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10MW 미만 소수력 발전설비 용량이 4년여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유엔 기구가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기보급률은 39%로 여전히 열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와 국제소수력발전센터(ICSHP)가 최근 ‘2019 세계 소수력 발전 개발 보고서’(World Small Hydropower Development Report 2019)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소수력 발전설비 용량이 지난해(2019) 기준 최소한 83.2MW로, 2016년 보고서 때 밝혔던 33MW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소수력 발전은 대수력, 중수력과 달리 최대 10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소규모 발전을 말합니다.
특히 강이나 하천, 개천 등지의 낙차를 활용해 대규모 발전 설비에서 활용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수자원을 소규모 구조물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개발국의 관심이 높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한 자료와 정보 부족 때문에 제한적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2016년 이후 북한이 건설한 발전소들과 북한 매체의 발표들을 인용해 소수력 발전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확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6년 보고서 발표 이후 북한에서 각각 1.6MW에 달하는 회창발전소 1·2호, 8MW급인 금야강발전소, 10MW급인 함흥발전소와 예성강(례성강) 1~3호 발전소가 완공됐다는 겁니다.
아울러 완공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 당국이 지난 2015년 강원도 6개 지역에 소수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서부 지역은 강과 저수지, 관개 수로망이 많고 조수 간만의 차는 대수력, 중수력, 소수력 발전소 건설에 유리하다며, 이는 앞으로 소수력 발전소 추가 건설의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6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하며 전력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을 지시한 뒤 단천수력발전소 등 여러 발전소가 완공됐거나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2017년 2월에 황해북도 례성강(예성강) 청년 3호 발전소 건설, 지난해 5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함경남도 금야군의 금야강 2호 수력발전소를 시찰해 중소형 발전소의 실용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도 최근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이 전기에너지 개선을 위해 아버지보다 더 적극적인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소 규모 수력발전소는 설계와 전기생산량에서 이전 노력보다 더 성공적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전기보급률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보고서는 북한의 지난해 기준 전기보급률이 2016년 보고서에서 추정했던 27%에서 12%가 증가한 39%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농촌은 여전히 하루 서너 시간의 전기만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며, 2016년 농촌의 전기보급률은 11%에 불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39% 전기보급률은 100%의 보급률을 유지하는 한국과 일본, 중국은 물론 82%인 몽골보다 훨씬 낮은 겁니다.
유엔 보고서는 북한 소수력 발전의 걸림돌로 자료와 정보 부족, 재정적 어려움, 기후와 장비, 기술 자동화 부족 등을 지적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의 발전설비 용량이 지난해 11만 6천 MW로 북한의 11배, 발전 전력량은 55만 2천 GWh/year로 1만 7천 GWh/year를 기록한 북한과 26배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