나왔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특사도 협상을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협정에 서명하기 전에 휴전한다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협정에 서명하기 전에 약 1주일간 서로 폭력을 줄이는 기간을 갖는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 측도 17일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바람직한 환경을 만든 뒤에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람직한 환경이라면 휴전을 뜻하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탈레반 측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탈레반과의 휴전이 가능성이 크지만, 위험이 없지는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그러면서 구체적인 휴전 일자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장기간 탈레반과 전쟁을 벌여왔죠?
기자) 네. 2001년에 9.11 테러가 난 다음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전쟁이 지금까지 19년이 계속됐는데, 미국이 수행한 전쟁 가운데 가장 긴 전쟁입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해 미국의 가장 오래된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위해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규모를 현재 약 1만3천 명에서 8천600명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진행자) 탈렌반과의 평화협정은 원래 지난해 마무리될 예정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이 테러를 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철회했는데요. 결국 협상이 재개됐고, 다시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비행기가 수단 상공을 처음으로 날았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6일 예루살렘에서 미국계 유대인 단체장들을 만나 밝힌 내용인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기업인들을 태운 상업용 비행기가 지난 15일 수단 상공을 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비행기는 이집트와 차드 상공도 경유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비행기가 수단 상공을 비행한 일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간 수단이 이스라엘에 적대적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수단은 이스라엘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오랜 기간 지지해 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이스라엘은 이란이 수단을 경유해서 무기를 가자지구에 반입한다는 이유로 수단을 자국 안보에 위협으로 간주해 왔습니다. 참고로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인 하마스가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스라엘 비행기가 적성국이었던 수단 상공을 비행했다는 건데, 두 나라 관계가 좋아져서 그런 건가요?
기자) 두 나라 간 관계 개선을 위한 조처 가운데 하나로 보입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3일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수단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압델 파타 알부르한 수단 주권위원회 위원장과 비공개로 만났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양국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두 지도자가 만난 뒤 이틀 후인 5일에 수단 정부가 이스라엘 비행기 영공 통과를 사전 승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비행기가 이집트와 차드를 통과했다고 하는데, 두 나라도 과거 이스라엘의 적성국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집트와는 지난 1979년에, 그리고 차드와는 2018년에 관계를 정상화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비행기의 수단 비행에 관해서 두 나라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먼저 이스라엘 쪽에서 나오는 말을 들어보면요. 네타냐후 총리는 16일 미국계 유대인 단체장들에게 이 사실을 전하면서 수단과의 신속한 관계 개선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이 몇몇 아랍 나라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스라엘과 관계를 심화하지 못할 아랍 나라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수단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아직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까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AP통신’은 수단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수단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지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수단은 지난 2016년에도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수단이 미국이 부과한 제재가 풀리기를 원하는 이유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 사정이 어려워서 국제사회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재 해제를 원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 언론들은 협상 결과 수단 정부가 이스라엘 내 수단 불법 이민자들 송환을 허용하고, 그 대가로 이스라엘이 미국을 상대로 대수단 경제 제재 해제를 설득하기로 했다고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팔레스타인 쪽으로서는 이런 움직임이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군요?
기자) 이스라엘과 수단 관계 정상화에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습니다.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두 나라 지도자가 만난 것을 두고 수단이 팔레스타인 등에 칼을 꽂았다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이런 움직임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중동평화안을 물리치는 걸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측은 미국의 중동평화안을 거부한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 방안이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을 인정하는 등 이스라엘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안이라면서 거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