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14일 하루 동안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20여 명, 신규 확진자는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수단 과도정부가 지난 2000년 발생한 미 구축함 폭파 사건 희생자 유가족들과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구 최남단 남극의 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섭씨 20도를 넘은 것으로 관측됐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4일 하루 동안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21명 추가 발생했습니다. 또 이날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5천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 중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지인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출신 사망자가 116명, 감염 확진자는 4천820여 명입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까지 모두 다 합친 피해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중국 당국 발표에 의하면, 14일 기준, 감염 확진자는 총 6만3천851명, 사망자는 1천380명입니다. 중국 당국은 감염 확진자 가운데 5만5천740여 명이 현재 치료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환자 수가 이렇게 급증한 건 중국 정부가 통계 기준을 바꿨기 때문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현재 기존 검사 방식으로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컴퓨터 단층(CT) 촬영에서 폐렴 결과가 나올 경우, 확진 통계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는 환자들을 조기 치료해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확진 환자가 늘었다고 해서 발병 추세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현장에서 많은 의료진과 봉사자가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돌보고 있는데요. 이들도 적지 않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우한시 후베이성 일대에는 중국 정부가 투입한 외부 의료진들과 군의관들을 포함해 의료진 약 2만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 당국은 14일 현재까지 1천700명의 의료진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이 가운데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의료용 마스크나 보안경, 방호복 등 의료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요. 환자들과 가까이 접촉할 수밖에 없고 장시간 환자들을 돌보면서 피로가 누적돼 면역력이 떨어지다 보니, 감염 확률이 매우 높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중국 외 상황도 살펴보죠. 다른 나라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일본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80대 여성으로 밝혀졌는데요. 일본 당국은 이 여성이 지난 1일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13일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성은 최근 외국을 나간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사망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일본 후생노동성이 감염 경로를 조사 중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요. 한국 28명, 싱가포르 50명 등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27개국에서 600여 명의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까지 중국인들 외에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외국인 사망자는 몇 명이나 되는 거죠?
기자) 중화권인 홍콩에서 1명, 필리핀에서 중국인 국적자 1명이 사망했고요. 우한에서 치료받던 미국인 1명과 감염 의심 환자로 분류됐던 일본인 1명, 그리고 이번에 일본에서 사망한 80대 여성까지 포함하면 모두 5명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본에서도 계속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4일 확진자가 4명 더 발견되면서 현재 일본 국내 확진자는 총 35명입니다.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감염자는 모두 219명입니다.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에서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고 국제사회 비판이 고조되자 13일, 고령자들에 한해 일단 하선시키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캄보디아 정부 조처가 눈에 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크루즈선 입항을 꺼리거나 거부하는 나라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1일 홍콩을 출항해 지금까지 바다 위를 떠돌던 대형 크루즈 '웨스테르담'호가 14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했습니다.
진행자) 특별히 웨스테르담호 입항을 거부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승객과 승무원 2천200여 명이 타고 있는 웨스테르담호에 감염 의심 환자가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필리핀과 타이완, 일본, 미국령인 괌, 태국 등이 웨스테르담호 입항을 거부하면서 유람선은 지금까지 바다 위를 떠돌았는데요.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입항을 허락해 13일 만에 땅을 밟게 됐습니다.
진행자) 승선했던 사람들 중에서 감염 환자가 나왔습니까?
기자) 캄보디아 당국은 감염 의심 환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검역을 시행했고 감염 확진자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14일 전세기 편으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으로 이동한 후 각자 항공편으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수단 정부가 20년 전 있었던 미 구축함 테러 사건 피해자들과 합의에 도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 과도정부가 13일, 지난 2000년 예멘에서 발생한 미국 구축함 폭파 사건 희생자 유족들과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AP',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은 이에 대해 수단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려는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 구축함 폭파 사건,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이었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00년 10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 요원 2명이 예멘 항구도시 아덴항에 정박 중이던 미국 구축함 'USS콜'호에 접근해 자살폭탄 공격을 자행해 미군 17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다친 사건입니다.
진행자) 당시 수단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기자) 당시 수단을 이끌었던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폭탄 공격과 수단 정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수단 정부가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을 후원하고 있다고 보고 이미 1993년부터 수단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려놓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수단 과도정부는 혐의를 인정하는 겁니까?
기자) AP 통신이 입수한 합의문 사본에는 수단 정부가 따로 잘못을 적시하지는 않았고요.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합의금 7천만 달러를 나눠 받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USS콜호 폭파사건이 발생한 지 20년 만에 협상이 종료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피해자와 유족들은 사건 발생 후 보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요. 지난 2016년 미국 연방법원은 수단 정부가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3억1천5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수단 외무장관은 유족들이 지난 7일 이번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단 과도정부가 최근 여러 가지 주목될만한 조처들을 내놓고 있네요.
기자) 맞습니다. 수단 과도정부는 반군단체들과 지난 11일, 바시르 전 대통령 신병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넘기기로 합의했습니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이른바 '다르푸르학살' 범죄 혐의와 관련해 ICC가 수배 중인 인물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수단 과도정부는 바시르 전 대통령 신병 인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수단은 지난해 4월 쿠데타로 바시르 전 대통령이 축출된 후 과도정부가 이끌고 있는데요. 바시르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국내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반군 단체들과 협상 과정에서 바시르 전 대통령을 ICC에 회부하기로 했고요. 최종 신병 인도 날짜는 추후 협상을 통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다르푸르학살 사건이라는 게 어떤 사건인지 잠깐 정리해주시죠.
기자) 지난 2003년 수단 다르푸르 지역 자치권을 요구하는 기독교계 주민들로 이뤄진 반군들과 수단 정부 간에 벌어진 무력 충돌입니다. 이 과정에서 살인, 방화, 강간 등의 인권 유린이 자행됐는데요. 유엔은 2010년까지 이어진 이 내전으로 30만 명이 숨지고 27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한데요. 남극 기온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남극 최북단에 있는 시모어섬 기온이 지난 9일, 섭씨 20.75도를 기록했습니다. 브라질 비코사연방대학교 과학자들이 13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세계기상기구(WMO)가 이를 승인하면 남극 대륙의 새로운 최고 기온이 됩니다.
진행자) 며칠 전에도 남극에서 가장 높은 기온이 측정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앞서 지난 6일, 아르헨티나 에스페란사 연구기지가 역시 시모어섬 기온이 섭씨 18.3도를 기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WMO는 에스페란사 기록이 종전 공식 기록인 17.5도를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불과 사흘 만에 그보다 3도 넘는 기온이 관측된 겁니다.
진행자) 남극에는 이런 연구 기지들이 몇 개나 됩니까?
기자) 네, 남극 여러 섬에 현재 각 나라가 세운 연구 기지가 26개가 있습니다. 이들 기지는 지구온난화와 빙하 움직임, 지각 운동 등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미국 기지는 현재 아문센-스콧 기지 등 5개가 있고요. 한국도 세종기지와 장보고 기지 등 2개 연구기지를 남극에서 운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브라질 연구기지 보고에 대해 신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인 남극에서 사상 처음 섭씨 20도가 넘는 기온이 측정됐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측정 방법이나 기간, 측정 장치 등을 꼼꼼히 살핀 후에 이 기록을 인정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 연구기지는 어떤 방법을 사용했습니까?
기자) 브라질 과학자들은 아무런 장애물도 없는 평평하고 개방된 이른바 동토영구층이라고 불리는 얼음 땅에 기온 감지기를 설치해놓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브라질 과학자인 카를로스 섀퍼 씨는 이번 발표가 9일 단 하루 기록으로 장기적인 조사 끝에 나온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요. 그래서 이 기록만으로 남극 온도 변화를 읽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WMO가 브라질의 이번 발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지금 남극 온도가 계속 오르고 있는 건 사실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WMO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남극 기온이 섭씨로 거의 3도가 올랐고요. 지난 1월이 남극 역사상 가장 기온이 높은 달이었습니다. WMO는 또 지난 50년간 남극 서쪽 해안 빙하 가운데 87%가 녹아버렸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지난 12년간 남극 빙하가 더 빨리 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또 거대한 빙산이 남극 섬에서 떨어져 나갔다고요?
기자) 네, 300km²가 넘는 면적의 빙산이 남극 파인섬 빙하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유럽우주국(ESA)이 발표했습니다. 300km²면 미국 수도 워싱턴 D.C. 2배에 달하는 면적인데요. 유럽우주국은 파인섬에서 떨어져 나간 빙산이 매우 빠르게 균열을 일으키며 얼음 조각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쪽에서도 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사는 파인섬 빙하가 최근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빙하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는데요. 파인섬 빙하와 인근에 있는 빙하까지 합치면 앞으로 지구 해수면을 1.2m 충분히 더 상승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금까지는 남극에서 매 4년에서 6년마다 이번 파인섬 경우처럼 거대한 빙산이 떨어져 나갔지만 이제는 거의 매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