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750억 달러 미 제품 관세 인하...미, 우한시 자국민 2차 철수 완료

지난달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오는 14일부터 7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절반으로 내리기로 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6일 현재 5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 발이 묶여 있던 미국인 약 350명을 태운 전세기 2대가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엄격한 이슬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정부가 과감한 개혁 조처를 추진하는 데 대한 찬반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내리기로 했군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오는 14일부터 약 1천700여 개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관세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6일, 이같은 내용의 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관세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게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미국산 제품 약 750억 달러어치에 대해 5%에서 10%, 관세를 더 올렸는데요. 오는 14일부터 5%는 2.5%, 10%는 5%,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왜 이런 조처를 하는 겁니까?

기자) 14일이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 합의가 발효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합의 발효에 맞춰 관세를 내리는 셈입니다.

진행자) 미국도 이미 관련 조처를 취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16일을 기해 1천2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고 있던 관세를 15%에서 7.5%, 역시 절반으로 낮췄습니다. 중국 관세세칙위원회 측은 이날 발표문에서 중국 정부도 이에 맞춰 관세를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이번 조처가 건강하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양국이 무역 합의를 존중하고 합의 내용을 실현해가길 바란다면서 이를 통해 양국은 물론 세계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큰 경제적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런 관측이 우세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의 이번 조처는 중국이 2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을 구매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관세가 내려가면 아무래도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앞서 중국 관리들이 미국 측에 이해를 요청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던데요.

기자) 네, 중국 관리들이 지금 중국을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감안해서, 미국이 1단계 무역 합의 이행과 관련해 유연성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고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지난 4일 미 '폭스비즈니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에 대한 의견을 밝혔는데요.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른 미국의 대중국 수출 호황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미국 내 사업 투자를 견인하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추가 조정 가능성도 시사했군요.

기자) 네, 중국 재무부가 6일, 이번 조처와 관련해 별도의 성명을 내놨는데요. 추가 조정은 양국의 경제와 무역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 중 대두의 경우 현재 관세가 어떻게 매겨져 있습니까?

기자) 대부분의 미국산 대두에는 현재 30%의 관세가 매겨져 있고요. 1천만t 상당의 대두는 관세가 면제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관세가 인하되면 27.5%가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돼지 사료로 주로 소비되는 미국산 대두의 가장 큰 소비국인데요.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기지기반인 중서부 농촌지역에 타격을 가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많은 품목에 25% 관세가 매겨져 있기 때문에 이번 조처로 인한 파급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 두 경제 강국인 미국과 중국이 1년 반 넘게 무역 전쟁을 벌이다 가까스로 1단계 무역합의에 도달했는데요. 1단계 무역 합의의 주요 내용은 어떤 것들인지 잠깐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중국은 향후 2년간 농산물과 공산품, 에너지, 서비스 부문에서 2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고요. 또 지식재산권 보호와 강제기술 이전 금지, 금융 서비스와 환율, 중국 시장의 공정한 개방 등 폭넓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미국은 당초 지난해 12월 15일을 기해 1천6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추가 관세를 없애고, 또 1천200억 달러 상당의 관세는 절반으로 줄여주기로 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미국 정부는 이미 지난달 이를 실행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우한 거주 자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보낸 전세기가 5일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이고 인근 미라마 해병 기지에 착륙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우한에 발이 묶여 있던 미국민들을 더 데려왔군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떠난 미국 전세기 2대가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습니다. 두 전세기 안에는 우한에 발이 묶여 있던 미국인 약 350명이 탑승했습니다.

진행자) 지난번 1차 전세기는 캘리포니아주 마치 공군기지에 착륙했는데요. 이번에도 같은 곳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전세기 두 대는 샌프란시스코 북쪽 트래비스 공군기지에 착륙했고요. 이 중 1대는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이고 인근 미라마 해병대 기지로 이동했습니다.

진행자) 탑승객 중에 감염 증상을 보인 사람은 없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 증상을 보인 사람은 현재 없고 다만 어린이 1명이 오는 도중 발열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는데요. 이 어린이는 따로 인근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나머지 사람들 모두, 바이러스 잠복기로 알려진 2주일 동안 군 기지에서 격리 조처됩니다. 이 기간 동안 이들은 발열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지 수시로 당국의 검역을 받게 됩니다.

진행자) 이 격리 조처는 의무적으로 이뤄지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미국 보건당국은 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요. 이에 따라 최근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은 입국이 금지됐고요. 미국인의 경우, 의무적으로 2주 동안 격리 조처한다는 방침을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자국민 이송 작전, 앞으로도 계속될까요?

기자) 미국 정부는 6일, 2대의 전세기를 더 띄워 우한에 있는 미국민을 데려올 방침입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전세기가 마지막 전세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한시에는 우한 주재 외교관을 비롯해 약 1천여 명의 미국인이 체류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6일 중서부 위스콘신주에서 새로운 감염자가 나오면서 현재 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12명으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피해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6일 현재 사망자가 560명을 넘어섰습니다. 확진자도 3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5일 하루 사망자가 73명이 나오면서 또다시 하루 최대치를 넘겼습니다. 사망자의 대부분인 540여 명은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출신인데요. 하지만 톈진, 헤이룽장성, 구이저우성 등에서도 각각 1명씩 사망자가 나오면서 주변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외 지역에서는 필리핀과 홍콩에서 각각 1명씩 나왔습니다.

진행자) 앞서 일본의 대형 유람선에서도 감염자가 발견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본 요코하마항구에 정박 중이던 일본의 대형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승선했던 것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일본 당국이 3천700명에 달하는 승객과 승무원들에 대한 검역을 실시했는데요. 5일, 10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6일 또다시 10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한정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한 터라 앞으로 감염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사우디 남서부 아브하에서 열린 지역 페스티벌에서 남여 관객들이 함께 앉아 공연을 관람하며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동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라고 하면 이슬람 율법을 가장 엄격하게 따르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런 사우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회,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개혁이 진행되는 나라로 사우디를 뽑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사우디 내에서는 이런 변화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고 있는 겁니까?

기자) 한마디로 젊은 세대와 여성에 자유를 부여하는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우디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의 자유를 크게 제한했습니다. 여성들은 아버지나 오빠 등 집안의 남성이 운전해주지 않는 한 외출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아야바라고 하는 검은 통옷을 입고, 머리엔 니캅이라고 해서 눈만 내놓고 얼굴과 머리 전체를 덮는 가리개를 하고 다녀야 했는데요. 이제 몸이나 얼굴을 가리는 정도는 여성이 직접 선택할 수 있고요. 여성의 운전도 허용해 도로에서 여성 운전자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에선 오락이나 여가활동도 제약이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하지만 여기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극장들이 문을 여는가 하면 가수들의 공연이나 오락 행사 등도 열리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이런 공간에서 남녀가 함께 섞일 수 있습니다. 과거엔 식당에서도 가족석을 제외하곤 남성과 여성의 공간이 분리돼 있었는데 이젠 이런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겁니다. 또, 하루에 5번 기도를 올려야 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기도 시간 중 상점들이 영업을 중단하던 것도 폐지됐습니다.

진행자) 과거에는 이런 행위가 처벌의 대상이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타와’라고 부르는 종교경찰이 불시에 감독에 나서 강도 높은 처벌을 가했는데요.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행위,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여성이 머리를 제대로 가리지 않은 복장을 했을 경우 그 자리에서 폭행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종교 경찰의 권한 역시 제한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 사회가 이런 변화를 보이게 된 배경이 있겠죠?

기자) 네, 사우디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개혁 정책 때문입니다. 지난 2016년 당시 왕위 계승 순위 2위에 있던 빈살만 왕세자는 미래 석유 자원 고갈을 대비하고 사우디 경제의 다각화를 이루기 위한 ‘비전 2030’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다가 2017년, 당시 왕위계승 1위였던 사촌 형을 제치고 왕세자에 등극하면서 개혁에 더 박차를 가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여성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조처도 경제 다각화의 일환인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폐쇄적인 사회 분위기로 사회 진출이 거의 없는 사우디 여성들이 노동 일선에 뛰어들면 국가 경제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여성들이 운전을 하고, 미용 분야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사업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3천400만 명인 사우디 인구가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젊은 인구가 대다수입니다. 또 유럽과 아시아, 중동을 아우르는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경제의 다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찬반 논란이 있다고 했는데, 부정적인 의견은 어떤 겁니까?

기자) 네, 개혁이 너무 빠르게,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사회적으로 혼란을 가져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도시는 괜찮지만, 소도시나 시골 지역에선 이런 변화에 따라가기 어렵다는 겁니다. 또 이슬람 전통 규례를 타파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도 있는데요. 정부에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는 이슬람 성직자들 역시 개혁 조처에 대해선 노골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에 변화와 개혁이 일곤 있지만, 여전히 폐쇄적인 독재 국가라는 시각도 있죠?

기자) 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18년 발생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살해 사건입니다. 반정부적인 입장으로, 미국 언론에 사우디 왕가에 대해 부정적인 글을 기고하기도 했던 카쇼기 씨가 터키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서 살해됐는데 이 사건 배후에 빈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카쇼기 씨 사건에 왕실이 개입한 증거가 없다며, 미국과 사우디의 동맹은 굳건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 국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 단체들은 여전히 사우디 내에서 인권 탄압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이때까지 여성의 운전 금지 반대 등 여권을 위해 목소리를 낸 수많은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수감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